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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INT] 고영테크놀러지 고경철 전무 "러닝커브 단축, 수술로봇이 기여할 수 있어" 의료진 의견 반영한 기술 탑재 필요 김용준 기자입력 2024-03-26 09:32:00

고영테크놀러지 카이메로 / 사진. 고영테크놀러지

 

Q. 고영테크놀러지(이하 고영) 카이메로와 관련 레퍼런스 사례를 소개하자면.
A. 카이메로(KYMERO)는 고영의 KY와 메디컬로봇의 약자를 따온 뇌수술 로봇이다. 2011년 국가과제로 시작해 5년 프로젝트로 개발을 진행했으며, 2016년에는 2년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임상시험을 지원받았다. 당시 연세세브란스병원과 삼성병원 측 의료진과 면밀히 협의하면서 세부적인 피드백을 받았으며, 2020년에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보급사업으로 국내 병원에 최초 카이메로 수술 로봇을 도입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카이메로의 효용성, 수술로봇의 전반적인 기술가치 향상 등이 의료진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서울대병원과 부산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에도 도입이 이뤄졌고 현재까지 6개 병원에서 약 300례 이상의 수술성과도 달성하며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2024년, 우리는 수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 FDA 승인을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Q. 카이메로의 개발, 임상시험, 상용화 그리고 버전업 등을 진행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A. 의료진이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의 탑재를 핵심으로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진입장벽이 높은 의료장비산업 시장의 특성상 K-의료로봇이 세계적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요구하는 기능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기존 시장에 출시된 로봇과 차별화를 두어야 했다. 이를 위해 고영은 의료진을 개발 책임자로 두고 현장이 요구하는 기능에 기반한 기술을 차곡차곡 탑재해왔다. 카이메로가 로봇 독립형 방식이 아닌 침대 부착형으로 탄생한 것도 이러한 일환이다. 비좁은 수술실에 다수의 의료진과 함께 별도의 주변기기까지 투입되는데 독립형을 설치할 경우, 변수에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일체형은 로봇-환자간 상대적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만큼, 환경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수술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내비게이션 장비의 자체 센서를 개발 및 탑재하기도 했다. 액티브 내비게이션 센서는 의사에게 병변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시성을 제공하는 만큼, 수술 오차 범위를 대폭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준다.

 

Q. 의료현장에 투입되는 장비인 만큼 안전성 확보도 중요한 요소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A. 안전성 문제는 의료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반이 되는 요소이다. 국내 식약처를 포함해 미국 FDA나 유럽 CE 등에서 요구하는 전기기계적 안전성과 생물학적 안전성 그리고 유효성을 검증하는 프로세스는 데이터로 문서화되어 있기에 이를 준수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이다. 다만 이러한 개발과정에서 별도로 소프트웨어 안전성 준수 여부를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품목이 난제로 다가오기도 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초기 국가 R&D 과제로 선정된 이후부터 본 안건을 주 목적으로 판단하고, 추후 인증을 위한 절차나 필요 서류, 진행과정에서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FDA 전문가와 각종 의료 시험 규격 및 인증 전문가를 기획팀으로 채용·운영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현재는 의료로봇산업협의회를 구성해 의료로봇 관련 기업들과 함께 해당 안전성 인증이 보다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경험적 지식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고영은 우리나라의 의료로봇 산업계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동반성장이라는 가치를 이끌어내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

 

Q. 매뉴얼 방식을 고집하는 의료진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지 않은지. 
A. 과거 대한의료로봇학회가 의사들 중심에서 개발자가 참여하는 학회로 확장되면서 국내 의료로봇 개발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외과 의료진들은 지속적인 수술에 따른 피로감 증대, 러닝커브의 장기화에 따른 젊은 인재 부족과 고령화 현상, 발생될 수 있는 의료사고 부담 등에 이유로 전공의 수급에 속앓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컴퓨터와 로봇이 도입된다면,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서려 있었고, 우리는 이러한 수요에 부흥하기 위해 카이메로를 개발하게 됐다. 의료로봇은 환자들의 편의성도 향상시키지만 의료진의 수술 프로세스를 혁신시키는데 크게 일조한다. 부분자동화인 수술보조로봇의 특성상 반복적이고 접근이 어려운 구간은 로봇이 담당하고, 전반적인 진행과 고도의 판단이 요구되는 구간은 의사가 담당하는 방식이다. 즉 철저한 역할 분담으로 상황을 개선하는 것이다. 또한 의료로봇은 수십 년가량의 러닝 커브를 수 년 단위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젊은 인재 수급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며, 수술 안전성도 높여 최종적으로는 건강한 의료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카이메로가 현장에 투입되면서 의사들은 불필요한 시간이나 에너지 소모에 따른 피로도를 대폭 경감하게 됐으며, 수술성적도 개선됐다는 피드백을 받고있다.

 

Q. 수술로봇의 의료사고 책임 소재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나.
A. 산업혁명 시기, 마차에서 자동차로 전환될 때 사고에 대한 책임을 누가 지느냐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 해결책은 사회적 합의와 보험이었다. 최근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고발생에 따른 안전성 문제를 지속 지적받고 있는데, 기술 안전성이 강화되어야 함은 분명하지만 때로는 너무 가혹한 요구조건이 기술혁신을 가로막는 듯한 규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과정은 추후 사회적 합의로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 의료로봇도 이와 유사하다. 사고발생률이 제로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의료로봇이 보편화가 되면 수술사고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수술로봇에 의한 사고율이 의사의 수작업에 의한 사고율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증명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발생할 사고라면 보험제도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의료로봇 시장을 전망해본다면.
A. 미래는 결국 기술이 리드하는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의료시장에서 센서, 로봇,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은 의사의 피로도는 줄이고, 수술 안전성은 높일 뿐만 아니라, 환자들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더욱 신뢰성 높은 장비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은 전반적인 시장의 확장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의료혁명에 대비할 기술 축적이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한다.

 

▶ [Monthly Focus] 의료혁신에 일조하는 다양한 첨단로봇기술

김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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