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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다섯 가지 키워드로 살펴본 2019 로보월드 2019 로보월드의 핵심 이슈 다시보기 정대상 기자입력 2019-10-25 17:34:13

로보월드는 국내 로봇산업의 발전과 함께 해온 로봇 전문 페스티벌이다. 다양한 신제품 및 신기술이 소개되는 전시회와 경진대회, 콘퍼런스로 구성되며 국내외 로봇 및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자리이다. 본지에서는 2019 로보월드에서 개최된 국제로봇산업대전을 찾아 주요 참가업체들을 취재했다.

 

인아텍은 협동로봇 TM로봇과 슝크의 협동그리퍼로 진정한 협업 어플리케이션을 제안했다(사진. 로봇기술).


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2019 로보월드(ROBOT WORLD 2019)’가 지난 10월 9일(수)부터 12일(토)까지 4일간 킨텍스(KINTEX)에서 개최됐다. 


로보월드는 지난 2006년 국내 로봇산업과 함께 걸음마를 시작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의 전신이자 제1회 로보월드를 주관했던 로보틱스연구조합과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는 아직까지도 국내 로봇원로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2006년 이후 로보월드는 무려 14년 동안 국내 로봇업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로봇인들에게 있어 로보월드는 자신을 알리는 등용문이자 라이벌과 겨루는 전장이었고, 한편으로는 두런두런 대담을 나누는 사랑방이기도 했다. 


올해 로보월드는 ▲국제로봇산업대전과 ▲국제로봇콘테스트, 그리고 ▲국제로봇콘퍼런스로 구성됐다. 2019 로보월드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총 18개국 154개사, 611부스(해외 25개사 72부스) 규모로 개최됐으며, 2,8000여 명의 바이어를 포함해 총 60,000여 명의 참관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예상 수출상담액은 총 5,300만 불이며, 부스규모, 수출상담액, 해외바이어 및 전체 바이어 방문 수 부문에서 전년 대비 상승했다.

 

NEW
새로운 로봇기술을 만나다

 

산업박람회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을 찾아보는 데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기술과 제품의 정보가 공유되는 시대이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박람회를 겨냥해 신제품과 신기술 런칭을 기획한다. 
그간 여러 기업들이 로보월드를 통해 로봇 사업과 관련된 신제품·신기술을 공표했다. 2016 로보월드에서 하이젠모터가 델타로봇과 다관절로봇을 선보였고, 2017 로보월드에서는 두산그룹이 협동로봇 신제품을 공개하며 로봇사업 진출을 천명했다. 2018 로보월드에서는 반세기동안 물류장비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온 상장기업 수성이 물류로봇 신제품을 전시했다.


올해 새롭게 로봇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회사는 반도체·FPD·태양광 장비업체로 유명한 제우스이다. 일부 로봇기업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사실 제우스는 지난 40여 년간 국내 제조업계에서 활약해온 매출 5,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이 회사는 이미 5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로봇 개발 관련 업무를 진행하면서 자체 브랜드 로봇 개발을 위한 저변을 닦아왔다. 본사에만 전국에 100여 명 이상의 로봇 전문 영업 및 서비스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을 기반으로 코스트 절감을 실현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로봇 신제품 ‘제로(ZERO)’를 런칭했다. 

 

제우스는 상부 암 길이가 다른 와이드 레인지 타입과 패스 쓰루 타입을 동시에 비교 시연했다(사진. 로봇기술).


제로는 일견 협동로봇과 유사한 외형을 지니고 있지만, 사실 속도와 정밀성에 방점을 둔 제조용 소형 다관절로봇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협동로봇이 지닌 경량화된 바디 디자인을 채용하면서도 성능과 정밀도를 구현함으로써 협동로봇의 경량·콤팩트함과 제조용 로봇의 생산성을 고루 아우르기 위함이다. 현재 공개된 제로는 가반하중 5㎏ 모델로, 형태적 특성에 따라 두 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인 다관절로봇 형태의 와이드 레인지(Wide Range) 타입과 하부 암이 상부 암보다 길게 설계된 패스 쓰루(Pass Through) 타입으로 구분되는데, 패스 쓰루 타입의 경우 전방의 특정 지점에서 후방의 특정 지점으로 이동할 때 로봇이 곡선으로 돌아 갈 필요 없이 바로 상부 암이 하부 암을 거쳐 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제우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두 가지 타입을 나란히 전시해 그 차이점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 밖에도 제로는 관절부를 동일한 모듈로 구성하고 있어 리치나 축 수의 변경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제우스는 이 모듈 세 개를 병렬로 연결해 델타로봇을 구성함으로써 모듈 타입 관절의 특징을 소개했다. 

 

제로의 관절 모듈을 병렬로 연결한 델타로봇(사진. 로봇기술)


지난 해 협동로봇 RB시리즈의 프로토타입을 소개했던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번 2019 로보월드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이 회사는 올해 7월 관련 인증을 획득하고 공식적인 판매를 시작했는데, 현재 약 10여 개 이상의 대리점 및 파트너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모태는 카이스트 휴보랩에서 출발한다. 휴보는 전 세계 유명 휴머노이드가 모여 경합을 펼친 달파로보틱스챌린지의 챔피언 휴머노이드 플랫폼으로서, 고도의 로봇 관절 구동 기술이 적용돼 있다. 요컨데, 이 회사는 로봇 구동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데모(사진. 로봇기술)


RB시리즈의 타깃 프라이스는 소비자가격 기준 2천만 원대 초반이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협동로봇 브랜드 중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대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협동로봇이 일반 제조용 로봇 대비 가격이 높은 이유는 부품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라며 “당사는 감속기를 제외한 서보모터, 엔코더, 브레이크 등 핵심 관절 부품을 모두 자체 양산함으로써 원가비중을 대폭 낮췄다”라고 설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협동로봇 RB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다(사진. 로봇기술).


이날 전시회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공개한 로봇은 가반하중 기준 3, 5, 10㎏ 로봇이다. 그중에서 현재 시판되고 있는 표준 모델은 가반하중 5㎏, 암 리치 850㎜의 RB5-850 모델이며, RB5-850과 동일한 조건에 공압라인 4개가 내장된 RB5-850A 모델이 연내 판매될 예정이다. 또한 작은 공간에서 경량 물체를 픽 앤 플레이스하는 용도 위주로 개발됐던 기존의 3㎏급 협동로봇 모델과 달리 리치가 긴 3㎏급 모델인 RB3-1200 모델도 연내 출시된다. 이 로봇은 그리퍼와 제품의 무게를 모두 견뎌야 하는 일반 핸들링용 어플리케이션 대신, 용접이나 리베팅, 실링 등과 같이 툴의 무게만 견디면서 긴 작업 반경을 필요로 하는 어플리케이션에 적합하다. 이 밖에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고가반하중 협동로봇에 대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 연말 내지는 내년 중 10㎏급 협동로봇 RB10-1300도 런칭할 계획이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올해 10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2019 싱가포르산업전시회(ITAP 2019), 오는 2020년 3월 스마트공장엑스포+오토메이션 등 국내외 전시회 참가를 통해 제품을 알릴 계획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아시아 시장을,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엑트엔지니어링의 ARCM을 이용해 조이스틱으로 로봇을 오퍼레이팅할 수 있다(사진. 로봇기술).


제우스와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새로운 로봇 제품을 선보였다면, 도시바기계 로봇 부문 파트너사인 엑트엔지니어링은 로봇 오퍼레이팅의 난이도를 대폭 낮출 수 있는 유저인터페이스를 소개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유저인터페이스 ‘ARCM(Act-engineering Robotics Control & Monitoring)’은 엑트엔지니어링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집약된 플랫폼으로서, 일반 제조용 로봇을 협동로봇만큼 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ARCM은 PC를 기반으로 지원되는 소프트웨어로서 별도의 티칭펜던트 없이도 로봇을 조작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로봇 사용자들이 티칭펜던트에 익숙하다는 점, 또한 많은 로봇 교육이 티칭펜던트를 기반으로 진행된다는 점을 반영해 마치 실제 티칭펜던트 버튼을 화면으로 옮겨놓은 듯한 GUI를 구현했다. PC와 마우스만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설정할 수 있으며, 나아가 조이스틱을 이용한 직관적인 로봇 오퍼레이팅까지 가능하다(58p 참고).

 

라떼아트를 형상화한 엑트엔지니어링의 데모. 왼쪽의 로봇이 잔에 라떼를 담아 가져다 놓으면 오른쪽 로봇은 다른 작업을 하다 멈추고 라떼아트를 시작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사진. 로봇기술).


한편 이 밖에도 중국 레이저 장비업체인 한스레이저의 로봇사업 자회사 한스로봇이 로보월드를 찾았다. 한스레이저는 레이저 장비 분야에서 중국 내 1위, 전 세계 2위 판매량의 메이저 기업으로, 한스로봇은 현재 Elfin3(3㎏, 590㎜), Elfin5(5㎏, 800㎜), Elfin10(10㎏, 1000㎜)의 협동로봇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UTILIZATION
“이 로봇, 이렇게 사용하세요!”

 

협동로봇은 최근 몇 년 동안 로보월드의 중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그간 여러 국내외 협동로봇 제조사 및 공급사가 협동로봇 데모 시스템을 꾸려 참관객들에게 로봇기술을 뽐냈다. 
이번 2019 로보월드에서도 협동로봇은 핵심 콘텐츠였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과 달리 기술이 아닌 활용성에 포커스를 맞춘 기업들이 다수 등장했다. 다년간 협동로봇 사업을 전개하며 기술력을 검증받은 기업들이 이제는 실제 제조 현장에서 협동로봇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전시 방식 또한 셀 단위의 데모 시스템에서 공정 레이아웃 형상화로 변화됐다. 

 

가이텍코리아가 선보인 오더 피킹 시스템(사진. 로봇기술).


중국 아우보로보틱스의 한국총판인 가이텍코리아는 협동로봇을 이용한 오더 피킹 시스템을 선보였다. 주문자가 키오스크에서 물품을 주문하면 클라우드 기반의 모바일 로봇이 주문된 종류의 물품이 담긴 카트를 가져오며, 협동로봇은 무작위로 쌓여 있는 스낵 중 주문된 수량만큼 피킹해 주문자에게 전달한다. 
이 시스템을 구축함에 있어 가이텍코리아는 올 연말 본격적으로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MECHMIND 3D비전을 비장의 한수로 내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오더 피킹 시스템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부분은 협동로봇과 모바일로봇, 3D비전을 융합해 시스템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3D비전으로, 이 시스템에서 로봇의 동작은 로봇 컨트롤러 대신 3D비전이 제어한다.”라며 “빈피킹에 있어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되는 부분은 충돌이다. 이 제품은 그리퍼와 제품, 그리고 제품을 담은 박스를 고려해 피킹 시 충돌 발생이 예상될 경우 로봇 모션을 다르게 제어한다.”라고 밝혔다. 

 

페치로보틱스가 주문된 박스를 3D비전까지 이송해온다(사진. 로봇기술).


MECHMIND는 중국 칭화대학교 연구진을 중심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독일 유학파 출신의 칭화대 엔지니어들이 주축이며, 약 12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가이텍코리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필드 상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유니버설로봇, TM로봇, 야스카와전기, 화낙 등 메이저 로봇메이커를 티칭 없이 3D비전 소프트웨어로 제어할 수 있으며, 전체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설립 이후 숨 가쁘게 신기술을 개발해온 뉴로메카가 올해 로보월드에서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의 로봇이 어떻게 현장에서 활용되는지를 보여줬다. 
뉴로메카 전시부스의 전면에서 가장 먼저 고객들의 발길을 멈춘 것은 소규모 F&D 사업장 모델 시연 행사였다. 소규모 F&D 사업장 모델 시연을 위해 뉴로메카는 인디고 파트너사 코보시스와 MES 솔루션 기업 하티오랩, POS 단말기 전문 기업 오케이포스와 함께 F&B 사업장에서 주문부터 고객의 손에 음식이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점주는 모니터링 화면을 통해 주문 진행 상황이나 매출, 로봇의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다.

 

뉴로메카가 소개한 소규모 F&B 사업장 모델(사진. 로봇기술)

 
최근 카페나 치킨전문점, 아이스크림 매장 등에서 협동로봇 활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뉴로메카는 ‘소상공인 창업자가 과연 로봇 F&B 사업장을 창업할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했다. 작은 인테리어까지 본사에서 표준화해 설치하는 대형 프렌차이즈와 달리, 개인 창업자가 ‘로봇매장’을 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서 시작한 이 시스템은 주문, 서빙, 재고관리, 매출관리 등 실제 F&B 매장에서 점주가 고려해야 되는 부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모델화함으로써 소상공인도 로봇매장을 창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동사는 대형 자동차용 필터 생산 라인을 구성함으로써 제조산업에서의 협동로봇 역할에 대한 부분도 소개했다. 
한편 뉴로메카는 원격 관제를 통해 실제 현장에 납품된 로봇의 상황을 확인함으로써 유지보수의 용이성을 극대화한 웹 기반 서비스 ‘인디케어’와 지난 2018 로보월드에서 프로토 타입을 공개했던 딥러닝 기반의 비전 솔루션 ‘인디아이’를 소개했다. 

 

뉴로메카는 딥러닝 비전 인디아이를 런칭했다(사진. 로봇기술).


이 밖에 풍부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 솔루션을 구현하고 있는 인아텍은 스마트 자율주행 로봇 MiR를 전시장 통로에서 직접 운용하는 한편 1,000㎏의 중량을 핸들링할 수 있는 자율주행 팔레트 운송 로봇 니퍼(Nipper)로 고중량의 화물박스를 옮기는 등 실제 물류 현장에서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줬다. 

 

전시장을 자율주행하는 MiR은 인아텍의 트레이드마크이다(사진. 로봇기술).

 

니퍼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니퍼를 설치하고, 교육을 받은 뒤 혼자서도 쉽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지능형 소프트웨어로 경로를 지정하고, 니퍼를 추가해 기존 명령을 쉽게 수행할 수 있다.
니퍼는 작업 환경의 구조와 윤곽을 참조해 ±1㎝의 오차 범위 내에서 위치를 판단한다. 이는 유도선, 마그네틱, 반사경 등 니퍼를 위한 주변 인프라가 필요 없음을 의미한다. 
한편 위치 판단이 매우 중요한 공간에서 작업할 경우에는 간단한 반사경만으로도 ±1㎝에서 ±1㎜로 위치 정확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인아텍이 소개한 니퍼가 1,000㎏의 화물을 운반하고 있다(사진. 로봇기술).

 

120㎏의 몸무게를 지닌 니퍼는 1ton 무게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와이파이(Wi-Fi)를 통해 지능형 소프트웨어와 통신하고, 명령을 접수하면 독립적으로 이를 수행한다. 또한 이 소프트웨어는 여러 대의 니퍼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장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10분의 충전시간만으로 8시간동안 최대 시속 2㎞의 속도로 명령을 수행한다. 보다 빠른 작업 속도를 원하는 사용자들은 옵션을 이용해 최대 시속을 4㎞까지 올릴 수 있다. 충전 방식은 완전 자동 도킹 방식으로 진행된다.  

 

WEARABLE
로봇을 입다

 

최근의 웨어러블로봇은 기술개발단계를 지난 제품화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부 상용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으며, 제조사들은 이제 실제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로보월드에 출품된 웨어러블로봇에서는 이 같은 기조를 잘 살펴볼 수 있다. 


우선 현대로템은 현대자동차와 공동으로 개발한 웨어러블로봇 휴마(HUMA, Human Universal Mobility Assist), 에이라드(ALAD, Active Lift Assist Device), 에이치프레임(H-Frame)을 공개했다. 

 

현대로템의 웨어러블로봇 3종(사진. 로봇기술)


세계 유수 완성차 제조사들이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웨어러블로봇을 적용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 2017년 5월부터 자동차 조립 생산라인에 엑소바이오닉스의 웨어러블로봇 엑소베스트를 도입했고, 아우디는 2015년 스위스 스타트업 누니의 웨어러블로봇 체어리스 체어의 현장테스트를 완료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또한 웨어러블로봇을 테스트 중이며, 최근 국내의 현대·기아차 또한 패시브 타입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이 벡스를 양산하기도 한다. 

 

현대로템의 웨어러블로봇(사진. 로봇기술)


한편 현대자동차의 벡스와 같이 최근 패시브 타입 웨어러블로봇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전시회에서는 주목해야 할 패시브 타입 웨어러블로봇이 국내 최초로 등장하기도 했다. 바로 레이테이트테크놀로지의 무동력 웨어러블로봇 레비테이트 에어프라임이다. 

무동력 웨어러블로봇으로도 불리는 패시브 타입 웨어러블로봇은 배터리 용량의 한계, 급방전 시 발생될 수 있는 안전사고, 서보모터에서 발생되는 미묘한 저항감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가 시작됐다. 
레비테이트테크놀로지를 국내에 공급하는 지후는 제조 현장에 다양한 로봇 시스템을 구축하는 로봇SI 전문 기업으로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웨어러블로봇 신사업을 추진한다.

 

지후가 소개한 레비테이트 에어프라임(사진. 로봇기술)


지후 관계자는 “이 제품은 스프링의 기계적인 장치로만 힘을 내도록 제작돼 배터리와 같은 기본 동력이 필요 없다. 만약 내장된 스프링이 문제가 있을 경우 신속히 부분 교체해 사용할 수 있어 장소나 시간의 제약이 없고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레비테이트 에어프라임은 공장이나 공사장 혹은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상향작업을 진행하는 근로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웨어러블 로봇으로, 작업자가 지탱하는 팔의 무게를 어깨, 목 그리고 상부 등으로부터 몸통 중심부로 전달해 상체 근육과 관절의 긴장, 불편함을 완화한다. 이를 통해 의료 및 장애의 부담을 줄이고 근로자의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더불어 사용자의 체형에 맞게 조절이 가능해 부상 위험성을 줄이고 작업자의 능률이 향상돼 생산 제품의 품질과 정밀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을 고루 갖췄다. 이날 지후는 참관객들이 직접 웨어러블로봇을 착용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을 전개했다. 


한편 공장 내 물류 자동화 전문 기업 한성웰텍은 지난 2018년부터 파나소닉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웨어러블로봇을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한성웰텍이 전시한 파나소닉의 웨어러블로봇(로봇기술)

 

이 회사는 전동대차, 리프트, 핸들링 장비, 컨베이어 시스템을 비롯해 AGV, LGV, QGV 등 무인운반차를 제조, 판매해오면서 물류 운반기계와 제조용 로봇으로 대응하기 힘든 작업에 인력으로 대응하는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웨어러블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물류산업협회 회원사로부터 파나소닉 제품을 소개받아 관계를 맺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파나소닉의 웨어러블 로봇은 일본에 먼저 출시돼 제조 및 물류산업, 건설 공사장, 농업 등에 다수의 판매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검증된 판매 사례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파나소닉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날 전시회에서 동사가 소개한 웨어러블로봇은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AWN-12 Y 모델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내리는 연속 반복 작업 시 작업자의 허리힘을 증강시켜주는 로봇으로, 컨테이너나 화물차에서의 상·하역 작업을 하는 물류산업과 장시간 허리를 굽혀 일하는 농촌지역, 무거운 물건을 많이 취급하는 건설업, 그리고 제조공정 내 조립 라인 등 무거운 물건을 반복적으로 옮기는 현장에 특히 적합하다.

 

DOMESTIC PARTS
국산 부품기업들의 약진

 

한-일 관계에서 비롯된 부품 국산화 바람은 요 근래 로봇부품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부품 국산화에 성공했음에도 판로를 찾지 못해 고전하던 국산 로봇부품 기업들이 2019 로보월드에서는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에스비비테크의 로보 드라이브 유닛(사진. 로봇기술)


대표적인 기업은 단연 에스비비테크(이하 SBB테크)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SBB테크를 내방하면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국산 로봇부품기업으로 급부상했으나, 사실 이 회사는 이미 2009년 10월 로봇 감속기를 개발한 이래 근 10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가시밭길을 걸어왔다. 오랫동안 소재 개발, 제품 가공, 성능 향상, 내구성 개선, 양산 설비 구축으로 이어지는 관문을 묵묵히 넘어온 동사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삼성전자, 중소기업중앙회가 공고한 ‘소재부품장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1호 기업으로 선정돼 상생형 스마트공장지원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세인플렉스가 로봇 엔코더 기술을 소개했다(사진. 로봇기술).


이 밖에도 로봇용 엔코더 국산화에 성공한 세인플렉스가 2019 로보월드에 참가했다. 세인플렉스는 제품의 소형화와 경량화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마그네틱의 부가가치 높이기 위해 통신부품, 리니어 모터, 마그네틱 엔코더 등 다양한 모듈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중 가장 먼저 상용화에 성공한 제품이 마그네틱 로터리 엔코더이다. 마그네틱 로터리 엔코더는 다양한 성능과 규격을 요구하는데, 세인플렉스는 19~20bit급 중공형, 절대형 자기식 로터리 엔코더를 개발해 국내·외의 협동로봇 관절 및 서보모터 등에 적용시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보통 협동로봇에서 요구하는 엔코더의 성능은 16~18bit급인데, 고성능 제품의 경우 RLS(슬로베니아) 제품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성능을 만족할 수 있는 자기식 엔코더를 개발, 생산하는 기업이 전무한 상태로, 협동로봇 제조사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해외 고성능 제품을 채택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시장의 높은 수요와 앞으로의 시장 성장 가능성, 기술 내수화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당사의 마그네트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자기식 엔코더를 개발하게 됐다.”라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2019 로보월드에서는 감속기, 엔코더와 더불어 서보모터 및 드라이브 분야에서도 국산 제품의 성과가 드러났다. 산업자동화 솔루션 전문 상장기업인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CSD7 인텔리전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공장 자동화를 위한 서보 드라이브인 CSD7은 뛰어난 제어 성능과 스마트 튜닝, 네트워크 기능을 기반으로 장비의 설치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앞서 알에스오토메이션은 서울대학교 조동일 교수팀과 지능형 서보 시스템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지능형 서보 시스템은 제조, 검사 등 많은 분야의 산업용 장비에 활용될 수 있다. 지능형 서보 시스템에는 자동 공진 억제 기술과 슬라이딩 모드 제어 기술을 통합한 고성능 무튜닝 서보 제어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의 제어 방법들은 원하는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숙련된 엔지니어가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파라미터를 수동으로 조율해야 했다. 수십 축의 서보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장비를 일일이 조율함으로써 발생되는 시간과 비용의 소요 및 성능의 증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은 현장의 큰 불편 중 하나였다. 이에 자동 공진 억제 기술의 편의성과 슬라이딩 모드 제어 방법의 우수한 성능 및 강인성을 바탕으로 손쉽게 원하는 성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고성능 무튜닝 서보 제어 기술을 개발, 전문가의 조율 과정이 필요 없고 성능을 이론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서보 시스템을 완성했다.

 

SAFETY
산업용 로봇 안전에 대해 말하다

 

제조용 로봇 안전 시스템을 소개한 루벤(사진. 로봇기술)

 

제조용 로봇에 대한 안전기준이 강화되면서 한국로봇산업협회는 달라진 로봇 운용 환경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제조용 로봇 시스템 안전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9 로보월드에 마련된 ‘로봇 시스템 안전 홍보관’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로봇SI 및 안전 솔루션 전문 기업 루벤은 로봇 시스템 안전 홍보관에서 제조용 로봇을 사용함에 있어 어떻게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표준을 제시했다. 
이 회사는 산업 안전 컨설팅 전문 기업 톰즈코리아와 협력해 로봇 사용자의 안전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준다. 루벤 관계자는 “안전 관련 규정 전문가 그룹인 톰즈코리아와 실제 안전 시스템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루벤이 각각 ‘진단과 처방’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로봇 시스템 설치 사업장에 가장 적합한 안전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최근 제조용 로봇 안전검사 기준이 권고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됐는데, 로보월드를 찾은 많은 참관객들이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라며 “루벤은 이날 빈피킹 및 픽 앤 플레이스 어플리케이션을 구축하고, 안전검사 규격에 적합한 펜스를 설치해 직접 시연함으로써 변화된 안전 규정을 적극 홍보했다”라고 밝혔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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