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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피부처럼 느끼는 초감도 센서 개발 사람의 피부처럼 느끼는 초감도 센서 개발 문정희 기자입력 2012-10-22 00:00:00

누르고, 당기고, 비틀고 “이제 로봇도 다~ 느껴요”
사람의 피부처럼 느끼는 초감도 센서 개발

 

사진. AUTOMATICA

 

로봇의 촉각을 한층 더 높여줄 초감도 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누르고 당기고 비트는 자극을 사람 피부처럼 감지할 수 있는 이 센서의 개발은 향후 로봇에도 적용되어 섬세한 촉각이 필요한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날이 갈수록 사람을 닮아가는 로봇 기술에게 ‘더욱 사람 같은 피부’를 선물해 줄 이번 센서개발은 외국의 유명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다.

 


다기능 초감도 센서 개발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가능한 초감도 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서울대 서갑양 교수가 방창현 박사, 안성훈 교수 등과 함께 개발한 이 센서는 마치 사람의 피부처럼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미세자극을 감지할 수 있으며, 얇고 잘 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생체와 비슷한 섬모(애벌레 같은 유생의 체표, 포유류의 기관상피 등에 존재하는 움직일 수 있는 세포소기관)를 이용한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과학전문지인 ‘네이처’의 자매지로서 나노기술과 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Nature Materials’에 게재되어 인공 피부센서 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연구개요 및 결과
- 연구내용
이 연구는 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미세 고분자 섬모의 체결 현상을 기반으로 한 연구로, 초감도의 유연한 피부부착형 센서를 개발하여 새로운 센서의 개념과 이를 통한 다양한 응용 방법을 제시하였다.
기존에 보고된 피부부착형 다기능 센서의 경우, 나노스케일이 가지는 여러 층의 복잡한 패터닝(Patterning) 및 조합(Assembly) 공정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항상 제기되어왔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다기능 피부접착 센서는 이를 보완하여 상대적으로 간단한 나노섬모 체결 현상을 통해 미세한 기계적 자극들(압력, 전단, 뒤틀림)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새롭고 효율적인 개념을 제시했다. 먼저 반데르발스 힘에 의한 나노 구조물들 간의 기계적 체결 구조를 기반으로 전기적 특성을 얻기 위해 나노섬모와 기판에 백금(Platinum)을 나노스케일로 증착하였고, 상하 나노섬모 간의 간단한 조합과 PDMS(Polydimethylsiloxane)의 박막 실링(Sealing)을 통해 센서를 제작하였다. 또한, 금속 증착 시 간단한 마스킹(Masking)으로 64개의 픽셀(Pixel)들로 이루어진 공간 분할도 가능하게 설계했다.
이렇게 탄생된 센서는 압력의 경우 최소 5Pa의 매우 미세한 힘을 감지할 수 있었으며, 표면 전단의 경우 최소 0.001N, 토션의 경우 0.0002Nm의 힘을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힘의 변화는 저항의 변화값과 센서의 물리적 변형률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G.F.(Gauge Factor)값을 분석함으로써, 세 가지 각기 다른 물리적인 힘을 구분해 낼 수 있었다. 즉, 미세한 물리적 외력(압력, 전단, 뒤틀림)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 저항의 선형적인 변화를 통해 미세 힘의 종류와 크기를 감지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또한, 이 연구는 실용적 응용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했다. 초소수성 표면이 코팅된 센서위에서 20μl의 물방울을 5cm 높이에서 떨어뜨려 운동에너지에 의해 발생한 물리적인 힘의 변화를 모니터링하였으며, 더 나아가 사람의 손목에 센서를 접촉하여 운동 전후 맥박의 변화 및 혈관 압력의 차이를 관찰해내기도 했다. 이는 이 센서가 앞으로 정밀 기계적인 응용과 생체 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 분야 및 인공피부 기술로의 응용에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 센서의 유연성 확보
이 센서는 유연성 확보를 위해 고분자기판(PDMS) 사이에 금속으로 코팅된 고분자 나노 섬모의 상하부 결합체를 넣어 만들어졌다. 센서의 제작은 동일한 구조의 금속이 코팅된 나노 섬모의 반데르발스 힘의 자연적인 결합에 의해 간단히 제작될 수 있으며, 상부와 하부에 부착된 얇은 고분자 기판으로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총 64개의 작은 센서들의 제작이 가능하다.

<그림1>의 a가 연구진이 개발한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개략도이며, b는 9×13㎝ 크기의 센서로 그 유연성을 보여준다. c는 나노 섬모를 전자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 <그림1> 센서의 제작은 개략도와 같이 동일한 구조의 금속이 코팅된 나노 섬모가 반데르발스 힘의 자연적인 결합에 의해 간단히 제작할 수 있으며, 상부와 하부에 있는 얇은 고분자 기판으로 센서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

 

 

- 센서의 작동원리
센서는 여러 가지 자극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원리로 설계되었다. 센서에 전해지는 누르거나(Pressure), 당기거나(Shear), 또는 비트는 힘(Torsion)들은 미세 섬모의 결합에 변형을 일으키며 이는 저항 변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저항 변화의 감지를 통해 센서는 각각의 힘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감지하게 된다.
작동 실험 결과, 센서는 압력의 경우 최소 5Pa의 매우 미세한 힘까지 감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 피부의 간단한 접착이 <1000Pa임을 감안할 때 매우 작은 힘을 감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표면 전단의 경우 최소 0.001N, 토션의 경우 0.0002Nm의 힘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림2>의 a는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개략적인 작동원리를 설명한 것이며, b는 센서의 저항 신호 패턴을 분석한 그래프이다.

 

 

▲ <그림2> 누르거나(Pressure), 당기며(Shear), 또는 비트는 힘(Torsion)에 의한 미세 섬모의 결합의 변형은 저항 변화를 유발시켜 각각의 힘을 동시에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게 해준다.

 

 

- 센서의 자극감지
개발 된 센서에 누르는 힘, 당기는 힘, 그리고 비트는 힘을 가한 후 그에 의한 전기적 신호인 저항값과 변형율을 모니터링 한 결과, 센서는 세 가지의 힘을 모두 구분해 나타낼 수 있었다. 세 가지 힘의 변화를 실시간의 저항 변화값과 센서의 변형률의 게이지율을 분석해 각기 다른 힘을 구분해낸 것이다. 각각의 게이지율 값을 살펴보면 압력의 경우 ~11.45, 표면 전단력의 경우 ~0.75, 토션의 경우 ~8.53의 값을 갖는다. 이와 같이 센서는 가해지는 미세한 자극을 감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각의 힘이 어떤 방식으로 가해지는 지도 구분할 수 있었다.
<그림3>은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압력(Pressure), 당김(Shear), 그리고 비틀림(Torsion)에 대한 실험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a는 각각의 힘에 대한 감지 및 구별을 나타내고 b는 이를 어떻게 구분해 내는지를 그래프로 표현했다.

 

▲ <그림3>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압력(Pressure), 당김(Shear), 그리고 비틀림(Torsion) 감지

 

- 센서의 응용
연구팀은 센서가 다양한 곳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도 진행했다. 첫째로 20마이크로리터의 아주 적은 양의 물방울을 초소수성 표면이 코팅된 센서 5㎝ 위에서 떨어뜨려보았다. 그 결과 아주 작은 0.4초 이내에 일어나는 표면의 미세한 충돌 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진행한 실험은 손목에 센서를 접촉하여 운동 전후의 맥박 및 혈관 압력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실험결과, 손목의 맥박과 혈관 등의 작은 변화까지도 감지할 수 있었으며 운동 전후 확실한 변화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미세한 힘을 모니터링 해야하는 정밀 기계적 응용이나 생체신호를 관찰하는 의공학적 분야까지 센서가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림4>는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응용 실험을 나타낸 결과물로, 총 두 가지 실험에 대한 센서의 반응을 알 수 있다. a는 초소수성 표면이 코팅된 센서 위에서 미량의 물방울 충돌 관찰 실험을 진행한 사진이며, b의 그래프는 2마이크로리터의 물방울이 0.4초 이내에 어떤 자극을 주었는지를 보여준다. 0.4초 이내에 8번의 표면 충돌이 나타났으며 최소 3Pa의 힘이 감지되었다. c는 초감도의 유연한 피부부착형 센서를 이용한 맥박측정 실험 사진으로, 운동전후 맥박 횟수와 혈압의 변화가 나타났음을 d를 통해 알 수 있다.

 

▲ <그림4> 유연한 초감도 센서의 응용실험

 

 

저렴한 공정과 섬세함 감지로 실용성 높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종이처럼 둘둘 말아서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얇고 쉽게 휘어지는 전자기기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의료분야에서는 얇고 투명해 손목 등에 부착할 수 있는 피부부착형 장치나 사람의 몸에 넣어서 외부의 자극이나 생체신호를 감지해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다기능 센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더욱 얇아지고, 휘어지며, 섬세한 자극감지가 가능한 센서의 등장은 다른 분야로의 확산이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까지도 그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사람의 피부를 모방한 대부분의 센서들은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많은 양의 복잡하고 미세한 소자들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는 매우 작아서 다루기 어렵거나 인체의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소재(나노선, 나노튜브 등)들을 사용하는 등 실제 응용이 가능한 센서를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왔다.
이번 서갑양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는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한 결과물로, 피부처럼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미세자극의 감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 센서는 타 센서에 비해 훨씬 저렴한 공정(모세관력 리소그래피 공정)으로 제작된 고분자/금속 나노 섬모를 활용함으로써 적은 비용으로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다.

 

센서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기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인공피부센서의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사람의 피부와 같은 센서’의 탄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개발된 센서는 한 층 더 피부에 가까워진 형태로 앞선 기술력을 보여주었다. 1만회 이상의 반복적인 강한 압력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였으며, 간단한 회로 설계를 이용해 총 64개의 작은 센서로 공간을 분할할 수 있어 사람의 피부와 흡사한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 간단한 공정과 저렴한 제작비용까지 실현하면서 이 센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 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센서를 개발한 서갑양 교수는 “이번 연구는 누르거나 당기거나 비트는 감각까지 피부처럼 감지하는 센서의 개발로, 향후 다양한 생체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담당의사에게 전달하는 의료기기나 신개념 IT 터치패드 기술, 로봇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 www.mest.go.kr

 

<필 자>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서갑양 교수

 


 

문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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