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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통한 국위선양, 꾸준한 관심과 응원이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휴보 정대상 기자입력 2012-07-11 00:00:00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휴보
“휴머노이드 로봇 통한 국위선양,
꾸준한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 오준호 박사

 


Q.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의 첫 출시는.
A.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의 필요성에 가치를 두고 개발하게 된 휴보는 2004년 처음 선을 보였다. 당시 카이스트에서는 휴보 이전에 KHR-1, KHR-2 두 로봇을 만들었으며, 세 번째 로봇인 KHR-3가 바로 휴보1으로 알고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당시 첫 출시되었을 때 120cm의 신장과 55kg의 신장, 시속 1.25km의 속도를 구현했다.

 

Q. 휴보의 특징은 무엇인가.
A. 현재의 휴보는 KHR-4 플랫폼으로 두 번째 타입(휴보2)이 발표된 상태이며, 제원이 조금 변했다. 휴보2는 기존보다 체중이 줄어든 43kg의 인간형 로봇으로 두 발로 걷는 것은 물론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된, 달리기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또한 휴보1이 너무 굵은 손가락으로 인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수행하는데 그쳤다면 휴보2는 손가락에 적용된 동력벨트를 와이어로 교체해 보다 인간과 가까운 손동작을 구현, 물체를 파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손목을 사람처럼 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Q. 현재 휴보의 개발 방향은 무엇인가.
A. 휴보3에 대한 개발 계획은 아직 없다. 현재는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의 시스템 안정성 및 완성도를 보다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하드웨어 분야보다 O/S, 워킹 알고리즘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비중을 두고 있다.

 

Q.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A.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시스템 플랫폼을 연구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이 수반된 테크닉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휴보 역시 꾸준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로봇의 워킹을 예로 들자면, 현재 로봇이 걸을 수 있다고 이게 10분 후, 100분 후에도 걸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이것을 보장할 수 있는 것, 이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다. 즉 모든 조건이 충족된 최고의 상태에서가 아닌 최소한의 조건에서 워킹이 가능해야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상당한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비슷한 수준의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계속 나올 뿐이다.

 

Q. 일각에서는 휴보와 아시모를 비교하는 목소리들이 많은데.
A. 아시모와 비견될 수 있다는 사실은 영광이다. 하지만 휴보는 아시모와 비교 대상이라 할 수 없다.
아시모와 휴보는 투입되는 물량에서부터 서로 추구하는 방향까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두고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Q. 휴보가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이며, 아시모와 어떤 차이를 지니고 있나.
A. 물론 차이는 있다. 제원적인 차이를 제쳐두고 개발 동기로 인해 파생되는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혼다의 아시모는 기술력을 증명하고, 이를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됐다. 그래서 플랫폼이 개방되어 있지 않다. 혹여 임대의 형식을 빌려 아시모를 사용하더라도 혼다측에서 100%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플랫폼 개방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휴보는 개발 초기부터 연구용을 목적으로 개발됐기에 오픈된 플랫폼이다. 또한 기업, 혹은 정부가 아닌 개인의 연구에 의해 결과를 맺은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는 점도 차이가 있다.

 

Q.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가 로봇계에서 지니는 의의가 있다면.
A.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자금이 굉장히 많이 투입되어야 되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할 엄두를 쉽사리 낼 수 없는 분야이다.
연구비는 어떻게 조달할 것이며, 연구 인력은 어떻게 구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고, 또한 단기간에 시장이 열려 수익이 창출되거나 쓸모가 있을 것 같지 않아 개인이 할 수 없는 연구다.
이 패러다임을 거부하고 뒤집어 놓은 게 바로 휴보이다. 휴보가 지니는 최대의 의의는 바로 이런 사회적 통념을 깬 것이 아닐까 싶다.

 

Q.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느 정도인가.
A. 현재까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적은 없고, 정부에서 일부 지원을 받은 적은 있다. 2004년 처음 휴보를 발표하고, 2009년까지 대략 30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지원받았고, 올해로 이 지원은 마무리된다.
혹자는 ‘한국은 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올인하고 있나’라는 의견을 펼치기도 하지만, 사실 휴보는 ‘올인’할 정도의 금액을 지원받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감사한 일은 이 지원이 성장동력사업이라는 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받은 것이라는 점이다. 즉 휴보가 지닌 상징성을 정부가 인정해줬다는 뜻이다. 한국이 로봇강국으로 불리고 있고, 이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 휴보라고 인정받은 것이다.
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몇 천 억원의 시장이 된다고, 그러니까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나는 거짓말쟁이다. 하지만 ‘일본의 로봇은 곧 아시모’라는 인식처럼 실체가 있는 상징적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분야는 충분히 가치가 있고, 2~3명의 적은 인원이라도 꾸준히 연구해나가야 한다.
실제로 휴보에 적용된 로봇기술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가 있고, 한편으로 모터, 알고리즘 등 다양한 기술의 테스트 역할도 하고 있어 상징적 가치 외에 실질적인 가치도 창출하고 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논문, 특허 보유나 시장 창출 등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힘든 분야이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자체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한편 DARPA에서 올해의 챌린지 도전 과제가 나왔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차량에 탑승해 목적지까지 이동하고, 갖은 장애물을 헤쳐 건물 속 파이프와 펌프 등의 위치를 찾아 수리하는 내용의 시나리오이며, 현재 우리는 이 로봇 챌린지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만약 도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해 엄청난 국위선양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회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로봇산업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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