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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공정, 이제 차세대 로봇의 무대! 조립공정, 이제 차세대 로봇의 무대! 문정희 기자입력 2012-11-15 00:00:00

조립공정, 이제 차세대 로봇의 무대!
양팔로봇 & 7축 로봇으로 대표되는 최근 조립 로봇 트렌드

 

 

로봇을 이용한 조립현장에는 이제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더욱 다양해지고 정밀해진 작업수행을 위해 로봇이 점점 사람의 형상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팔을 이용한 사람의 동작을 대체하기 위해 두 개의 팔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는가 하면, 기존 로봇에 하나의 축을 추가한 7축 로봇 또한 로봇의 영역을 한 층 더 넓혀가고 있다. 본 Chapter에서는 이처럼 조립공정의 차세대 로봇이라 불리며 향후 트렌드를 선도할 이들 로봇에 대해 알아봤다.

 

 

Trend 1 : 양팔로봇

로봇, 두 개의 팔을 갖다


최근 각종 산업전시회를 통해 로봇기업들이 선보이고 있는 양팔로봇은 아직 상용화 단계로 보기는 힘들지만 많은 가능성을 시사하며 조립계의 ‘차세대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한 사람의 형상과 비슷한 로봇을 추구하고 있는 로봇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두 팔을 이용한 사람의 작업들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어 왔다. 양팔로봇 또한 그 결과로 탄생한 작품이다.


특히 최근 로봇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전자 및 IT기기와 같은 산업에서 요구하는 공간 활용능력에 대해 양팔로봇은 만족할만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두 개의 로봇 팔을 위해서는 로봇 두 대를 비치할 수 있을 만큼의 공간이 필요했었다면, 지금은 하나의 베이스에 두 개의 로봇 팔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따라서 슬림하고 콤팩트한 디자인의 양팔로봇은 이제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만 주어진다면 충분히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양쪽 팔의 상호작용을 이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기존의 단팔 로봇이 작업대를 중심으로 작업을 펼쳤다면 양팔로봇은 별도의 주변기기 없이도 대상물을 들고, 작업하고, 내려놓는 모든 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양팔로봇의 특징은 조립현장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Rethink Robotics의 양팔로봇 Baxter의 두 번째 버전

 

양팔을 이용한 조립, 무엇이 다른가


두 개 이상의 부품을 다루어야 하는 조립공정에서 로봇이 가진 두 개의 팔은 큰 의미를 가진다. 기존 로봇이 작업대를 중심으로 부품들을 옮기고, 정해진 위치에서 조립을 수행하던 것과는 달리 양팔로봇은 부품을 꺼내서 들고 있는 상태에서도 다른 팔을 이용한 각종 조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마치 사람이 작업하듯 대상물을 들고 부품을 하나씩 체결하는 양팔로봇의 조립방식은 다품종 소량생산의 조립현장에서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한 쪽 팔이 조립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다른 쪽 팔이 가이드 역할을 하거나 부품을 고정해주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조립의 정밀도도 한 층 높아졌다. 이송과정 또는 조립과정에서 그 위치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 작은 부품들도 이제는 고정시켜줄 한쪽 팔이 존재함으로써 조립이 가능해진 것이다.
나사 조립 같은 작업도 체결을 수행하는 한쪽 팔을 위해 다른 쪽 팔이 정확한 위치를 가이드해줄 수 있어 보다 정밀한 작업 능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두 개의 팔, 로봇의 기준으로 태어날까?


현재 양팔로봇을 위한 기술 개발은 많은 로봇 업체들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갈수록 작업공간은 작아지고, 로봇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사람과 비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양팔로봇은 야스카와전기, ABB, Rethink Robotics 등 대다수의 메이저급 로봇 업체에서 기술적인 토대를 마련한 상황이며 특히 최근 야스카와전기에서는 SDA시리즈 라인업을 통해 한 발 앞서 상용화를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지식경제부의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기계연구원에서 ‘IT 제품 셀생산 공정 적용을 위한 다중로봇 협업 기반의 양팔로봇시스템 기술 개발’과제가 2차년도에 접어들고 있다.


Heartland Robotics에서 최근 사명을 변경한 Rethink Robotics도 최근 Baxter의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하면서 양팔로봇의 보급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고속, 고정밀도를 구축하기보다 저속, 저정밀도, 단순작업을 구현하면서 부품의 원가를 재검토 해 보다 많은 현장에 사용되어질 수 있도록 적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 이 로봇의 경쟁력이다.


이러한 시도들을 필두로 내년쯤에는 많은 업체들의 양팔로봇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하나의 베이스를 가진 양팔로봇 외에도 두 대의 로봇을 활용한 일명 ‘분리형 양팔로봇’에 대한 적용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전기는 셀 내에서 여러 대의 로봇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분리형 양팔의 가능성을 현장에서 검증받고 있다. 국내 기업인 NT리서치의 경우도 현재 분리형 양팔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하면서 일체형 양팔 시장을 관망 중이라고 밝혔다. NT리서치는 특히 두 대의 로봇을 일체형 양팔로봇처럼 움직이게 하기 위해 두 제어기 간의 통신속도를 2㎜/s까지 단축하며, 일체형 양팔로봇과 다른 패러다임의 분리형 양팔시장에서의 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 NT리서치의 양팔로봇 Cell
◀야스카와전기 양팔로봇의 조립 모습

 


Trend 2 : 7축 로봇


로봇, 이제 7축이 필요한 때


다관절 로봇을 대표하는 6축 로봇은 로봇산업의 역사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6축을 갖게 된 로봇은 기존의 4축 로봇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다양한 동작이 가능해짐에 따라 단순 작업에 한정되었던 로봇의 영역을 한 층 확대하는 성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송작업으로 대표되던 로봇의 역할이 복잡한 조립까지로 확장된 것에도 6축 로봇이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6축에 한 축을 더한 7축 로봇이 등장하면서 다관절 로봇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
7축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층 사람에 더 가까워진 유연성으로 볼 수 있다. 팔꿈치 각의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로봇 팔은 장애물 같은 간섭요소를 유연하고 섬세하게 회피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대상물을 잡고 동작을 수행할 때 위치와 자세까지 결정되어 각 축의 계산에 의해 움직이던 기존의 6축 로봇과는 달리, 자유도에 여유가 생기면서 물건을 잡고 제어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 준비 중인 대부분의 양팔로봇에는 대부분 7축 로봇을 채용하고 있는 추세여서 산업용 로봇의 사용 분야 또한 점점 확장될 전망이다.

 

7개의 축으로 부품을 조립하라!


조립현장에서 야스카와전기의 7축 로봇은 로봇의 설치장소부터가 기존 6축 로봇에 비해 자유롭다는 강점을 가진다. 6축 로봇의 경우 가반 중량에 문제가 생겨 벽면이나 천장에 설치할 수 없었던 반면 7축 로봇은 바닥에서 벽, 천장, 기울어진 경사면 설치까지 가능해 졌다.


또한 최근 로봇의 추세에 편승해 작고 슬림해진 몸집은 로봇을 위한 작업장의 새로운 세팅이 필요 없이 사람이 작업하던 작업장 레이아웃을 그대로 놓고 써도 될 정도로 사용상의 편의성도 로봇의 강점이다.


7축 로봇은 조립을 수행함에 있어서도 다양한 자세의 대응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적용할 수 있는 분야도 대폭 늘어났다. 장애물을 넘어서 부품에 접근해 조립을 수행하거나 부품을 잡은 위치 그대로 조립을 위해 자세를 바꾸는 등의 동작이 가능해짐에 따라 케이스 내의 작업을 수행하거나 좁은 공간의 작업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로봇 축은 진화 중


7축 로봇은 최근 양팔로봇에의 채용이 늘어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양팔로봇이 보다 사람에 근접한 조립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로봇 팔에 7축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Adapt Korea의 이중엽 대표는 “최근 미국 Rethink Robotics의 Baxter의 경우도 4축이나 6축 타입의 로봇보다는 7축이 현재 가장 인간의 팔과 유사한 모션을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7축 로봇 팔을 개발했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양팔로봇 시장에 한 발 앞선 대응으로 주목받고 있는 야스카와전기 역시 양팔로봇과 함께 7축 로봇의 라인업인 SIA시리즈도 함께 선보이면서 차세대 조립로봇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한편 이러한 7축 로봇의 등장은 향후 있을 8~9축 로봇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NT리서치의 김경환 대표이사는 “로봇의 7자유도 기술이 완성되면 자연스럽게 8~9자유도 기술 개발도 이어질 것”이라며 로봇 축의 지속적인 진화를 예견했다. 7축 로봇이 갖는 장애물에 대한 강점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일 경우 후발업체는 특허문제를 피해 8~9축 로봇을 조기에 상용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가와다공업의 Nextage
◀ 야스카와전기의 7축 로봇 조립 모습

 


차세대 로봇


차세대 로봇으로 자동화의 중심에 서다


로봇이 사람의 관절과 비슷한 7축을 갖고, 양팔을 가졌다는 것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의 관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야스카와전기는 이미 “자동화 현장에서 사람을 빼내고 그 자리에 로봇을 넣어 사람과 똑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하며 로봇이 완벽한 자동화를 완성해 줄 아이템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NT리서치의 김경환 대표이사 역시 “기존에는 전용기를 비롯해 작업대, 주변장치들과 함께 로봇이 자동화 작업의 하나의 요소로만 그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양팔로봇은 별도의 장치 없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두 팔에만 의존한 작업이 가능해져 고정과 회전, 이동 등을 혼자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로봇이 단독으로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됨으로써 로봇의 위상을 한 층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편 이들 로봇은 사람을 대체함과 동시에 사람과의 협업이라는 중요한 과제도 생각하고 있다. 아직은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없는 로봇의 특성상 작업 현장에서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는 문제도 해결해야하기 때문이다.
가와다공업의 양팔로봇의 경우 출력 80W의 저출력 모터를 사용해 로봇과 사람의 협업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다. 일본의 위생 및 산업안전에 관한 법규에서 이보다 높은 출력을 사용하면 안전을 위한 펜스 설치가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Rethink Robotics 또한 Baxter를 기획하면서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작업자와의 충돌 등과 관련해 총괄적인 안전 시스템을 확보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으며 로봇 사이사이에 사람이 함께 들어가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을 정도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조립 현장의 휴머노이드 열풍


그동안의 산업용 로봇은 사람의 노동을 대체한다는 목적 하에 탄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형적인 모습에서는 사람과 다소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집어들고 옮기는 단순한 로봇의 역할에서는 사람과 같은 섬세함보다는 스피드와 가반하중 등에 더욱 경쟁력을 집중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의 발전과 더불어 로봇의 역할이 점점 사람을 닮아가면서 최근의 차세대 로봇은 그 외형 또한 사람과 비슷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람의 손으로만 가능했던 조립을 로봇이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비슷한 팔, 사람과 비슷한 손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비전이나 힘 센서 등 다양한 요소기술에서도 사람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좁아지는 현장과 작아지는 부품에 대한 조립을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로봇의 움직임 못지않게 다양한 감지기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걸음 한 걸음 사람을 닮아가며 산업 자동화의 중심을 향해 발길을 옮겨가고 있는 차세대 로봇. 아직은 초기단계에 불과한 기술력이지만 언젠가는 조립현장의 또 다른 사람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문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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