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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유·공압 로봇, 특수한 현장에서 활약하다 - ② [Focus]유·공압 로봇, 특수한 현장에서 활약하다 - ② 김재호 기자입력 2012-04-18 00:00:00

유·공압 로봇, 특수한 현장에서 활약하다
서로 다른 로봇 구동 방식이 지니는 ‘닮은 듯 다른 로봇 시장’

 

유압과 공압, 전동을 뭉뚱그려 ‘어떤 구동 방식이 가장 로봇에 효율적인가’를 논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1960년 유압에서 시작된 로봇의 역사는 로봇을 필요로 하는 주변산업의 요구에 맞춰 이미 전기식으로의 전환이 이뤄졌지만, 유압과 공압을 활용한 로봇은 여전히 전기식 구동 방식으로 수행하기 힘든 특정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본 지면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전기모터와 함께 꾸준히 로봇산업의 한 귀퉁이를 떠받치고 있을 유압, 공압 방식의 로봇에 대해 살펴보았다.

 

 Pneumatic   공압 로봇, 플렉시블한 제어로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다
1) 공압 기반 BHA, 로봇과 인간의 진정한 공존 시대 성큼!
2010년 독일 미래상(German Future Prize) 수상에 빛나는 훼스토와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Bionic Handling Assistant(이하 BHA)’는 공압이 적용된 로봇 중 상당히 특이한 형태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코끼리 코를 형상화한 BHA는 기본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경직된 상태에서 움직임이 필요한 경우에만 공압 제어를 통해 움직임을 구현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실제 코끼리 코가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유려하다.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이 로봇은 인간이 건네는 물체를 받는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극도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로봇을 개발한 훼스토 측은 “이러한 로봇의 안정성은 산업은 물론 의료, 장애인 보조, 농업, 가정에서까지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혀 공압 기반 로봇의 미래성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2) 재활, 실버 분야에서 두각 나타내는 공압 로봇
현재 제조용 로봇 분야에 활용되던 국내 로봇용 공압 액추에이터는 전동으로의 전환 추세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희토 모터의 특허 해제, 국내 제조 산업계의 시장 요구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로봇용 공압 액추에이터 전문 기업들은 이미 전동 액추에이터까지 라인업을 확장해 시장을 공략해가는 형국이다. 반면 공압 구동 방식의 로봇은 제조용 분야에서의 비중이 약화되는 만큼 장점을 살린 특수 분야에서 보다 환영받고 있다.
 

 공압을 활용한 구동 장치는 동력원으로 사용되는 매질이 유체가 아닌 압축공기라는 점이 유압 구동 방식과의 차이점이다. 이는 메인터넌스의 용이성을 비롯해 빠른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압축공기는 그 특성상 유체에 비해 큰 부하를 낼 수 없고, 반응속도가 느리며, 유압에 비해 매질의 부피가 많이 변하기 때문에 정밀한 위치제어가 어렵다. 
하지만 공압 구동 방식은 정밀 위치제어가 약한 만큼 플렉시블한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공압 구동 방식의 장점은 특히 재활 치료와 같은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빛을 발한다. 유압 구동의 웨어러블 로봇이 산업 현장에서 적합하다면 공압을 활용한 웨어러블 로봇은 재활 및 보행보조 등 의료, 실버 로봇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근력 증폭을 위해 사용되는 웨어러블 로봇은 유·공압, 전동식으로 꾸준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으로 헥사가 전동식, NT리서치가 공압 방식을, 케이엔알시스템이 유압 방식을 활용해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근력 증폭이란 일신의 힘이 감당하지 못할 무게를 들게 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평소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일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도 있다.
여기서 근력 증폭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구분해야 구동 방식이 나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유압 웨어러블 로봇은 전자의 경우다. 산업의 최전방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편 공압 웨어러블 로봇은 후자라 할 수 있다. 재활 치료 등에 있어 보행 보조나 숟가락을 드는 일은 태산거력이나 극도로 정밀한 제어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압이 지닌 플렉시블함이 요구되는 분야이다.

 

3) 공압 액추에이터의 종류
공압 장치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암수로 이뤄진 두 개의 나사가 회전운동을 하고, 이를 통해 공기를 압축하는 회전식과, 크랭크와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통해 공기를 압축시키는 왕복식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압축된 공기는 공기정화부의 필터 등을 거치면서 압력, 유량을 제어하는 각종 밸브로 이뤄진 제어부를 지나 최종 작동 실린더로 공급된다.
이러한 공압 구동 방식을 활용해 직접적으로 기계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공압 액추에이터는 방식에 따라 선형과 회전형으로 나뉘게 된다.

 

 Hydraulic   넘치는 파워, 다이내믹한 모션 ‘생동감 가득한 유압 로봇’

1) 글로벌 유압 로봇 트렌드 Boston Dynamics社와 SARCOS社
1960년 최초의 산업용 로봇의 동력 역할을 했던 방식이 바로 유압 구동 방식이다. 최초의 로봇기업이라 할 수 있는 유니메이션을 비롯해 일본의 1세대 로봇기업들 역시 전동으로의 전환 이전에 유압 방식으로 산업용 로봇의 첫 선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전동으로의 전환이 대세가 되어감에 따라 제조용 분야에서의 유압 로봇 활용도는 지극히 낮아졌으며, 유압을 끝까지 고수하던 일부 로봇기업들은 결국 몰락의 길을 걷고 말았다. 하지만 유압은 특유의 파워와 다이내믹한 동작 구현으로 인해 유압만이 가능한 영역에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유압 로봇의 세계 기술 동향 척도는 단연 미국의 Boston Dynamics社, SARCOS社와 같은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이다. 유튜브의 동영상을 통해 공개된 그들의 유압 구동 방식의 로봇은 놀라우리만치 다이내믹한 동작들을 연출해낸다. 유압이기에 가능한 역동성이다. 특히 Boston Dynamics社의 빅독은 발에 채여도 다시 균형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 과정이 실제 4족보행 생물과 흡사해 일반 대중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쳐다봤다.
팻맨이나 치타 역시 마찬가지다. 팔굽혀펴기를 하는 2족보행 로봇 팻맨과 시속 113km로 달리는 치타의 모션은 여타 구동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부분임에 틀림없다.
한편 SARCOS社 역시 매체를 통해 거대한 산업 현장용 웨어러블 로봇을 선보였다. 사람이 두뇌를, 로봇은 육체를 구성해 세밀한 조립작업까지 수행한 이 로봇 역시 당시 국내 유압 로봇 개발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 유압 로봇 “국방, 산업 현장에서 괴력을 발휘하라!”
유압의 원리란 생각만큼 복잡하지 않다. 거두절미,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기어헤드의 차이다. 모터의 기어헤드 부분에 감속기를 부착해 모터의 감속, 증속을 실현한다면 전동 방식이 되고, 이를 금속 기어가 아닌 유체를 활용하면 유압 방식이 된다.
유압의 가장 큰 특징은 모든 구동 방식 중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압 방식이 압축성 유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보다 플렉시블한 움직임 구현에는 유리하지만 비압축성 유체를 활용하는 유압은 그에 반해 힘이 세고, 제어가 용이하다. 아울러 콤팩트하면서도 단순한 매니퓰레이터 제작이 가능하다.

케이엔알시스템의 선형 및 회선형 로봇 유압 액추에이터(모델 : Intima RH/LH Series)


반면 유체를 활용하기 때문에 효율 부분에서 약점을 보인다. 유체가 흐른다는 것은 곧 유로(油路)가 되는 배관의 벽면과 중앙부의 유속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유속의 차이로 인해 벽면을 흐르는 유체와 중앙부의 유체가 마찰을 일으키고, 마찰은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은 곧 에너지의 손실로 이어진다. 이것이 유압을 활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큰 단점 중의 하나이다. 이 때문에 유압 장치에는 필수적으로 냉각기가 필요하다. 냉각기는 모터에 있어서 팬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간과하지 못할 단점이 있다. 유체의 특성으로 인한 폭발의 위험성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도 근래 들어 특정 분야에서 활약하는 유압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유압 로봇이 유리한 작업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및 견마로봇, 건축 로봇 등이 유압이 활용된 로봇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특히 유압 방식은 근력 증폭에 있어 개인이 지닌 역량 이상의 힘을 이끌어내는 데에 적합하다.
또한 유압 로봇은 움직임이 대체적으로 날쌔다. 앞서 언급했던 빅독은 한 개의 실린더로 2행정을 수행하는 17마력 엔진이 유압 액추에이터 작동을 위한 구동원으로 사용됐고, 총 16개의 선형 유압 액추에이터가 적용됐다. 위치센서와 힘센서 일체형으로 제작된 유압 액추에이터 패키지를 활용한 이 로봇이 외부 충격에 생물과 흡사한 모습으로 균형을 잡는 것은 사실 Boston Dynamics社에서도 의도하고 개발한 부분이 아니었다. 빅독의 다리 부분을 구성하던 유압 액추에이터에는 균형을 유지하는 단순한 로직이 적용돼 있는데, 우연에 의해 균형이 무너진 빅독이 이 로직으로 인해 실제 4족 포유류와 흡사한 모션을 구현한 것이다. 이러한 운동이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유압이 지닌 다이내믹한 모션 구현이라는 특징 때문이다.

 4족형 견마로봇


사실 빅독의 균형 유지 모션은 생물이 스스로를 제어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생물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을 받았을 때 근육이 반사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빅독의 균형 유지 모션 역시 이러한 원리로 동작되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반사신경을 구현할 모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처럼 유압 로봇이 다이내믹한 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데에는 파워는 물론 자중이 가볍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이다.
 모터의 경우 심플하거나 오차가 허용되지 않는 반복 모션 구현에 유리하다. 하지만 관절마다 모터를 탑재하고 있어야 되기 때문에 자중을 이겨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유압은 파워가 강하면서도 관절에 구동원을 탑재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다이내믹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3) 유압 액추에이터의 종류
유압 구동을 통해 기계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유압 액추에이터 역시 선형과 회전형의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선형 액추에이터는 단방향 운동에만 유압을 사용하고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에는 스프링이나 피스톤, 로드의 자중 또는 외력을 사용하는 단동 실린더와 양방향 모두 유압을 번갈아 공급하며 실린더를 움직이는 복동 실린더로 나눌 수 있다.
회전형 액추에이터는 정회전과 역회전이 제한 없이 가능한 유압 모터와 출력축의 회전각도가 제한되는 요동형 유압 모터로 나뉜다.


회전형 유압 액추에이터는 공간 배치가 용이하고, 베어링 및 기어박스가 필요하지 않으며 각도에 따른 토크가 일정하다. 또한 동작각도의 범위가 크고, 유압 및 유량에 따른 토크 조절이 용이하며,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사용자 신체 사이즈별 링크 길이 조절이 쉽다. 반면 실링이 어렵고 내부 누유의 위험이 있으며 토크 크기와 모터 사이즈가 비례함에 따라 높은 출력을 위해 부피가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선형 유압 액추에이터는 실링기술의 개발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큰 토크 설계가 가능하며, 용도에 따른 튜닝이 용이하다. 하지만 각도에 따른 토크가 일정치 않고, 모멘트 발생을 위한 기구학적 메커니즘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며 동작각도 역시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Market   각각의 로봇 구동 방식과 각각의 로봇 적용 현장… “시장은 존재한다!”
최근 국내 로봇용 공압 액추에이터 기업들은 전설한 바와 같이 전동 액추에이터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공압 액추에이터의 몰락이라기보다 전동 액추에이터를 개발하기 위한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재활, 실버, 공압 근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압을 활용한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유압 로봇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미 유압 구동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건설 분야에서는 지능형 굴삭기 등의 로봇이 개발되고 있고, 최근 고려대학교가 이 분야에서 유압을 활용한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 로봇 시장의 경우 장기화되고 있는 건설 경기의 악화와 가격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는 임대 사업 정도로밖에 활용할 수 없을 만큼 시장이 좁다.
반면 유압을 활용한 웨어러블 로봇과 다족형 견마 로봇 등의 전문서비스 분야에서는 근 10년 간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보이고 있는 상태다. 현재도 국내의 산·학·연이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유·공압과 전동 모두 사용되고 있는 웨어러블 로봇의 경우 재활, 실버 분야에서는 공압 구동 방식이, 산업 노동 분야에서는 유압과 전동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산업 노동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두 구동 방식의 웨어러블 로봇은 각기 일장일단을 가지며 서로가 다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는 이들에게는 40kg 이하 하중에서는 전동이, 그 이상의 하중에서는 유압이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현재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팀 프로젝트 형식의 개발 사례가 많이 진행되고 있어 이 분야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발문>
유압 구동을 통해 기계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유압 액추에이터
역시 선형과 회전형의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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