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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 협력이 일궈낸 휴머노이드 오픈 플랫폼 DARwin-OP “소스나 도면은 물론 가공방법까지 공개… 홀딱 벗었다!” 정대상 기자입력 2012-07-13 00:00:00

산·학 협력이 일궈낸 휴머노이드 오픈 플랫폼 DARwin-OP
“소스나 도면은 물론 가공방법까지 공개… 홀딱 벗었다!”

 

▲ (주)로보티즈 김병수 대표이사

 

DARwin-OP(이하 다윈)에 대한 소개.
버지니아텍과의 공동 개발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완전히 오픈된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으로서, 사용되는 소재부터 제작하는 방법까지 모두 공개되어 있다. 3D데이터도 다 공개되어 있어 3D프린터를 활용해 고객이 직접 제작할 수도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다윈이 지니는 의의가 있다면 무엇인가.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로봇 분야에서 오픈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픈 플랫폼에 관해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현재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IT분야를 돌아봤을 때,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필요한 초기 진입 상황에서 플랫폼들의 소스를 공개함으로써 시장이 확장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로봇 분야에서도 관련된 S/W, H/W, 콘텐츠 등의 기술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지 않고 집적되어 쌓이기 위해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여러 사람들이 공동으로 작업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테면 오픈 플랫폼과 한 쌍을 이루는 생태계의 개념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이 생태계 조성은 하나의 기업이 모두 할 수 없다.

다윈은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기업과 학계가 함께 일궈낸 성과이다.

버지니아텍과 긴밀한 협조를 하는 듯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떤 관계인가.

로보티즈 제품의 실용적 가치를 잘 이해하고, 활용해주는 고객이라 할 수 있다. 다윈은 물론 버지니아텍의 찰리 시리즈에는 동사의 ‘다이나믹셀’이 적용되고 있다. 버지니아텍의 데니스 홍 교수는 로봇기술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기술 이후의 가치 부분에 관심을 가진 인물이다. 본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위해서는 직접 제작한 연구 결과물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 오픈된 마인드의 소유자이며, 로봇 소사이어티의 빠른 발전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가 우리와 잘 맞아 다윈이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오픈 플랫폼을 함께 선보이게 됐다. 초기 버지니아텍에서 제시한 다윈은 완성도 면에서는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나 그 아이디어와 철학이 탁월했고, 로보티즈는 그것은 양산 및 상품성 있는 안정한 로봇으로 재설계하여 상품화 했다. 이후 다시 버지니아텍을 중심으로 한 여러 미국대학에서 다양한 응용사례를 개발하여 공개하면서 판매가 활성화 되었다.

 

다윈과 찰리에 적용되는 다이나믹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모든 로봇은 구동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구동원을 제작하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주는 것이 바로 다이나믹셀이다. 감속기어, 제어기, 구동부, 통신부를 통합한 하나의 모듈로서, 로봇 플로토 타입 제작 시간을 줄여 연구자들이 그만큼 본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버지니아텍 역시 이러한 장점을 높이 평가해 다이나믹셀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는 이들이라면 다들 한 번쯤은 다이나믹셀을 사용하거나, 검토해봤으리라 생각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면까지 공개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물론이다. 특히 내부적으로 엔지니어들의 많은 반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지니아텍의 제안대로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로봇산업을 위한 기여라는 관점도 있었겠으나 비즈니스 전략 측면에서도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굉장히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시점에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이걸 사용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다.

오픈 플랫폼 개발에 있어 난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적 난제들은 사실 오픈 플랫폼으로 구현되면 많은 부분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산·학·연·관이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힘들 수 있다. 

 

이러한 난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부분이 필요한가.
로보티즈와 버지니아텍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부분은 이국(異國)의 연계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 부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력, 지원을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기관이나 기업은 계속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로보티즈와 버지니아텍과 같은 협력 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점이 중요한가.

협력을 위해서는 우선 서로 간에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시작하면 안 된다. 바라는 것을 앞세우기 전에 마음을 비우는 것이 협력의 기본이다.
다윈을 예로 들자면, 이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은 사실 판매를 예상하지 않았던 제품이었는데 판매 사례로 이어졌다.
사실 통상적인 협력관계에서 이런 판매 사례가 생긴다면 ‘로열티’에 관한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
하지만 버지니아텍 측은 “우리도 로보티즈 측에 많은 것을 얻었다”며 로열티를 요구하지 않았다. 물론 로보티즈 역시 그들과 함께 다윈의 모든 제원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마인드가 선행된다면 모든 상호 간의 협력은 자연스럽게 성공 사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로봇이라는 외길로 10년을 넘게 사업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생긴 로봇산업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로 맺음말을 하고 싶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비산업용 로봇을 상용화하고자 끊임없는 시도를 해왔지만 기대만큼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 같다. 그 이유로는 아직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전략적 고민이 부족하지 않았었나 하는 느낌이다. 아직 연구단계에서 더 검증해야 할 기술로 로봇을 만들어 급하게 상용화하면서 겪는 부작용도 있는 듯하고, 로봇이 필요한지에 대한 냉정한 판단 없이 시장이 크다고 로봇을 밀어 넣은 사례도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사업화 없이 무작정 연구개발만 하면서 기다리자는 것이 아니다. 미숙한 분야는 그 나름대로의 보급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로봇 사업에 깊게 관여한 사람일수록 로봇이란 것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는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전에 좀 더 그 속성을 파악하는데 고민할 필요가 있다. 거기서 로봇 시장을 리드할 전략이 나올 수 있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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