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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조류 퇴치 로봇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 조류 퇴치 로봇 개발 성진용 기자입력 2012-04-24 00:00:00

한국원자력연구원, 조류 퇴치 로봇 개발

Robot, 인간·조류 모두에게 불행한 버드스트라이크를 해결하라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에 있어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는 조류의 생명을 포함해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는 국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LIG넥스원 등과 함께 3년여에 걸쳐 ‘조류 퇴치 로봇’을 개발했다. 현재 원주, 수원 비행장 등 이미 테스트 단계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는 조류 퇴치 로봇에 대해 알아보자. 

 


1. 활주로의 골칫거리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가. 조류 퇴치 로봇 개발 개요
공항에서의 조류 퇴치는 국제적인 미해결 과제로, 조류충돌 사고는 인적, 물적 피해뿐만 아니라 공항의 이미지 실추 등 다양한 형태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ICAO(국제민간항공기구)의 2003년 보고에 따르면 조류충돌 사고로 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420대의 항공기에 치명적 파손이 발생하였으며 조류충돌사고의 90% 이상이 이·착륙시 발생하였다. 국내공항의 사정 역시 이와 비슷하다.

 

 사고 발생 높이는 주로 지상으로부터 약 300m 이하에서 발생하였으며, 사고 발생시간은 40% 이상이 야간에 발생하였다.FAA(미연방항공청)는 2004년 6,360건의 조류충돌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이 통계에 따르면 민항기와 관련하여 1990년부터 2007년까지 약 8만 건의 조류충돌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는 전체 비행편과 비교해 보면 약 10,000번 비행당 한 번꼴로 조류충돌 사건이 발생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높지 않은 사고 빈도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종류에 따라 많은 인적, 물적 피해를 가져온다.


나. 조류충돌 사고 사례
세계적으로 조류충돌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 공군 E-3 조기 경보통제기(AWACS)의 조류 충돌 사고를 살펴보면, 1995년 9월 22일 알라스카 엘멘돌프 공항을 이륙하던 E-3 AWACS기가 35마리의 캐나다 기러기 떼와 충돌로 기체가 추락, 24명이 사망했다. 뿐만 아니다. 2009년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에서 이륙한 US Air 1549편이 기러기 떼를 만나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조류충돌 사고)가 발생, 이륙한지 불과 수 분만에 인근 허드슨 강으로 불시착했다.


국내에서도 1994년 제주공항을 이륙한 대한항공 KE326편 엔진에 꿩 한 마리가 빨려 들어가 화재 발생 및 엔진 파손을 일으키며 40억 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다. 김포공항의 경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총 항공운항 621,208회 중 86건의 충돌사고가 발생하였고, 이외 공군 및 주한 미군 비행장에서도 항공기 조류 충돌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다. 조류 충돌 사고의 사회적/경제적 비용
국내공항의 항공기 조류충돌 발생은 항공기 운항횟수에 비례하여 일어나고 있다.이러한 조류충돌 사고는 항공기의 충돌부위에 따라 엄청난 인적, 물적 피해를 입히게 된다.2002년 김포공항 조류충돌 사고로 Fan Blade, Guide Vane 등이 손상되어 144,657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


국내공항의 경우 42%가 엔진 부위에서 조류충돌이 발생되고 있으며, 그 피해는 소형 조류에서는 피해가 미미하나 중대형 조류는 엔진 파손을 일으켜 운항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기도 한다.특히 중대형 조류의 항공기 충돌은 조류의 무게와 항공기의 속도가 더해져 엄청난 충격력을 가지게 된다.

 

2. 한국원자력연구원, 조류 퇴치 로봇 본격 개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LIG넥스원 등이 개발한 조류 퇴치 로봇은 무인 자율 이동 로봇과 레이저, 원자력 발전소 제어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항공기 안전의 치명적 위협 요인인 버드 스트라이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개념 공항 조류 퇴치 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개발, 테스트 중에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주관 연구기관으로 LIG넥스원, 경원훼라이트공업(주), (주)한국환경생태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국내 군 및 민간 공항 내 조류충돌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반자율 이동로봇과 극지향성 음향 송출을 이용한 공항 내 조류 퇴치 시스템(이하 공항 조류 퇴치 시스템)’을 2012년까지 개발하기로 하고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지식경제부 및 방위사업청 주관 ‘민·군 겸용기술사업’의 지원으로 개발, 테스트 중인 이 시스템은 극지향성 음향 송출 장비와 레이저 송출 장비, 주/야간 컬러 카메라, 열영상 카메라, 음향 탐지 장비, 레이저 스캐너 등 조류 탐지 및 퇴치 장비를 무인 이동 로봇에 탑재, 원격 이동 명령에 의해 공항 내 다양한 지역을 이동하며 주/야간 전천후로 조류를 퇴치할 수 있는 무인 반자율 이동 조류 퇴치 시스템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이 시스템을 2012년 5월까지 개발·테스트를 완료한 뒤 군 당국과 협의를 거쳐 전국 군 공항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 민간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와 긴밀하게 협력, 운용성 사전평가 등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사전 해결함으로써 민간공항에도 조속한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로 개발할 ‘공항 조류 퇴치 시스템’은 공항 내 조류의 위치와 종류를 음향과 영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탐지한 뒤, 조류가 로봇임을 학습하지 못하도록 불규칙한 패턴으로 이동, 접근해서 음향과 레이저, LED 조명장치 등 첨단 퇴치기술을 활용해 퇴치하는 세계 최초의 다중 조류 퇴치 시스템이다.


현재 국내외 공항의 조류 퇴치는 폭음기, 확성기 등을 이용한 재래식 퇴치, 공항 조류퇴치팀(BAT; Bird Alert Team) 활동, 조류가 싫어하는 기피음을 이용한 음향 퇴치, 레이저 이용 퇴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다. 특히 재래식 방법은 소음으로 인한 민원 발생 가능성이 있는 데다 고정식 장비일 경우 조류의 학습 능력으로 효과가 떨어진다. 또한 레이저 장비는 조도가 높은 주간에는 효과가 떨어진다. 이에 따라 여러 종류의 퇴치 시스템 체계를 융합해서 사용함으로써 개별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고 주/야간 전천후로 조류를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퇴치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3. 다양한 로봇기술로 무장한 조류 퇴치 로봇
조류 퇴치 로봇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원자력 발전소 원격 감시 및 제어 기술, 고출력 레이저 기술과 강한 방사선에 노출되는 원자력 발전소 내부에서 각종 점검 및 감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개발을 통해 축적한 이동 로봇 플랫폼 및 제어 기술, 그리고 LIG넥스원이 보유한 탐지/인식 기술 및 첨단 IT 기술, 경원훼라이트공업이 보유한 극지향성 음향 설비 기술, 한국환경생태연구소의 조류 관련 전문 기술을 융합, 탐지-이동-퇴치를 운전원이 무선 통신으로 원격 제어함으로써 조류 퇴치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운용성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가. 탐지
주/야간 컬러 카메라와 열영상(IR) 카메라, 음향 탐지기 등 3가지 탐지장치를 장착, 영상 및 음향 분석 기법을 융합해서 조류의 위치 및 종류를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한다. 수집된 정보는 조종사에게 조류 출현 경고를 할 수 있도록 조류 위치, 영상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제탑에 제공한다.


나. 이동
도랑, 습지, 웅덩이 등 활주로 주변 장애 지형에서도 이동성을 잃지 않고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강건 이동로봇 플랫폼을 개발한다. 또한 레이저 스캐닝 및 초음파를 사용한 장애물 회피 기술, GPS 등 지형 정보를 이용한 실시간 자기 위치 인식 기술, 비평탄/고경사도 지형에서 자세 보정 기술 등 험지 자율 주행 기능을 갖도록 한다.


다. 퇴치
퇴치음을 특정한 좁은 공간을 향해 모아 보냄으로써 주변 소음 피해를 최소화하는 극지향성 고출력 음향 송출 장비, 일몰/일출시나 야간에 레이저로 조류를 퇴치하는 레이저 방사장치, 로봇의 비정형 공격 등을 이용해서 조류를 퇴치한다. 이를 위해 전국 공항의 계절별 대표 조류의 종류 및 습성을 파악한 뒤 해당 조류의 경계음 및 천적음을 확보, 날씨별/상황별 맞춤식 퇴치 시스템을 개발한다.


라. 원격통제
무인 이동로봇을 운용하기 위한 원격통제 설비를 관제탑 등에 설치, 한 명의 운전원이 공항 전체영역의 조류 출현 정보를 파악하고, 출현 조류의 특성에 알맞은 퇴치수단을 결정해서 로봇에 퇴치신호를 전달함으로써 효과적인 퇴치가 이루어지도록 한다. 또한 조류 발생 및 퇴치 활동기록에 대한 자동보고 체계를 갖춤으로써 공항 간에 실시간 조류퇴치 협력체계가 구축되도록 할 예정이다. 
   
4. 공항 안전성까지 고려한 조류 퇴치 로봇
이 로봇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원자력 발전소 안전설계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시스템의 오동작 시에도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설계해 공항의 안전성을 보장한다. GPS 위치 정보를 이용, 공항 내에 로봇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구분해서 항공기가 이동하는 활주로나 유도로에 로봇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자동 프로그램을 설정하고, 활주로나 유도로 근처 30m 이내 로봇이 근접할 경우 자동 정지 및 경보를 발생하며, 배터리 잔량이 기준치 이하이면 모든 퇴치 작전을 종료하고 대기 위치로 자동 복귀하도록 한다.


레이저가 조종사를 향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준 각도 이상일 경우 레이저 발사를 자동 정지하도록 한다. 또한 레이저 스캔을 통해 충돌이 예상되는 물체를 자동 검출하도록 한다.   한편 로봇을 원격 통제하는 소프트웨어의 고장 방지를 위해 원자력 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의 확인 및 검증 기법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적용한다. 또한 운전원이 작동하는 원격 통제 스테이션은 고장 허용 방법(Fault Tolerant Control)을 적용, 작동 중인 시스템이 고장날 경우 백업 시스템으로 자동 전환토록 한다.


조류 퇴치 로봇은 현재 가장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외국 레이저 퇴치 시스템 운용 결과(프랑스 Lord Ingenierie사 제품, 퇴치율 약 40%)보다 20% 이상 높은 퇴치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로봇 4기와 원격 통제 스테이션 1기를 한 시스템으로 구성해 운전원 한 명이 운용함으로써 조류 퇴치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개발된 시스템을 국내 군 공항 및 민간공항에 적용할 경우 조류 충돌 사고 저감을 통해 항공기 및 승객 안전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핵심 기술은 무인 지상 정찰 차량, 무인 지뢰 탐지 차량, 무인 보급 차량 등 무인 전투체계 구축 뿐 아니라 과수 농가용 소형 조류 퇴치 로봇 개발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www.kaeri.re.kr

성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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