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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우아한형제들, 로봇기술로 푸드테크 시장 '정조준' 로봇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 정대상 기자입력 2019-08-30 10:51:37

사진. (주)우아한형제들


(주)우아한형제들이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푸드테크 산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푸드테크 전문 기업으로 거듭난 이 회사는 식품 산업에 로봇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주)우아한형제들이 로봇기술을 이용해 제안하는 새로운 가치를 소개한다.
전단지 대신 스마트폰 앱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현대인들에게 ‘대한민국 1등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익숙한 캐치프레이즈이다. 배달의민족은 (주)우아한형제들(이하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대한민국 배달 주문 서비스 브랜드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위트 넘치는 문구, 중독성 강한 구호 등 젊고 창의적인 감각의 브랜드 홍보 전략으로 대중들에게 친근한 기업이다. 배달 O2O 서비스 기업인 이 회사는 배달의민족 브랜딩 과정을 담은 서적 ‘배민다움’을 출판하거나, 브랜드 이름을 내건 무료 서체를 배포하는 등 독특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배달원이 없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배민라이더스’ 서비스나 공유 치킨 개념의 ‘배민키친’과 같은 차별화된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더욱 사랑받고 있다. 
최근, ‘배달앱 만드는 기업’으로 여겨졌던 우아한형제들에 대한 로봇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동사가 푸드테크 산업의 구성요소로 로봇기술을 선택하고, 공격적으로 로봇사업을 추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과 4차 산업시대의 첨단 기술을 융합해 새롭게 발전된 형태의 산업 및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신들이 그리고 있는 푸드테크 산업 청사진의 일환으로 지난해 로봇 음식 배송 서비스 ‘딜리’를 개발해 테스트를 완료했고,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에서 서빙로봇 테스트도 진행했다. 

 

메리고키친은 첨단기술과 감성적인 인테리어의 조화가 돋보인다(사진. 우아한형제들).


최근에는 세계 로봇 분야의 저명한 석학 데니스 홍 교수가 이끄는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로봇공학 및 메커니즘연구소(RoMeLa, 이하 로멜라연구소)와 요리로봇 개발을 위한 산·학 연구 계약을 체결했고, 그간의 로봇기술을 접목한 로봇 레스토랑 ‘메리고키친(Merry-Go-Kitchen)’을 오픈함으로써 외식업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로봇 주방장 YORI 프로젝트 ‘GO!’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7월 29일(월) 데니스 홍 교수의 로멜라연구소와 협력해 요리로봇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데니스 홍 교수는 지난 2008년, 미국 과학잡지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가 선정한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된 바 있는 저명한 로봇 공학자이다. 그가 이끄는 로멜라연구소는 제자리에서 1m 이상 점프할 수 있는 4족 보행로봇 ‘알프레드2’, 스프링 방식의 다리로 높은 장애물에 쉽게 오를 수 있는 ‘나비’, 헬륨풍선과 2족 보행로봇이 결합된 ‘발루’ 등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로멜라연구소와의 요리로봇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식생활을 혁신할 기술을 개발하고, 현실화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우아한형제들의 로봇 연구 분야가 자율주행 배달로봇에서 요리로봇까지 확장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로멜라연구소가 요리로봇 개발에 협력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조업 등에 활용되던 로봇 팔과 다른, 요리 전용 로봇을 만들어 향후 레스토랑이나 음식 제조 시설, 나아가 가정이나 사무실 등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최소 3~4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중장기 프로젝트로, 회사 관계자는 “이미 햄버거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로봇은 개발됐지만, 기존의 조리 로봇들은 단일 과제만 수행할 수 있는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며 “코드명 ‘YORI(요리)’로 명명된 이번 요리로봇 개발 프로젝트는 요리로봇이 식재료를 자르고, 팬을 뒤집는 등 다양한 동작과 기능을 소화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ORI의 콘셉트는 음식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과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 로봇 활용성을 높이고, 조리 가능한 메뉴의 폭도 크게 넓힌다는 것이다. 특히 하드웨어에 식자재 주문 공급 및 레시피 다운로드 등 소프트웨어 기술까지 더해지면 개인이 가정에서 호텔 셰프가 조리한 고급 요리 수준의 음식을 즐기는 것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로봇딜리버리셀의 김요섭 이사는 “배달의민족이 세계적인 로봇연구소 로멜라와 협업하는 것만으로도 큰 설렘과 기대가 생긴다”며 “로멜라와 함께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실용적인 로봇기술을 단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래의 식당을 현재에 구현하다
미래사회의 외식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우아한형제들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이탈리안 퓨전 레스토랑 메리고키친으로 대신했다. 
메리고키친은 스마트오더, 자율주행로봇 등 우아한형제들이 푸드테크 기업으로서 그간 연구 개발해온 최신 기술을 집약해 오픈한 미래식당이다. 각각의 기술은 주문, 서빙, 매출관리 등 음식점 운영 전반에 걸쳐 적용됐다. 
메리고키친은 콘셉트에서 연상되는 최첨단 이미지와 달리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고객을 맞이한다. 레스토랑 곳곳에 신기술이 스며들어 있지만, 고객에게는 익숙하고 편안한 감정을 주기 위해서이다.

 

로봇이 서빙하는 메리고키친(사진. 우아한형제들).


주문은 배민스마트오더로 진행된다. 배민스마트오더는 배달의민족 앱을 열어 각 테이블에 부여된 QR코드를 촬영해 메뉴 확인과 주문, 결제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QR코드 주문 서비스이다. 메뉴 전체를 여러 장의 사진과 동영상으로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선택의 고민을 덜어주며, 고객은 기다리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편하게 음식을 주문하면 된다. 
통로를 이용한 서빙은 서빙로봇이 담당한다. 우아한형제들은 매장 내 테이블 구성, 고객과 직원의 동선, 주방과 테이블 간의 거리 등을 감안해 레스토랑에 가장 적합한 로봇 두 종을 배치했다. 로봇은 식당 운영의 효율을 높임으로써 고객과 점주 모두를 만족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빙로봇은 한 번에 최대 4개 테이블에 음식을 서빙할 수 있다. 매장 직원이 음식 쟁반을 서빙로봇에 담아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로봇이 최적의 경로로 고객의 테이블까지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알아서 피하는 것도 이 로봇의 특징이다. 
벽 쪽에는 모노레일을 타고 움직이는 두 대의 서빙로봇이 있다. 홀을 돌아다니는 서빙로봇과 마찬가지로 직원이 로봇에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음식을 실은 로봇이 고객의 테이블 앞까지 찾아가 정확하게 멈춰 선다.

 

모노레일 타입의 서빙로봇(사진. 우아한형제들)


뿐만 아니라 업주의 주문 매출 관리를 편리하게 만들어줄 매장 관리 전용 프로그램도 시범 운영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주문 접수, 서빙, 결제뿐 아니라 매출 및 비용 관리까지 간편해지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한편 메리고키친의 운영은 우아한형제들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일반 외식업주가 담당하고 있다. 상호 선정에서부터 메뉴 구성, 요리, 직원 및 매출 관리 등 운영 전반을 점주가 책임지며, 우아한형제들은 이곳에서 외식업 관련 미래기술을 구현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역할을 구분했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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