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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연구원, AI‧로봇 기반 합성 연구단 자체 플랫폼 개발 화학 합성 효율성과 다양성 증진 임승환 기자입력 2025-10-17 17:54:58

참여 연구자 단체 사진 / 사진. 기초과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 원장) AI‧로봇 기반 합성 연구단이 AI와 로봇을 결합한 화학 실험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은 AI가 제시한 반응 조건을 로봇이 자동으로 실험하고, 결과를 정밀하게 지도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루 약 1,000회의 화학 실험을 수행하며, 수천 가지 반응 변수를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복잡한 화학 반응 네트워크를 실제 지도로 시각화하고,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생성 경로를 추적할 수 있었다.


IBS 바르토슈 그쥐보브스키 단장은 “이번 플랫폼은 화학 실험의 속도와 정밀도를 동시에 높여, 반응 경로를 네트워크로 탐구할 수 있게 했다”라며 “AI와 로봇의 결합이 향후 신소재·신약 개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150년 전 보고된 고전적 화학 반응인 ‘한츠슈 피리딘 합성 반응(Hantzsch pyridine synthesis)’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이 반응은 의약품의 기본 구조인 피리딘 합성을 위한 대표적 경로로, 기존에는 7종의 생성물만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연구진은 AI‧로봇 플랫폼을 통해 반응 네트워크를 재구성한 결과, 새로운 중간체와 생성물 9종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는 기존 데이터 기반 예측으로는 포착되지 않았던 화학적 경로로, IBS 관계자는 “실험과 AI 데이터가 결합할 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과학적 통찰”이라 평가했다.


또한 연구팀은 ‘프러시안 블루 유사체(Prussian Blue Analogue, PBA)’의 금속 조합 756가지를 합성해 효율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 촉매보다 성능이 높은 조합을 찾아내고,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생성물 4종을 규명했다. 이는 이차전지와 바이오센서 등 에너지 소재 분야에도 적용 가능성이 크다.


IBS 얀카이 지아 제1저자는 “로봇을 활용해 데이터를 자동 축적하고 AI가 이를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분자 발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라며 “향후 신소재 연구에 실제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 AI가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수행하는 과학의 구조 변화에 있다. 전통적 실험 방식은 데이터 축적이 느리고 반복 실험이 어려웠지만, 이번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해 AI 학습에 직접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바르토슈 그쥐보브스키 단장은 “화학 반응을 직선이 아닌 네트워크로 보는 접근은 과학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AI와 로봇이 협력해 화학 합성의 효율성과 다양성을 혁신한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데이터 기반 과학의 본격적인 실현이자, AI와 로봇이 실험의 주체로 나서는 변곡점”이라며 “국내 기초과학 연구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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