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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페이즈에 접어든 고정밀 감속기 시장, 정부 관심 '시급' 절대 강자 HDS에 이어 새로운 일본계 메이커 심포까지, 경쟁 심화 전망 정대상 기자입력 2017-11-16 19:01:15

OLDE 특수를 비롯, 전기/전자 업계의 활황에 힘입어 오랜만에 로봇업계가 북적거리고 있다. 올 한해 글로벌 로봇메이커들은 대부분 생산량을 웃도는 수주량에 기쁜 비명을 질렀다. 

 

로봇업계의 활황은 로봇 핵심 부품 업계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 서보모터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 미쓰비시와 야스카와 제품은 이미 예전부터 품귀현상이라는 말이 나왔다. 로봇 관절부의 핵심 제품인 감속기도 마찬가지다. 모 로봇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저가반하중 로봇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고정밀 감속기 하모닉 드라이브를 현재 국내에서 발주하면 반 년 이상 기다려야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HDS와 연간 계약을 진행해온 일본기업들의 경우에는 상황이 좀 낫다고는 하지만, 하모닉 드라이브를 생산하고 있는 HDS 역시 이미 자체 케파의 3배나 되는 생산량으로 물량에 대응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공급 부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HDS 외에 고정밀 감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들도 일부 있다. 국내에는 SBB테크가 대표적이고, 쎄네스테크놀로지 역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모터 상장사인 SPC 역시 과거 이 분야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해성굿쓰리의 기술력을 흡수, 현재 완성단계 제품에 대한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금속의 탄성역학을 이용하는 고정밀 감속기의 경우, 품질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고속 반복으로 움직이는 로봇에 적용되어 쉽게 파손된다. HDS가 유구한 역사동안 이 분야에서 왕좌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소재와 가공, 열처리 등 품질을 실현할 수 있는 뿌리 산업 기술력에 비결이 있다. 성능을 구현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뿌리 산업의 열위에 의해 품질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재 국내 부품업계의 한계이다. 일부 국산 제품들이 개발을 완료하고도 상용화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니덱그룹(일본전산)의 계열사인 심포가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 제품화에 성공했다. 유성감속기 등 이미 감속기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왔던 일본 심포의 개발 소식에 일부 로봇기업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일본계 글로벌 기계 메이커 관계자는 "이미 소형 단위 라인업에는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해당 감속기 시장은 대략 3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사실 상 대기업이 뛰어들기에는 무리가 있는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부품 산업에 대기업이 뛰어들 것'이라는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고정밀 감속기 관련 정부과제는 이 분야에 뛰어는 국내 기업들의 갈증을 풀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미 2012년 국내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지원이 미비한 상황에서 또 다른 일본계 기업이 위협적으로 등장했다. 과거 LCD 수혜때보다 더욱 큰 규모의 'OLED 특수'는 말 그대로 특수다. 특수는 결국 몇 년이면 다시 잠잠해진다. 전쟁은 그때부터 본격화될 것이다. 수요는 줄어들고, 메이커는 많아졌다. 새로운 페이즈에 접어드는 이 고정밀 감속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정부의 방관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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