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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엠비에이치, 본격적인 로봇기업으로서의 행보 시작하다 디엠비에이치, 본격적인 로봇기업으로서의 행보 시작하다 강유진 기자입력 2012-02-22 00:00:00

분해조립 가능한 제조용 로봇 교육용 ‘글로봇 SSR’


디엠비에이치,


본격적인 로봇기업으로서의 행보 시작하다

 

2007년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 모바일 로보틱스 종목이 신설됐다. 한국은 급조된 팀으로 그해 동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2009년 금메달을 수상했고, 이윽고 작년 런던에서 개최된 제41회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서 종목 금메달은 물론 대회종목 46개 622팀 중 최고의 성적을 획득해 한국의 세계기능올림픽대회 역사상 최초로 대회 MVP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국내 로봇 꿈나무들의 선전을 묵묵히 로봇으로 서포트 했던 기업이 바로 ‘디엠비에이치’이다. 이러한 당사가 이번에는 제조용 로봇 교육을 위한 로봇을 국내 최초로 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본격적으로 교육용 로봇 시장을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당사를 찾아 그들의 로봇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사업가와 교수의 꿈이 로봇을 만나다
2003년의 첫 달에 설립된 디엠비에이치는 언뜻 여타의 로봇기업과는 행보가 많이 다르다. 혹자는 로봇기업으로서의 당사보다 스크린 골프 관련 기업으로서의 당사를 더욱 친근하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당사의 행보를 보면 스크린 사업 분야를 벗어나 로봇기업으로서의 색깔을 짙게 드러내고 있다. 디엠비에이치의 박용길 사장(이하 박 사장) 역시 “최근 로봇 시장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하며 당사의 사업 행보에 변화가 찾아왔음을 이야기했다.


사실 당사가 설립되기 까지, 그리고 로봇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로봇으로 박사 학위를 딴 학자 출신인 박 사장은 대학시절까지도 사업에 뜻을 두지 않았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꿈이 교수였고, 그래서 카이스트에서 공부를 했다”는 박 사장은 “하지만 교수는 자신의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는 좋은 직업이지만,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직업도 생각해보길 바라며, 사업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까운 지인의 조언으로 인해 사업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공지능과 뉴로 퍼지 융합의 로봇 적용에 관한 연구로 세계 컨퍼런스 ISIR(International Symposium on Industrial Robot)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박 사장은 “전공이 로봇이었지만 박사논문 수행중 제시한 이론을 검정하기 위해 실험 장치를 만들고, 이 장치로 제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성능을 입증하는데 고생한 기억이 생생했다. 그래서 졸업 후 로봇 분야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특히 제조용 로봇의 경우 사업아이템으로 시작하기에는 너무 크게 느껴졌었다”며 “그래서 당시 로봇을 전공한 이들이 선호하던 중공업 분야가 아닌 전자 분야에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개인 사업을 위해 다시 중소규모 의료기기 관련 기업에서 실무적인 부분을 익힌 그는 2003년 1월 당사를 설립했다.


“회사를 설립하고 근 1년 가까이는 아이템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통상적으로 기존 직장에서 하던 사업 아이템을 들고 나오지만 나는 기존 회사의 아이템은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다”고 밝혔다. 로봇 분야를 바라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박 사장이 지닌 강력한 무기는 지능형 알고리즘을 포함한 센서, 제어, 머니퓰레이터 제조 기술 등 로봇 기술이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을 물색하던 도중 우연히 로봇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10년이 지났지만 근본적인 차이는 별로 없더라”라며 “우리 이후로 로봇 세대가 잠시 단절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래서 로봇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결국 로봇을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제조용 로봇을 취급할 만큼 회사의 규모가 성장하지 않은 단계에서 박 사장이 생각한 것이 바로 교육용 로봇이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사업을 하겠다는 꿈과, 가르치겠다는 꿈이 로봇이라는 매개체로 결합된 형태의 사업 아이템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며 교육용 로봇에 뜻을 둔 계기를 밝혔다.

 

어느 덧 10년차, 본격적인 로봇 사업은 지금부터!
사장과 직원 2인으로 출발한 당사가 어느덧 햇수로 1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박 사장은 “그동안 1년에 한 명꼴로 직원이 늘었다”며 “하지만 작년에 영업 조직을 처음으로 신설했다”며 사업부 변화를 설명했다. 사실 그 동안 당사의 주된 매출 분야는 로봇에 적용되던 지능 알고리즘이 적용된 센서를 스크린 골프 소프트웨어에 적용하는 사업이었다. 지난 해 영업부가 생기기 전까지는 로봇 분야에 대한 비즈니스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로봇 분야만의 매출로는 기업의 유지가 어려웠던 까닭이다. 그러던 당사가 세계기능경기대회를 도화선 삼아 최근 본격적인 로봇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영업부를 신설한 것이다.


설립 당시부터 로봇 분야를 염두해 두고 꾸준히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했다는 그는 “로봇 원천 기술을 활용한 스크린 골프 사업 분야의 매출은 있었으나, 로봇 자체에 대한 매출은 거의 없었다”며 “그러나 2006년쯤 로봇 인력 양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때 당사의 첫 교육용 로봇인 글로봇 시리즈가 출시됐다”고 밝혔다. 이후 당사의 로봇 사업은 2007년 일본 시즈오카에서 개최된 세계기능경기대회에 모바일 로보틱스 부문이 신설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용접, 선반 가공 등의 종목만 있던 세계기능경기대회에 처음으로 모바일 로보틱스 부문이 신설됐고, 모 교수님의 추천으로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으며, 당시 시간이 촉박해 겨우 꾸린 팀으로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그는 “이후 2009년에는 서울 로봇고 학생들과 함께 금메달을, 작년에는 남원 용성고 친구들과 함께 모바일 로보틱스 분야 금메달과 전체 대회 MVP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세계기능경기에서도 한일전의 양상은 치열하다. 특히 2009년 모바일 로보틱스 대회 때 첫 과제에서부터 대부분의 모든 국가가 과제수행을 하지 못한 반면 한국이 압도적인 점수를 획득해 라이벌이었던 일본과 더블스코어로 앞서 이미 결판이 났음에 다름없었다. 하지만 탈락한 국가들이 너무 많아 첫 과제가 무효 처리됐고, 이후 나머지 과제를 경합한 결과 일본과 공동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때 단독 우승을 하지 못한 분루(憤淚)를 삼킨 한국 대표팀은 결국 2011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제41차 세계기능올림픽대회에서 91.5점을 획득해 금메달과 한국 최초 세계기능대회 MVP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 때 은메달을 차지한 일본팀이 50.5점을 획득해 한국 대표팀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러한 세계 대회에서의 승리에 바로 당사의 글로봇-MM650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다. 특히 세계 대회에서의 활약상은 당사의 교육용 로봇에 대한 품질의 증거이기도 하다. “세계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며 운영위원장 및 국제 심사위원 등의 임무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용 로봇의 수요자라 할 수 있는 이들과 많이 만나게 됐다”는 그는 “그들과 대회를 준비하며 논쟁하거나, 합심하면서 자연스럽게 고객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고 신뢰가 싹텄다”며 이 경험이 당사가 로봇기업으로 거듭남에 있어 큰 도움이 됐음을 말했다.

 

들어는 보았나 “제조용 로봇 교육을 위한 글로봇 SSR!”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던 당사의 교육용 로봇 사업 분야가 최근 눈에 띄는 변화를 맞이했다. 바로 제조업용 기업들을 대상으로 개발된 글로봇 SSR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개발 배경에 대해 박 사장은 “통상적으로 대기업의 경우 현장에 적용되는 로봇의 대부분을 중소기업 등에서 공급받아 설치한다. 하지만 현장에 있는 대기업 직원들은 정작 로봇을 건드리면 큰일날 것이라는 생각에 로봇이 사소한 고장을 일으켜도 A/S 인력이 도착할 때까지 로봇의 가동을 멈춰둔다. 이는 공장의 생산성 측면에서 큰 손해이다.”며 “이러한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Touch & Feel, 즉 만지고 느끼는 것이 중요한데, 글로봇 SSR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다”라고 말했다.


당사가 개발한 글로봇 SSR 시리즈는 스카라 타입의 로봇으로, 완전한 분해와 재조립이 가능한 교육용 로봇이다.
실제 국내 모 대기업에서 현장에 있는 직원들에게 로봇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당사를 찾아 개발을 의뢰했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 대기업에서 시장 조사를 해 본 결과 지능형 교육 로봇은 많이 있었어도 제조용 로봇을 교육하는 교구 로봇은 없었다”며 “우리에게 개발을 의뢰한 것은 뜻밖에도 해당 대기업에 종사하던 한 친구가 과거 당사와 함께 세계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학생이었고, 이것이 인연이 되어 당사가 글로봇 SSR 시리즈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글로봇 SSR은 기본적으로 제조용 스카라 로봇과 동일한 형태와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외형과 다르게 요소요소에 교육적인 요소를 가미해 본래의 제조용 로봇과는 차별을 보이고 있다. “제조용 로봇은 빠르고, 정밀하며, 조립된 완성품으로서의 내구성이 좋아야 한다”는 그는 “하지만 글로봇 SSR은 교육용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맞게 안정성 확보를 위해 속도를 줄이고, 조립과 분해를 수행함에 있어서의 내구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즉, 조립과 분해를 반복적으로 수행함에 있어 마모가 되지 않도록 기구부를 설계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계 결합 부분의 나사는 조립할 때 자국이 남고, 분해할 때 스크래치가 남는다. 이러한 부분을 타원형 나사로 대체하는 등 일반적인 제조용 로봇과 다른 설계로 제작됐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전기를 활용한 제품의 90% 이상의 A/S가 커넥터 부분에서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커넥터 역시 꾸준히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글로봇 SSR은 산업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AVR 기반 오픈 소스 로봇 제어기와 C언어를 적용했고, 또 C언어에 익숙치 않은 이들을 위해 독자적인 그래픽 기반 언어인 로보뷰(RoboView)를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독특한 인적 인프라 활용해 글로봇 SSR을 업그레이드 하다
당사의 특징 중 하나는 여타의 기업과 다르게 학계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박 사장의 재학시절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기능경기대회를 수행하며 쌓아온 인간관계, 이 밖에도 각종 학회 및 학계 모임에서 활약하며 쌓아온 인적 인프라가 당사의 주요 재산 중 하나이다. 이에 당사는 이러한 인프라를 활용해 글로봇 SSR에 대한 평가와 요구를 반영해 글로봇 SSR의 진화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작년에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경북기계공고, 부산기계공고, 구미전자공고와 함께 교육용 로봇 커리큘럼 개발에 함께 참여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출시한 제품이나 이때 요구가 있었던 소형화 및 저가화를 위한 연구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는 그는 “학생을 대상으로 할 경우 아무래도 책상 위에 로봇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소형화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액추에이터 및 엔코더 등을 우리 특성에 맞게 자체 설계해 소형화를 실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용 로봇으로 제조용 시장 바라보는 디엠비에이치
글로봇 SSR을 통해 교육용 로봇으로 제조용 로봇 시장까지 바라보고 있는 당사의 포부는 야심차다. “그간 제조용 로봇 교육은 설치 시 수요자에 대한 로봇 운용 및 프로그래밍 등에 관한 교육이 전부였다. 이에 글로봇 SSR을 전시회는 물론 각 학계의 인사들에게 소개한 결과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았다”는 그는 “이제는 기업들에게도 글로봇 SSR을 많이 알릴 생각”이라며 올 한해 시장 확대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특히 당사는 2012년 프랑스 이노로보에 참가해 해외 시장까지 노리며 로봇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제품의 런칭과 더불어 다관절 로봇 등 보다 다양한 형태의 분해조립형 제조용 로봇을 제작해 시장에 제대로 선보이고, 장기적으로는 무인 제어 시스템의 원격 기술 등 새로운 분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라는 디엠비에이치. 다양한 로봇 원천 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로봇기업으로서의 새로운 행보를 내딛는 그들을 응원해본다.  (주)디엠비에이치 www.dmbh.co.kr

 

지경부 장관 눈길 사로잡은 인버디 로봇


인버디 로봇은 부천테크노파크 재단 과제의 일환으로 디엠비에이치가 제작한 이벤트용 퍼팅 로봇이다. 2008년 경 여러 이벤트 로봇을 보면서 만족을 느끼지 못했던 박용길 사장은 스스로 퍼팅을 하면서 인간과 스크린 골프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인버디 로봇을 개발했다. 실제로 호응이 좋아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관람할 정도였던 이 로봇에 대해 박 사장은 “2010년 로보월드 때 인버디 로봇 덕분에 우리처럼 소규모의 회사가 장관 투어 코스에 포함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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