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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Focus ①] 기대감 조성되는 반도체 시장, 주요 성장 동력은 인공지능 및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증가 주목 김용준 기자입력 2024-02-23 10:33:03

근년 간 코로나19 여파, 러-우 전쟁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확대, 생산 기지 재편, 전반적인 산업 사이클의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 자동차, 가전 및 소형 전자 장비 시장의 확대, 공정 자동화에 따른 수율 개선으로 긴 터널을 뚫고 반등 모멘텀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전쟁으로 불릴 만큼 글로벌 산업 중요도가 높은 이 시장에서 국내외 기업의 기술 개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 재편은 어떻게 이뤄질지, 국내 기업들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pxhere

 

1. 개요
반도체는 전자 제품,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에 탑재되는 부품으로 활용 범위가 넓다. 때문에 적용 산업의 수요에 따라 반도체 시장 동향이 결정된다. 과거 코로나19 등으로 경제적 상황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성장률이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반도체 전문 리서치 기관들은 최근 2024년부터 경제적인 성장이 예상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국내외 반도체 시장의 현 상황을 소개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본다. 

 

2. 해외 반도체 분석 

(1) 반도체 시장의 암흑기가 지나가다
2023년 반도체 시장을 암흑기를 보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조금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이를 증명하듯 SEMI의 2023 전 세계 실리콘 웨이퍼 출하량과 웨이퍼 매출액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의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2023년에는 재고 조정과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라 역성장을 기록했고 특히 2023년 하반기의 출하량이 상반기 대비 9% 감소했다.


하지만 2024년부터 2029년까지 반도체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모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의 반도체 산업 규모 및 점유율 분석 자료에 따르면 10.86%의 CAGR로 2024년 7,200억 달러에서 2029년 1조 2,1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시장이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정부 및 기업들이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우수한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2)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질 것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 자율 주행, 사물 인터넷 및 5G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며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모도 인텔리전스는 이러한 성장은 기업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벌어질 것이며 끊임없이 혁신하고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확장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관련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 글로벌 반도체 장비 
반도체 투자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반도체 장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향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의 최신 조사결과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내년도 반등 후에 2025년에는 전공정과 후공정 모두 성장해 1,240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SEMI 아짓 마노차 CEO는 “사이클을 타는 반도체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2023년에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일시적 위축이 예상됐지만 2024년부터는 이 추세가 전환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2024년에는 생산능력 증대와 신규 팹 그리고 전공정 및 후공정 부문의 투자 강세로 인해 반도체 장비 시장의 강력한 반등이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4. 국내 반도체 시장 동향 

(1) 기업 결집시키는 정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현
리서치 기관 모도 인텔리전스는 한국 반도체 소자 시장은 올해 1,052억 3,000만 달러로 평가되며 오는 2029년까지 8.05%의 CAGR로 향후 5년까지 1,674억 5,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자 및 자동차 산업에서 글로벌 수요가 확장되고 있는 만큼 이로 인한 수익 창출은 크게 발생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구상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은 반도체 환경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설계부터 제조업체, 공급업체를 한 곳에 밀집시켜 전반적인 시장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 구축하고 있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예로 들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중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해당 지역에 622조 원가량의 단지 조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를 의미한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된 메가 클러스터에 2047년까지 민간 투자를 통한 총 16개(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의 신규팹이 신설될 예정이며, 특히 2027년에는 생산팹 3기, 연구팹 2기가 완공될 전망이다. 메가 클러스터는 2,102만㎡ 면적에 2030년 기준 월 770만 장의 웨이퍼가 생산될 것으로 예견된다. 정부는 HBM 등 최첨단의 메모리 생산과 2㎚ 이하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2) 국내 주요 기업 동향
2022년 8월 현대자동차그룹은 자체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인 현대모비스는 자체 반도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가 원자재 가격 인상의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공급난이 발생됐고 이에 따라 신차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지 못하는 시장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에 따르면 2021년 9월까지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GM모터스, 혼다 등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누적 생산량은 2019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번 조치는 특히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인해 내부 반도체 생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인 만큼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SK하이닉스가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24GB를 구현한 HBM3(자료. SK하이닉스)

지난 2022년 9월 SK하이닉스는 향후 확장에 대비해 충청북도 청주에 새로운 제조 공장인 M15X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새 공장은 2025년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향후 5년간 15조 원을 투자해 팹을 개발하고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는 내용으로 팹은 M11과 M12를 합친 크기의 2층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4분기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등을 꾀했다. 이들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된 현 시점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 3,055억 원, 영업이익 3,460억 원, 순손실 1조 3,795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동사가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D램 시장에서는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 생성형AI 등에 적용하는 HBM3E 양산과 HBM4 개발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BM은 버스의 폭을 넓히고 메모리칩의 크기를 최소화해 적층한 뒤 실리콘 관통 전극으로 연결함으로써 GDDR5보다 작은 폼팩터 기반의 높은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제품 유형에 따라 해당 소자는 HBM-PIM, HBM3, HBM2E, HBM2로 구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의 강자로 해당 아이템을 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검사, 본딩, 계층, 테스트 공정 장비 등에 대한 국산화를 지속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512㎇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며, IT 시스템에서 짧은 지연 시간으로 매우 높은 메모리 용량을 가능하게 하는 CXL의 상용화를 촉진시킨 바 있다. 또한 동사는 첨단 반도체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한국 기흥에 새로운 반도체 연구 개발 단지를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2028년까지 약 20조 원을 해당 지역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DS부문 매출 21.69조 원, 영업이익 –2.18조 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분야의 경우 ▲HBM ▲DDR5 ▲LPDDR5X ▲UFS4.0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확대했으며, 특히 D램은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돼 4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HBM에서도 삼성전자는 기술 확대를 거듭하고 있다. 이들은 HBM과 AI프로세서를 결합한 HBM-PIM을 개발해 AMD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파운드리사업부, 메모리사업부, 최첨단패키지 사업팀 등 반도체 부분 조직 역량을 결집시켜 HBM4 개발 및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나노급 32Gb(기가비트) DDR5 도입을 지속 확대하고 차세대 HBM3E 적기 양산 및 하반기 12단 전환 가속화 등을 거듭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클린룸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 삼성전자


한편, 한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시장 대응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이 반도체 지원 및 과학 법(이하 칩스법)을 마련해 자국 내 생산 압박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특히 법안 내에 포함돼 있는 반도체 수율, 생산량 등과 같은 내부 기밀 자료 제출과 더불어 1억 5,000만 달러 이상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초과 이익을 낼 경우, 최대 75%를 미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조항 등이 포함돼 있어 업계에서는 오히려 뼈를 내주고 살을 취하라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은 자국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스에 2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칩스법이 발표되고 나서 1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TSMC, 삼성전자 다음으로 세계 파운드리 경쟁 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업체가 우선 선정된 데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반도체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이 고려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약 170개 이상의 기업이 보조금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해당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3) 한국 반도체 소자 시장 트렌드
한국에서 반도체 소자의 트렌드는 효율적인 전력관리와 소형화를 통한 효율성의 개선이다. 최근 높은 에너지 효율과 장치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 및 웨어러블 소형 전자 제품의 대중화, 전기차 전환 등의 이유로 MOSFET, IGBT,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사이리스터, 정류기 등과 같은 장치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효과적인 전력 관리가 요구되는 디스크리트 반도체 산업의 경우는 이러한 기술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국내 관련 반도체 기업들은 제품 설계 단계에서의 어려움과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시장 전반의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디스크리트 반도체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전자 제품에 사용된다. 이 반도체는 스마트폰의 전력 변환, 전압 조정, 데이터 전송 및 고화질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다양한 전자 기능을 수행한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많은 개별 반도체 중 일부에는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및 전력 장치가 포함된다.


한국의 주요 공급업체는 GaN 트랜지스터를 활용해 데이터 센터 서버 전력 요구 사항을 해결하고 있다. 고주파 레그는 GaN 스위치를 사용하는 반면 저주파 레그는 초접합 MOSFET을 사용하므로 효율을 최대 97.5%까지 향상시킨다. 클라우드 컴퓨팅 제공업체에 의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센터의 지속적인 확장도 개별 MOSFET에 대한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력 반도체에 대해 가장 수요가 많은 응용 분야 중 하나는 무정전 전원 공급 장치로, 예기치 않은 정전으로 인해 부상, 사망, 심각한 비즈니스 중단 또는 데이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컴퓨터, 데이터 센터, 통신 장비 또는 기타 전기 장비와 같은 하드웨어를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무정전 전원 공급 시스템에는 일반적으로 절연 게이트 바이폴라 트랜지스터(IGBT)를 사용하는 배터리와 인버터가 포함된다.

 

사진. freepik

 

(4) 반도체 현장 자동화로 로봇 수요 지속 증가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은 보고서를 통해 2022년 한국은 인구 1만 명 당 1,012대의 로봇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요에 대해 국제로봇연맹은 전자 및 자동차 산업에서 자동화의 발전과 수요가 있었으며, 여기에 국내 산업용 로봇 기업들의 성장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인더스트리얼 4.0과 산업용 사물인터넷은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로 알려진 전체 물류 체인을 개발, 생산 및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접근 방식으로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첨단 기술이 제조업에 수용되면서 거대한 변화의 장으로 구현됐으며 관련 기업은 자동화를 통해 노동을 보완 및 보강하고 공정 장애로 인한 산업 재해를 줄이는 방법을 구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반도체 공정에 있어 웨이퍼를 특정 구역으로 자동 이동 시키는 ‘웨이퍼 이송 로봇’은 해당 시장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 아이템이다. 로봇식 입출력 장치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아이템은 공장 자동화의 지출 증가, 전자 장치·가전제품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 제조업체의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지속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외에도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자동차, 의료, 소매업 등에서의 반도체 수요 확대가 자동화 시스템의 공급 확대로 연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Business Research Insights는 해당 시장을 2030년까지 CAGR 6.5%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웨이퍼 이송 로봇의 높은 비용은 산업 확장을 저해하는 주 요소로 꼽힌다. 로봇의 구입부터 관리에 이르는 전과정에 상당 부분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고, 더욱이 기계 및 작동에 익숙한 고숙련 인재가 필요하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북미지역은 높은 자동화 비용과 규제된 안전 표준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지역보다 빠르게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다. 아-태지역에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일환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해당 지역에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제조 운영 증가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반도체가 적용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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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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