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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에게 직접 듣는 OPRoS 이야기 사용자에게 직접 듣는 OPRoS 이야기 김재호 기자입력 2012-02-11 00:00:00

사용자에게 직접 듣는 OPRoS 이야기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관심을 가져줄 때


 


OPRoS는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다!”


 


OPRoS에 대한 로봇 업계의 반응을 살펴보면 대부분 일장일단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조건적인 장점 혹은 무조건적인 단점을 꼬집어 말하기에는 OPRoS가 지닌 장·단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 본 지면에서는 OPRoS 상용화 사업을 수행하며 실제 수요자이자 개발자의 입장에서 OPRoS를 바라보고 있는 로봇에버의 최병철 차장을 만나 일선에서 OPRoS를 사용하는 입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로봇에버가 OPRoS 사업에 참여한지는 얼마나 됐나.
처음부터 참여한 것은 아니다. 올해로 대략 4년 정도 된 것 같다.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여러 가지 계기가 있었다. OPRoS 사업 기획 당시부터 과제 완료 후의 메인터넌스 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었고, 이러한 부분에서 당사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소프트웨어의 컴포넌트화는 소프트웨어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모델인데, 이러한 모델을 로봇 소프트웨어에 적용하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OPRoS 사업에 있어 로봇에버는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나.
당사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ETRI가 만든 엔진을 사용해 로봇에 직접 적용하거나, 이에 대한 테스트 및 검증, 그리고 일정 수준에 오른 소프트웨어를 패키지화시켜 로봇에 탑재해 상용화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얼굴 인식 및 슬램(SLAM) 등의 솔루션을 OPRoS 컴포넌트로 만들어 패키지 안에 포함시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OPRoS 패키지화 작업이란 무엇인가.
기관에서 만든 엔진과 다른 OPRoS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들이 제작한 툴 및 컴포넌트를 조합해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만드는 작업이다.


 


로봇에버가 생각하는 OPRoS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메인터넌스를 통한 수익 창출이다. 예를 들어 REDHat의 경우 커널을 개발하는 진영이 따로 있고, 이를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진영이 따로 있으며 이를 모아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어 배포한다. 이때 메인터넌스 부분을 유상 제공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한다. 당사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 역시 REDHat과 유사하다. 오픈된 소스를 누구든 사용하고 수정·배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공하며, 메인터넌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얼마 전 동부로봇과 함께 개발한 ROMEO-OPRoS에 대해 소개하자면.
기존에 존재하던 로봇 하드웨어들은 대부분 자체적인 프레임워크 등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OPRoS를 적용하는 것은 완벽한 OPRoS의 형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OPRoS화 하겠다는 의도에서 개발하게 된 로봇이다. 동부로봇이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우리가 이 하드웨어에 OPRoS를 탑재했다. ROMEO-OPRoS에는 OPRoS가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으며, 로봇 하드웨어의 여러 가지 구동 장치 및 센서를 OPRoS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디바이스 컴포넌트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로봇 응용 컴포넌트 소프트웨어를 쉽게 제작하고 조합할 수 있는 개발도구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개발자들 간의 커뮤니티를 통한 지속적이고 다양한 솔루션 획득이 가능하다.


 


ROMEO-OPRoS의 의의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서 여러 로봇 알고리즘을 포함해 하나의 패키지 형태로 제작하자’는 콘셉트로 개발했다.
응용 어플리케이션까지 패키지 형태로 제작한 이러한 콘셉트는 개인적으로 최초라고 생각한다. 구매자가 로봇을 받으면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몇 번의 클릭으로 주행 및 회피 등의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OPRoS가 없었다면 외국 플랫폼을 사용했겠지만, OPRoS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명히 적용사례가 필요하다. 그래서 개발에 참여한 양사가 서로 열의를 가지고 개발에 임해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났다.


 


개발자의 입장에서 OPRoS의 장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컴포넌트 기반 모델이라는 것 자체가 장점이다. 하드웨어가 모듈화 되어 플러그인의 형식으로 높은 효율을 내듯이 소프트웨어 역시 컴포넌트의 형식으로 나누는 거다. 그럼 우선 한 사람이 같은 모듈을 전부 제작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즉, 인터페이스만 동일하다면 소프트웨어의 리사이클링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로봇제조기업 입장에서는 로봇의 다양한 알고리즘을 따로 연구할 필요 없이 쉽게 OPRoS를 통해 로봇을 실행하고 또한 컴포넌트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응용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 그래서 제작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 및 시간 등이 크게 절감된다. 사실 로봇에 관련된 기능은 상당히 한정적이다. 일부 플랫폼이 있는데 단순한 기능만 로봇에게 요구하기에는 로봇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OPRoS를 활용하면 효율은 확연히 달라진다. 안내 로봇이었던 A로봇의 소프트웨어를 들어내고 감시경계에 관련된 컴포넌트를 탑재하기만 하면 이 플랫폼은 감시경계 로봇이 되는 것이다. 국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로봇 기업들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것은 힘들지만, 소프트웨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컴포넌트가 존재한다면 로봇산업의 볼륨 자체가 두꺼워질 수 있다.


 


로봇에버는 OPRoS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어떤 연구들을 진행해왔나.
초기에는 OPRoS의 검증을 위해 다양한 로봇에 적용했다. 파이오니아, 룸바, 임베디드 보드, Iroboq, rd6, ed7270, Tetra ds 등의 하드웨어는 물론 스마트폰에도 적용해 적용사례를 늘렸다. 아이패드, 아이팟, 안드로이드 등의 기기가 그것이다.
또한 OPRoS의 이기종간의 이식이 쉬움을 보여주기 위해 로보월드 전시회를 통해 Linked Ball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시연하기도 했다.


 


Linked Ball이란 무엇인가.
앞서 언급한 OPRoS의 장점 외에 또 다른 장점이 바로 이기종간의 적용이 쉽다는 점이다. Linked Ball은 리눅스 모니터, 윈도우 모니터,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의 다양한 하드웨어에 OPRoS를 탑재한 후 한쪽 하드웨어에서 공을 튕기면 앞서 언급한 각 모니터들이 서로 연동되어 공들이 자유자재로 하드웨어를 넘나드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유투브에서 OPRoS를 검색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는데, 전시회는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도 OPRoS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까지 OPRoS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은데,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초기에는 기능적인 면만을 고려해 실 사용자에게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고, 검증 당시에도 버그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고, 엔진 또한 많이 안정화 됐다고 볼 수 있다.


 


OPRoS를 활용해 로봇을 개발할 때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현재 OPRoS의 수요자가 곧 개발자라는 사실이다. OPRoS의 경우 개발자가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툴이 있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부족하고 불편하다고 볼 수 있다. ‘상용화’라는 단어가 적용되는 시점에서 실제 OPRoS를 모르는 사람이 가져다 쓸 수 있어야 되는데, 이런 부분은 사용자의 경험이 중요한 참고사항이 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어야 되는데 아직 부족한 듯싶다. 비근한 예를 들어 ROS의 경우 몇 천개가 되는 어플리케이션 컴포넌트를 스크랩트로 자유롭게 설치하고, 관련 툴들도 수십 개가 된다. 개발자나 사용자 툴, 더군다나 시뮬레이터도 갖추고 있다. 개발자들이 사용해보고 편리하니까 자연스레 활성화가 되는 선순환이 반복된다.


또 한 가지 개발자이자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OPRoS는 소스코드 하나하나를 컴포넌트화 시킨다. 물론 이것도 정답이지만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소스코드를 펼쳐놓고 보면 소스코드 안에는 라이브러리가 제공이 되고, 이 라이브러리를 쉽게 사용하게끔 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등, 컴포넌트를 제공하는 것 보다 컴포넌트를 사용자가 쉽게 만들 수 있게끔 만들어야 된다.


 


이러한 아쉬운 점에 대해 요구하고 싶은 점은 없었나.
나름대로 4년이라는 세월 동안 OPRoS를 다루며 내가 느꼈던 불편한 점들을 고치고 싶었다. 하지만 개인의 개발이 아니기 때문에 유의해야 될 사항이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의 입장에서 툴 자체를 만들고 싶었지만, 사용자가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인터페이스가 동일해야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불편한 툴의 경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 외로 다양하다. 국내의 경우 윈도우 베이스 유저가 많다는 점 등을 고려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상용 툴을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OPRoS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툴을 활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또한 일선에서 활용하고 있는 개발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의 성공한 플랫폼들의 경우 개발할 때부터 사용하는 개발자 측면을 분명히 고려했다. OPRoS 역시 사용하는 개발자들을 포섭해야만 한다.


 


OPRoS가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며, 어떠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앞서 이야기한 것들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과제를 떠나 보다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OPRoS 사용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신설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네트워크 층이 형성되는 게 첫걸음이다. 아울러 올해 8월경에 OPRoS 경진대회도 계획되어 있다. 이들을 위한 도움도 필요하다. 또한 OPRoS 사업은 굉장히 훌륭한 기획이다. 컴포넌트 모델에 대한 시스템적인 그림을 멋지게 그렸으니, 이제는 구현을 위해 툴이나 인터페이스와 같은 보다 자잘한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엔드유저가 접근할 때 살펴보는 게 바로 이런 자잘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OPRoS는 어떤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생각하나.
4년 간 OPRoS를 다뤄오면서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평가한다. 아이폰은 물론 여타 임베디드 보드에서도 적용해봤는데 안정적이다. 이제 개발자 측면에서 생각하고, 개발자가 원하는 스펙들을 갖춰야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즉, 안정화된 OPRoS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된다. 그래야 보다 좋은 소프트웨어가 탄생할 것이다.


로봇에버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OPRoS의 형태는 무엇인가.
안드로이드 플랫폼처럼 다양한 로봇에 OPRoS 플랫폼이 탑재돼 온라인상에서 쉽게 로봇 컴포넌트들을 다운로드하고 자신이 만든 컴포넌트들과 조합해 새로운 응용 어플리케이션들을 재창출하는 것과 그로 인해 컴포넌트 시장이 활성화 되는 것이 이상적인 OPRoS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끝으로 OPRoS 개발자 및 수요 기업에게 제언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과거 국가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결과물을 내놨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 사례가 종종 있었다. 그 결과 현재 국산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부재로 인해 외국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결국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관심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은 다소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관심을 가져줄 때 OPRoS는 한층 더 발전해나갈 수 있다. 이러한 관심만이 OPRoS가 앞으로 국내 로봇 사업에 큰 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고, 향후로도 제2, 제3의 OPRoS와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시장에 보다 완벽하게 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됐을 때 개발자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 섣불리 드러냈다가 한 번 사용하고 등을 돌리는 개발자들이 생겨서는 안된다. 침착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OPRoS가 완성됐을 때가 바로 기회이다.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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