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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용화 문턱 넘기 힘든 R&D 과제... KITECH, 이색 방법으로 상용화 성공! 연구실 밖에서 시작된 제조용 로봇 기술 상용화 정대상 기자입력 2021-07-30 10:14:23

기술개발과 상용화의 간극은 생각보다 넓고 깊다.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도 상용화에 실패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적지 않다. 연구자와 수요자 간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거나, 단기 과제 중심의 기술개발이 지닌 한계, 실증의 어려움이나 엔드유저의 외면 등 좋은 기술이 여러 요인으로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이하 생기원)이 공개한 세 가지 사례는 의미가 깊다. 생기원은 산업 현장 제조 혁신에 필요한 로봇 핵심기술들을 개발하고 ‘연구자 창업, 롱텀(Long-term) 기술 협력, 보급 사업’이라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상용화 성과를 냈다. 


매년 다수의 로봇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연구실 시제품 단계에 머무르거나 또는 기술 이전에 성공하더라고 상용화로 이어져 실제 생산 현장에 활용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에서는 개발된 기술들이 상용화의 고비에서 사장되지 않도록, 연구자 창업을 지원하거나 기술 이전 기업과 장기간 협력해 후속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영세 기업들의 공정 자동화를 돕기 위해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 보급 사업도 직접 추진 중이다. 


생기원 지상훈 로봇응용연구부문장은 “국내 유일의 실용화 연구기관으로서 연구실 밖으로 나가 산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현장 가까이에서 제조로봇 수요를 빠르게 읽고 상용화에 반영해 소·부·장 독립 및 디지털뉴딜 성과 확산에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생기원 로봇응용연구부문은 2003년 허브로봇센터로 출범한 이후 지난 18년 동안 지능형 로봇 중심의 연구개발 및 정책 기획·수립, 기반구축 사업 등을 다방면으로 수행하며 국가 로봇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연구자 창업으로 양산 성공

생기원 박상덕 박사는 제조로봇의 구동모터를 고속·고정밀로 제어해주는 핵심부품인 서보드라이브를 개발하고 이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주)웰콘시스템즈(이하 웰콘시스템즈)’를 창업해 상용화를 이뤘다. 

 

웰콘시스템즈의 서보드라이브 제품군(사진. 웰콘시스템즈)


기존에 서보드라이브 완제품은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 등 정밀공업 강국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중소 규모의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공정맞춤형 제품을 주문하거나 사후관리를 지원받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박상덕 박사와 로봇응용연구부문 연구자들은 2000년대 초반, 서비스 로봇을 연구할 당시 필요했던 서보드라이브를 자체 개발하고, 이후 첨단 정밀 제어기술 등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제품 성능을 향상시키면서 기술 이전을 추진해왔다. 이후 수요 기업의 요구가 점차 복잡·다양해짐에 따라 창업을 결심, 지난 2018년에 서보드라이브와 컨트롤러, 모니터링 앱, 소프트웨어 등을 모두 융합해 ‘모터 제어 통합시스템’을 제공하는 웰콘시스템즈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공정맞춤형 주문 제작과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을 살려, 지난해 반도체 이송장비용 드라이브 160개를 대기업 S사에 납품하는 등 국내를 비롯해 중국 기업 7곳으로부터 대량 수주에 성공, 양산에 돌입했다.

 

10년 이어진 기술 협력이 만든 결실

생기원 배지훈 박사는 기술 이전 기업 ‘(주)원익로보틱스(이하 원익로보틱스)’와의 10여 년에 걸친 지속적인 기술 협력 끝에 ‘인간형 로봇핸드’의 산업용 제품 첫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배지훈 박사 연구팀과 원익로보틱스가 함께 상용화에 성공한 인간형 로봇핸드(사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난 2010년 세계 최초의 인간형 로봇핸드를 개발한 배지훈 박사는 2012년 로봇기업 원익로보틱스에 기술을 이전해 사람 손처럼 4개의 손가락과 16개의 관절을 자유자재로 구부려 다양한 형태의 물체를 잡거나 조립할 수 있는 ‘알레그로핸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출시 이후 9년간 삼성, 구글, 페이스북, 엔디비아,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 연구소에 150대가량 판매됐으며, 현재도 로봇핸드 연구용 플랫폼으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배지훈 박사는 한발 더 나아가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10년째 이어나감으로써 생산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후속모델 공동개발에 착수, 올해 초 3개의 로봇손가락으로 운용 가능한 산업용 로봇핸드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원 측은 “내년에 출시 예정인 이 산업용 로봇핸드는 기존의 네 손가락 제품보다 단가를 낮추면서도 사람 손처럼 빠르고 정교하며 유연한 동작이 가능해, 집게 형태의 그리퍼를 대체하는 협동로봇 핵심부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로봇 자동화 위한 표준공정 모델 개발 및 보급

생기원 남경태 박사는 열악한 작업환경에 인력도 점차 고령화되고 있는 뿌리기업을 대상으로 로봇을 활용한 표준공정 모델 개발과 보급 사업을 함께 추진해 생산현장의 로봇 자동화를 직접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뿌리기업은 규모가 영세하고 설비투자 여력이 낮으며 로봇 자동화가 생산성 향상에 효과적인지 여부도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실정이다. 한편 로봇 공급기업 역시 고급인력이 부족하고 R&D 프로세스도 효율적이지 않아 뿌리기업 맞춤형 시스템 자체 개발에 한계가 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남경태 박사가 뿌리기업에 구축 지원한 로봇 자동화 공정,기존 수작업 공정(위 사진)을 로봇 활용 표준공정 모델을 적용해 자동화(아래 사진)했다. (사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남경태 박사는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먼저 4대 뿌리 수작업 공정을 분석하고 로봇, 주변장치, 설비, 소프트웨어 등을 하나의 모듈로 개발해 로봇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로봇 활용 표준공정 모델을 개발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설비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에 방문해 모델 타당성 검토 및 경제성 분석, 3D시뮬레이션 검증, 테스트베드 시험평가 순으로 기업맞춤형 보급 사업을 수행했다.


남경태 박사 연구팀은 2020년 6월에 시작한 뿌리산업 제조로봇 선도 보급 실증사업(2020~2024)으로 저항용접, 머신텐딩 2개 분야의 표준공정 모델을 개발, 현재까지 24개 뿌리기업의 로봇자동화를 실현했다. 해당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생산성 57% 향상, 불량률 74% 감소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올해 1월부터는 아크용접, 머신텐딩 후측정, 주조 후처리가공, 도장 4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해 12개 뿌리기업을 추가 지원 중이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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