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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고정밀로봇감속기 개발한 (주)SBB TECH 국내 최초 고정밀로봇감속기 개발한 (주)SBB TECH 강유진 기자입력 2011-12-26 00:00:00

국내 최초 고정밀로봇감속기 개발한 (주)SBB TECH


다가올 로봇세상의 기반을 다지다


일부 고정밀 부품의 경우는 외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가격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고정밀감속기를 100% 국산화한 기업이 있다. 세라믹 볼 베어링으로 반도체/LCD 로봇의 변혁을 가져온 SBB TECH가 바로 화제의 주인공이다. 동사는 많은 국내의 기업들이 도전했음에도 쓴잔을 마셔야만 했던 고정밀감속기를 소재뿐만 아니라 감속기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베어링까지 자사의 기술력으로 구현했다. 무한한 로봇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보이지 않는 원천기술의 개발에 몰두해온 그들을 만나 당사의 비전을 들어보았다. 취재▶▶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다가올 미래는 소재전쟁의 시대, SBB TECH가 대비한다
1993년에 설립된 (주)SBB TECH는 뚝심 있는 기술개발과 투자로 로봇 산업의 보이지 않는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견실한 기업이다. “원래는 소재 전문 기업이었다”는 이부락 대표이사(이하 이 대표이사)는 “처음에는 해외에서 소재를 수입해 가공하기 시작했지만, 12~13여 년 전부터 당사가 직접 소재를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가공이 문제가 아니다. 소재의 물성이 얼마나 제품 제작에 적합한가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의 개발이 절실했다.”는 그는 “우리나라에서 부가가치 있는 사업을 해보려고 구상하면 항상 당면하는 문제가 소재분야이다. 소재가 비싼 게 아니라 아예 구할 수가 없다. 향후 나노소재 등 신소재가 개발되기 시작하면 소재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라며 소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과거 이 대표이사가 비디오테이프 커팅용 칼날을 제작했을 때, 당사의 칼날을 사용한 비디오테이프에서 노이즈가 자주 일어났다. 원인은 절단면에 미세하게 일어난 보풀이었다. “보풀이 생기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몇 년을 고민했지만 결국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그는 “포기하고 있을 때 우연히 알게 된 원인이 바로 소재였다. 일본의 비디오테이프 커팅용 칼날은 나노파우더를 사용했기에 보풀이 일지 않았다. 그래서 막역했던 일본 기업에 요청했으나 나노파우더를 우리에게 판매하지 않았다”며 소재에 집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반도체/LCD 로봇 파티클 잡은 세라믹 볼 베어링
당사는 직접 개발한 세라믹 소재를 활용해 볼 베어링을 제작했다. 모든 부분이 돌출부라 할 수 있는 볼 베어링은 어떤 한 부분이라도 밀도가 다르다면 구의 형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이 필요하다. 기업을 설립하기 전부터 무려 30여년의 세월 동안 볼 베어링을 개발해온 이 대표이사는 “베어링은 산업의 꽃이라고도 할 만큼 기술이 고도로 집약돼 있다”며 “베어링을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베어링 가공을 단순히 치수를 맞추는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어링 개발에는 최고급의 소재를 구현하고, 이 소재를 활용해 개발과 가공까지 해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구한다.


초창기 볼펜에 주로 적용되던 당사의 볼 베어링은 IMF를 기점으로 오히려 보다 다양한 분야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기존의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소량 주문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때 단 하나의 볼 베어링이라도 성실하게 제작하다보니 엔지니어들 사이에서 소문이 났다”는 그는 “그러다보니 반도체 장비 등에 당사의 제품이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클린룸에서 진행되는 작업에는 조그마한 파티클도 제품의 품질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점에서 착안한 이 대표이사는 파티클을 줄이기 위해 세라믹 하이브리드 볼 베어링을 개발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트랜스퍼 로봇에 적용된 세라믹 하이브리드 볼 베어링은 국내 유수기업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었으며, 심지어 국내 한 대기업은 트랜스퍼 로봇을 제작하는 일본기업에게 당사의 볼 베어링을 사용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이 그 대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국내에 들어온 트랜스퍼 로봇을 베어링 부분만 당사의 제품으로 대체했다”는 그는 “이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에서 선도적인 위치이며, 일본 특허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당사가 생산하는 로봇 베어링은 로봇의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초박형으로 제작된다. 이 대표이사는 “아주 얇게 제작하면서도 필요한 스펙을 갖추는 것 역시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고정밀감속기 ‘SH 로봇감속기’ 탄생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고정밀감속기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이 대표이사는 “당시 모 기업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으나, 주도했던 기업이 개발을 포기했다. 하지만 그때의 연구진들이 당사에 합류해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및 LCD 로봇 분야에서 주로 활약하면서 자연스레 로봇에 관련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트랜스퍼 로봇의 리페어(Repair)에 있어 핵심 부품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는 “현재 일본의 H사가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고정밀감속기는 다관절·트랜스퍼 로봇 등 모든 로봇에 다 적용되기 때문에 국산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당사는 그 동안 쌓아왔던 소재 및 볼 베어링 핵심 기술을 총동원해 국내 최초, 세계에서 두 번째로 고정밀감속기인 ‘SH 로봇감속기’를 탄생시켰다. 소량, 경량화와 백래쉬 제로를 구현한 이 감속기는 UNIT타입의 경우 하이브리드 크로스 롤러 세라믹 베어링을 장착해 특수 환경에 적합하고, 긴 수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SH 로봇감속기는 조립방법에 따라 SHS, SHF, SHH, SHD, SHP의 5가지 시리즈로 나뉠 수 있다. SHS 시리즈는 SH 로봇감속기의 표준형으로 세라믹 볼을 장착했고, 몸체는 스테인리스를 사용해 내식성을 향상시켜 특수 환경에 적합하며, 내구성 및 사용수명을 연장시켜 코스트 절감에 도움을 준다.

 

또한 SHF 시리즈는 길이를 약 40% 정도 축소시켜 심플하고, 콤팩트해 소형 로봇에 적용하기 좋으며, SHH 시리즈는 웨이브제너레이터가 중공 구조로 되어 있어 구동축을 통과시키거나, 모터, 센서, 브레이크 등의 지저분한 전선을 내부에 보관할 수 있다. 아울러 SHD 시리즈는 디프렌샬 타입으로 주로 산업용 로봇의 손목 부위에 많이 사용되며, SHP 시리즈는 감속기의 재질을 불소수지로 사용해 내식성, 내화확성, 비자성체, 경량성 등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이러한 당사의 SH 로봇감속기들은 리페어를 통해 대체 시장을 열어 국내 반도체 및 LCD 생산 라인 로봇에 적용돼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스로 테스트하지 못하는 제품은 상품화할 수 없다는 이 대표이사의 경영 방침에 의해 당사에 마련된 제품 테스트 시스템으로 충분한 테스트를 거친 후, 필드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 제품들은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고정밀감속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일본에서 문의가 올 정도”라는 이 대표이사는 “하지만 아직은 좀 더 필드테스트를 진행할 생각이며 내년 쯤 본격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감속기, 다양한 라인업 준비 완료!
당사는 SH 로봇감속기 외에도 다양한 감속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당사의 SB 로봇감속기는 기어를 사용하는 대신 세라믹 볼을 장착해 보다 소음이 적고, 슬립현상이 없는 등 보다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고, 백래시가 없어 높은 반복위치결정 정밀도를 얻을 수 있다. 이밖에도 마찰력으로 동력을 전달하는 ST 로봇감속기, 유성기어 방식의 SP 로봇감속기 역시 기어 대신 세라믹 볼을 적용해 제작했다. 

 

원천기술 확보 위한 철저한 연구개발
이 대표이사의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연구개발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특히 특허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할 때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이 기존 특허를 피하고, 새로운 특허를 취득하는 것이다. 당사는 이를 위해 6~7명의 고급인력을 투입해 오로지 이러한 개발과정의 작업들만을 담당한다. “선진 기술은 물질적으로 거래를 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잘못하면 특허에 걸릴 수 있다”는 그는 “그렇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사전 조사 작업을 진행한다. 현재 당사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특허만도 36건, 특허출원 21건, 실용신안 18건, 일본 실용신안 1건이며 아직도 다양한 원천기술 확보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당사는 한 제품의 개발을 위해 4~5억 이상의 투자를 감행해 IP R&D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과거와 현재 엔지니어들의 생각과 기술 수준 등을 파악하고, 기술의 현재 수준과 향후 나아가야 될 방향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된다는 것이 이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이러한 계획적이고 철저한 연구개발에 대해 그는 “과거의 개발자들이 안주하는 동안 우리는 따라잡기 위해 달려왔고, 이제는 기회가 생겼다”며 당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설명했다.

 

 

반도체/LCD 로봇의 완전한 리페어를 꿈꾼다! 
소재에서 볼 베어링, 나아가 고정밀감속기까지 개발한 당사의 행보는 멈추지 않는다. 이 대표이사는 “로봇을 사용한지 10년 정도가 지나면 베어링을 교체해야 되고, 7~15년 정도가 지나면 감속기를 바꿔야 한다. 그 다음으로 모터, 그리고 제어기 등의 교체가 이뤄진다.”며 “베어링, 감속기까지 당사에서 직접 대응할 수 있게 됐고, 이제는 모터, 제어기까지 활용해 완벽한 리페어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를 위해 당사는 오스트리아 ‘KEBA社’의 Universal Open 제어기 ‘KeMotion’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 한국산업대전에서 첫 선을 보였던 KeMotion(로봇기술 2011. 11. p39 참고)은 Universal & Open 제어기로서, 풍부한 Kinematic Solution이 준비되어 있어 어떤 타입의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다. KeMotion은 모션제어기, I/O, 드라이버 등의 각 부분을 모듈화 해 기능과 성능에 따라 경제적인 비용으로 제어기 구성이 가능하고, 동시제어 최대축 수는 32축, 혹은 64축을 선택할 수 있으며 모션제어기와 드라이버는 다양한 필드버스로 연결해 복잡한 배선을 간결하게 했다. 또한 하나의 티칭팬던트를 여러 대의 로봇에 적용할 수 있어 신뢰성을 향상시키고, 원가를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여기에 일본과 유럽의 모터를 공급할 예정이며, 현재 리페어를 요청한 커스터머가 원하는 대로 로봇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있다”며 “특히 추후에 로봇에 문제가 생겼을 때, 굳이 당사가 아니어도 다른 업체를 이용해서 고칠 수 있게끔 리페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래하는 로봇 세상, 한국 로봇의 기반 다질 것!
“공상은 항상 실제로 이뤄졌다”는 이 대표이사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더욱 많은 로봇을 만들 것이다. 산업용 로봇을 넘어 생활에 적용되는 로봇들이 더욱 많이 개발될 것이며, 이러한 시대의 흐름은 어떠한 권력자라도 개인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고 말하며 로봇 산업의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또한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이 크다. 선진 기술을 지닌 미국은 제조시설이 부족하고, 후진국은 반대로 기술이 모자라다. 기술력과 생산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 바로 한국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생산력이 미국 등 선진국과의 기술력과 어우러졌을 때, 보다 다양한 로봇을 제약 없이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소재, 부품 분야라 생각한다.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로 이 분야의 토대를 당사가 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SBB TECH www.sbb.co.kr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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