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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사회의 도래는 인간사회의 구성원이 늘어나는 것과 같다” 로봇과 인간의 공존을 위한 광운대 로봇학부의 로봇 중심 철학 서종훈 기자입력 2013-02-22 16:54:26

광운대 로봇학부는 태동을 시작하는 전국 로봇학 관련 전공 커리큘럼의 선도적인 역할을 위해 꾸준히 커리큘럼을 제정하고 있다. 특히 로봇-인간 공존을 화두로 삼은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진은 공학을 벗어난 로봇학의 정립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조셉엥겔버그 상 수상에 빛나는 광운대 로봇학부 김진오 교수를 만나 올해 첫 졸업반을 꾸린 광운대 로봇학부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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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운대학교 로봇학부 김진오 교수


광운대학교 로봇학부에 대해 소개하자면.
10여 명의 교수진과 한 학년 당 80여 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본교 로봇학부는 올해로 4회 신입생을 맞이한다. 학부 내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이 존재하며, 2010년 설립될 당시, 첫 졸업생들이 실질적으로 사회에 나가는 2016~2017년경에는 로봇 인력이 상당히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에 설립하게 되었다. 이전까지 제어 중심의 교육을 진행했었다면 2010년을 기점으로 오로지 로봇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개편,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다.

 

로봇 중심의 커리큘럼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로봇 중심의 커리큘럼이란 단순히 기계공학 과목이 많아진 것이 아니라 로봇에 특화된 커리큘럼을 말한다. 기계, 전자, 전산 등의 분야가 융합된 부분을 로봇이라 하지만, 단순히 이 분야들을 섞은 것이 아니라 로봇만을 위한 커리큘럼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로봇공학이 아닌 로봇학부로 명명한 까닭이 있다면.
의도적으로 공학의 ‘공(工)’자를 뗐다. 공학의 개념이 저변에 깔리게 되면 기술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지만 로봇은 다른 기술과는 다르게 사회 구성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로봇학에서 인문사회학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래서 본교는 로봇공학이 아닌 로봇학이라 명명하고 인간과 로봇, 그리고 미래사회를 모두 고려한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로봇전공자들이 지니는 기존 이공계열 전공자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철학 자체가 다르다. 예를 들어 제어를 공부하는 이들의 목표는 인풋과 아웃풋 관계를 1대 1로 구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은 물론 인간 공존, 인간과 로봇이 결합된 새로운 사회의 구현을 위한 통습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 로봇을 개발할 때는 인간의 특성을 고려한 타깃팅이 필요하다. 즉,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무엇인가를 만족시켜야 되기 때문에 로봇 개발에는 인간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로봇기업들 역시 이러한 요소를 인정하는 분위기인가.
아직은 그렇지 않다. 로봇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융합, 그리고 인간 공존 문제, 나아가 완전히 새로운 사회로 발전해야 하지만 현재 로봇 산업은 융합만을 강조하고 있다. 로봇이 인류에게 적용된다는 것은 인간사회에 새로운 구성원이 탄생한 것과 같다. 부부가 생활하다가 아기를 출산한 것과 비슷하다. 2인 구성원이었던 사회가 아기의 탄생으로 그 부부에게 각각 새로운 역할이 부여되고, 새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재까지는 이러한 부분이 간과되고 있다.

 

인간 공존이라는 철학과 함께 광운대 로봇학부가 지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우선 대학 자체에서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학교와 재단이 로봇을 인정해줌으로써 학교 행사들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등 교내 입지가 탄탄하다. 또한 매해 8명씩 로봇게임단을 뽑아 4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기계공학 및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본인을 제외하고도 전자, 전기, 예술 등 다방면의 젊은 교수들이 함께 로봇에 관한 철학을 공유하는 것 역시 장점이다.

 

광운대 로봇학부가 지니는 타교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본교 학생들의 가장 큰 장점은 실무적인 부분에 강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부품을 활용해 대부분의 하드웨어를 직접 제작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광운대 로봇학부 학생들은 현장에서 실무적인 능력이 상당히 높다.

 

광운대 로봇학부 향후 전망 및 계획.
우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연구자가 아닌 실무자를 육성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기계, 전자, 전산 등의 분야는 하나만 공부하기도 버거운 학문이다.
이것을 단순히 섞어 로봇학부를 구성하는 것이 아닌, 진짜 로봇만을 위한 부분을 뽑아 인간과 어떻게 공존시키는지를 교육하고, 이러한 커리큘럼들이 다른 로봇전공학과들에게 표본이 될 수 있도록 로봇커리큘럼 표준을 선도하는 것이 목표이다.

 

로봇을 전공하고자 하는 이들과, 이들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계 미래 직업 전망 등을 살펴보면 로봇은 언제나 순위권에 들고 있으며, 이러한 미래는 불과 10년 남짓밖에 남지 않았다. 그만큼 로봇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는 상태이다. 현재의 로봇 입시 희망자들이 사회에 나갈 때, 혹은 30~40대가 되었을 때 로봇산업은 마치 1990년대 IT산업처럼 굉장한 폭발력을 지닌 산업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로봇을 공부하기를 제언한다. 로봇에는 온갖 철학이 있기 때문에 로봇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은 자동차, IT 등 어떠한 산업으로든 확장될 수 있다.

한편으로 로봇 개발은 육아와 비슷하다. 부모의 역할은 부모가 더 이상 아이에게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며, 로봇 개발은 로봇이 개발자의 품을 떠나 더 이상 개발자가 필요치 않도록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대략 10~20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백 종의 로봇을 개발하면서 실패하고, 성공해본 경험이 있다. 기업들은 이 긴 로봇 육아 시간을 줄이기 위해 로봇전문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로봇기업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응하실 의향이 있나.
물론이다. 광운대 로봇학부는 항상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나 열정적으로 갈망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로봇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까지 이미 우리가 겪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본교 로봇학부는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

서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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