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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able News] 해군, 뉴로메카 로봇용접공정 도입 군수지원 로봇 확산 위한 마중물 역할 기대 임찬웅 기자입력 2024-03-20 14:32:03

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 유승열 교수 / 사진. 계명대학교

 

현재 국군은 ‘신속획득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군 무기체계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경시돼온 군수지원 분야 로봇 도입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며 관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뉴로메카가 해군 제2함대 2수리창에 로봇용접공정을 공급해 화제가 됐다. 본지는 해당 사업을 진행했으며, 군수지원 분야 로봇 도입 연구를 진행 중인 계명대학교 유승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방위산업 군수지원 분야 로봇 도입 관련 전망을 소개한다. 


최근 뉴로메카가 해군 2함대 2수리창에 용접 공정용 협동로봇을 공급했다. 통상 용접 공정은 아직 사회 전반에 3D(Difficult, Dirty, Dangerous)업종이라는 인식이 강해 군수지원 분야(이하 군수 분야)는 물론 일반 산업 현장에서도 중요한 작업으로 분류됨에도 고숙련 작업자를 고용하기 어려워 인력난 문제를 겪고 있는 직종이다.


최근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자동화 도입이 가속화되며 기업들이 로봇용접공정을 도입 중에 있지만 군수 분야 자동화 도입은 아직 그 수요에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해군의 로봇용접공정 도입은 군수 분야 자동화 도입의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본지는 이번 해군 로봇용접공정도입 사업을 주도한 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 유승열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당 사업이 진행된 자세한 상황 및 국군 군수 분야 자동화 도입 동향을 살펴봤다.

 

로봇용접공정 도입 경과
군수 분야 역시 대부분의 일반 산업현장에서 진행하는 용접, 가공, 조립 등 동일한 작업이 수행된다. 하지만 해당 분야의 특성상 특수한 작업대상물을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동화 도입 시 일반 산업현장과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우선, 군수 분야 취급 대상은 대부분의 산업현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무기체계를 이루는 구성품들이기에, 대상 체계에 대한 이해 및 기본 지식이 수반돼야 하며, 대부분 정형화된 작업을 진행하는 산업현장에 비해 비정형화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공정 설계를 진행해야 한다.


또한,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대부분의 산업현장과 달리 군수 분야는 대부분 무기체계의 수리, 정비 등의 작업이 이뤄져 소량 다품종인 경우가 많고 현장 상황에 맞는 제품을 임의 제작하는 상황 역시 허다하다.


군수 분야 용접 현장은 인력문제, 유해환경으로 인한 질환발생문제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었기에, 로봇 도입 요구가 끊임없이 있어 왔다.


계명대학교 재직 이전부터 해군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온 유승열 교수는 이 같은 군수 분야 용접 공정 자동화 수요를 파악하고 있었고, 지난 2023년 계명대학교에서 뉴로메카와 협업해 학과 교육과정을 진행할 당시 해군 2함대 2수리창 로봇용접공정 도입사업 참여를 제안해 해당 사업이 본격 추진됐다.


뉴로메카는 다양한 분야 협동로봇을 공급하고 있었고, 용접로봇 역시 뛰어난 기술 수준을 보유해 6개월이라는 짧은 개발기간 동안 해군이 요구한 사항에 맞는 로봇용접공정을 구현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었다.

 

해군 2함대 2수리창에 도입된 뉴로메카 로봇용접공정 솔루션 / 사진. 계명대학교

 

적용 기술 및 창출 효과
이번 해군에 도입된 뉴로메카 협동로봇의 경우, ‘작업 안전성’ 및 ‘군수 분야 용접 공정에 대한 이해’가 우선으로 고려됐다.


해당 로봇은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해 로봇이 작업자 등 주변의 오브젝트와 충돌할 때, 이 같은 상황을 감지하고 움직임 및 용접을 즉시 종료하며, 별도 센서를 추가하면 주변 상황을 인식해 용접 진행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특징을 보유했다.


또한 군수 분야 용접 공정이 어떤 방식과 절차로 진행되며, 용접 시 사용되는 재료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해당 로봇 개발 단계부터 현장 작업자들과 지속적인 설계논의가 이뤄졌고, 군수 분야 특성상 작업 도면 없는 상태에서 공정이 진행되는 상황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해 3차원 카메라를 이용해 용접경로를 생성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해당 사업을 진행한 유승열 교수는 “이번에 진행한 로봇용접공정 도입을 통해 해군은 근무자의 노동강도 완화, 고숙련 작업자의 효율적인 운용, 유해환경으로부터의 근무자 안전확보는 물론 균일한 용접 품질 유지, 작업 공정에서의 불량률 감소 및 효율성 향상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해군 2함대 2수리창의 로봇용접공정 도입은 국군 군수 지원 분야 최초로 진행된 사업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라며, “이를 계기로 해군뿐 아니라, 육군, 공군 등 다른 군수 분야의 로봇 공정 도입 확산과 동시에 군에서 확인된 로봇 도입 효과가 민간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표준공정모델 국방 도입 효용성
각 군의 무기체계가 나날이 발전하며 첨단화된 무기체계 유지를 위해 군수 분야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국군 자동화 지원은 대부분 드론과 같은 무기체계에 집중된 것이 현실이다. 현재 군에서 추진 중인 ‘신속시범획득사업’ 역시 무기체계에 대한 로봇 도입 및 첨단 기술개발이 그 골자를 이루고 있다.


물론 상대와 직접적인 교전이 발생하는 무기체계에 대한 자동화 역시 군사력 우위 확보 등의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아무리 첨단 무기체계를 보유한 군대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군수 분야 없이는 유지할 수 없다.


이와 더불어 군수 분야에서 이뤄지는 작업은 상당부분 기본 요소가 일반 산업현장과 동일한 작업이 많기에, 일반 산업현장에서 자동화가 진행된 공정을 군수 분야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해 도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특정 무기체계에 맞게 기술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과 비교해 훨씬 유리하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해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23년 한국로봇산업진흥원(KIRIA)은 기존 제조업 분야 표준공정모델개발 사업을 공공분야 중 군수 분야로 확대 지원을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사업에 대해 유승열 교수는 “기존 표준공정모델이 일반 산업현장을 위해 개발된 만큼 군수분야에 그대로 적용되긴 힘들겠지만, 적절하게 현장 상황을 고려한 커스터마이징을 거친다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서 유 교수는 “방위산업은 공정이 다양하고 특수한 분야가 많아 표준화가 어려운 분야이지만, 표준공정모델을 활용한다면 현장 상황 반영을 통한 공정 수정설계를 통해 충분히 확산 적용이 가능하다”라며, “진흥원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방위산업 및 군수 분야 로봇도입을 더욱 확산하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개선 사항 
현재 각 군은 Army Tiger, Smart Navy, Quantum 5.0 등 첨단 군체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첨단 군체계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군수 분야 도약 역시 함께 진행돼야 한다.


이번 해군의 로봇용접공정이 군수 분야 자동화 도입의 포문을 열었지만, 군수 분야 특성상 대부분 크고 무거운 설비를 취급하며 작업자가 유해환경에 쉽게 노출되기에 용접 외 타 군수 분야 역시 자동화 도입 가속화가 이뤄져야 한다.


일례로 군에서 사용하는 전차, 항공기, 함정의 경우 일정 시간 운용 후 검사를 위해 반드시 정비창 입고 후 분해검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때, 원활한 검사를 위해 세척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세척공정은 공정 중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은 해당 작업 중 유해환경에 노출되며, 크고 무거운 설비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에 상시 노출돼 있다.


이 외에도 페인트 도장 및 제거,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 공정, 중량물 머신 텐딩 분야 등 다양한 군수 분야 현장이 작업자의 안전성 문제를 겪고 있어 향후 국군의 첨단화를 위해서 군수 분야의 자동화, 스마트화는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2024년 국군의 국방예산은 57조 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액되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정부 역시 군체계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유승열 교수는 “증액되는 예산 중 많은 부분이 무기체계 관련 개선에 사용되고 있다”라며, “향후 군수 분야 관련 예산이 확대 책정됐으면 바램이고, 그때까지 이와 관련된 다른 부처의 지원도 증대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계명대학교 캠퍼스 전경 / 사진. 계명대학교

 

유승열 교수 및 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 소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유승열 교수는 국방 관련 로봇분야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며 해당 분야에 헌신해 왔다. 유 교수는 이미 계명대학교 부임 이전부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에서 근무하며 수중보행로봇 ‘크랩스터’ 및 무인잠수정 ‘해미래’ 개발연구에 참여하며 해군과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왔다.


유승열 교수는 현재 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에 재직하며 ‘로봇역학 및 지능제어 연구실(RoDIC, Robot Dynamics and Intelligent Control Lab)을 운영 중이다. 유 교수는 본 연구실에서 군 관련 분야에 로봇을 도입·적용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특히 최근에는 인명사고 발생 시 척박한 환경에 로봇을 투입해 구호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해당 연구실에서는 보행로봇, 매니퓰레이터(로봇 팔), 모바일로봇, 자율주행 등의 연구 역시 진행 중이다. 


한편, 계명대학교 로봇공학과는 지난 2017년 메카트로닉스공학과로 신설됐다(2020년 로봇공학과로 개명). 과는 대구, 경북지역에서 최초로 개설된 로봇 관련 학과로서 기계, 전자, 제어, 로봇비전, AI 등 로봇 개발을 위한 다양한 학문 분야 교과과정을 다루고 있다.


과는 교과목 50% 이상이 실험 실습 및 프로젝트로 운영되는 실무 중심의 학과로, 메카트로닉스응용실습실, 고성능 로봇시뮬레이션실, PLC실습실, 창의로봇융합실험실 등 로봇공학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실험실습실을 구비하고 있다.


과는 다양한 로봇 관련 유망 기술부터 로봇 부품,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관련 최첨단 학문을 전공한 다섯 명의 교수가 학생을 지도 중이며, 2023년부터 졸업생이 배출돼 국내 대기업·중견기업, 정부출연연구소, 벤처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고급 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임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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