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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돕는 수술로봇 - ② 복강경 수술로봇 의사 돕는 수술로봇 - ② 복강경 수술로봇 강유진 기자입력 2011-08-07 00:00:00

의사 돕는 수술로봇, 그래서 더 필요하다!

 

의료산업 발전 위해,


그리고 로봇산업 경쟁력 위해…

 

과대광고, 비용대비 효과에 대한 의문, 병원 간 경쟁수단… 현재 로봇수술의 ‘연관검색어’다. 최근 다빈치 로봇수술 사고로 인해 언론이 떠들썩해지며, 애써 쌓아온 긍정적인 부분은 가려진채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되고 있다. 물론, 이번 사고를 통해 반성해야 할 것이 많다.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로봇수술의 장점만을 내세워 무리하게 도입하려는 이들에게는 따끔한 충고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수술로봇은 처음부터 의료산업에서 필요에 의해, 그리고 의료산업의 발전을 위해 도입된 것이다. 이번 특집은 수술로봇의 탄생된 배경과 필요성, 현재 국내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인터뷰에서는 사용자(의사)를 통해 로봇수술의 장·`단점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의료로봇 Click
국제로봇연맹(IFR)에서는 의료로봇을 진단시스템, 수술지원로봇, 재활시스템 등의 전문서비스로봇과 휠체어 로봇, 개인용 재활로봇 등의 개인용 서비스로봇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형성된 또는 형성되고 있는 의료로봇을 용도별로 보면 △수술로봇(인공관절 수술로봇, 복강경 수술로봇, 대장내시경로봇) △재활로봇 △마이크로로봇(캡슐내시경로봇, 심도자(Catheter) 로봇, 혈관치료로봇) △수술 시뮬레이터 △원격진료로봇, 안내로봇 △기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지는 편의상 ▲수술로봇과 ▲수술外 로봇으로 나누고, 「Chapter1」에서 수술로봇, 그 중에서도 인공관절 수술로봇과 복강경 수술로봇을 다루고자 한다.

 


복강경 수술로봇

 

복강경 수술로봇을 말하기 전에 복강경수술을 논하라
우리가 보통 손이라고 하는 구조는 어깨, 상완(어깨에서 팔꿈치까지의 부분), 손목, 손, 손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개복수술(Open Surgery)은 이들의 통합된 움직임(약 25자유도)으로 수술을 하는데 비해 복강경수술은 주로 어깨, 상완, 손목으로 수술을 하는 것과 비슷한 움직임을 수행한다. 복강경수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腹腔鏡, 복강과 복강 안을 진찰 및 치료하기 위한 내시경)과 비디오 모니터, 복강경수술기구 등을 이용해 수술하는 수술법이다.

복강경수술에 쓰이는 복강경수술기구는 상하운동, 좌우운동, 전진후진운동, 회전운동 및 기구 말단부의 격자운동을 합해 5방향의 운동만 가능하다. 즉, 복강경수술기구의 자유도는 5인 것이다. 25자유도인 개복수술에 비해 움직임에 많은 제한을 받는다. 그런데 복강경수술이 수술동작의 제한, 수술촉감의 저하, 입체가 아닌 평면화면을 보면서 수술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980년 후반부터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증가된 이유는, 절개 부위가 작아 흉터와 출혈이 적고, 회복 시간도 개복수술보다 훨씬 짧으며, 수술 후 통증도 훨씬 덜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복강경수술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자동화기능, 컴퓨터기능, 입체화면, 수술기구의 자유도 증가 등이 도입되면서 현재의 로봇수술로 발전하게 되었다. 

 

천재 다빈치, 로봇으로 탄생하다!
그 동안 여러 시스템이 개발됐지만 그중 복강경 수술로봇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미국에서 FDA 인증을 받고 실제로 상용화되어 판매된 제우스(Zeus), 다빈치(daVinci) 2종류와 개발이 완료됐지만 상용화는 안 된 라프로텍(LaproTec) 등이 있다. 컴퓨터 모션(Computer Motion)사에서 복강경수술의 보조 역할을 대신해주는 로봇인 이솝(AESOP)을 상품화해서 판매할 당시, 1995년 스탠포드 연구소(Stanford Research Institute)의 원격수술시스템을 흡수한 Fredrick Moll MD가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사를 시작하면서 1997년부터 다빈치 시스템(이하 다빈치)을 개발하여 발표했다. 이 로봇을 이용해 1997년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환자에게 로봇수술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1년 후, 컴퓨터 모션사가 원격수술시스템인 제우스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한동안 로봇수술은 제우스와 다빈치의 두 시스템이 대표적으로 사용됐으며, 기타 몇 시스템이 개발됐으나 상용화 되지 못했다. 그리고 2003년에 제우스를 생산하는 컴퓨터 모션사가 인튜이티브사에 합병되어 더 이상 생산을 하지 않게 되었으며 결국, 현재의 수술로봇은 인튜이티브사의 원격로봇수술시스템인 다빈치가 독점하게 되었다.

다빈치 수술, 의료보험 혜택 받을 수 없어 환자부담 크다 다빈치는 3개의 부분 즉, 로봇수술카트(Surgical Cart), 수술자 콘솔(Surgeon Console), 복강경 부분(Vision Cart)으로 나누어진다.


수술용 기구가 작동되는 로봇 팔은 7자유도를 구현함으로써 의사의 손동작을 거의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 기존 복강경수술의 5자유도에 비해 2개의 자유도가 더 있다는 것은 상당한 동작의 자유로움을 더해준다. 수술자 콘솔은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양안화면과 기구를 작동하는 컴퓨터장치, 수술용 기구를 조정하는 마스터 기구 조정장치가 있다. 의사는 조정장치 앞에 앉아서 손을 얹어 놓고 기구를 작동하면 그 동작이 수술자 콘솔에서 로봇수술카트로 전달되어 수술용 기구가 작동하게 된다. 다빈치의 장점은 앞에서 언급한 복강경수술의 장점과 같다. 거기에 의사의 손떨림이 있더라도 로봇이 알아서 떨림을 제거해주고, 10~16배로 확대된 입체화면과 의사의 동작을 일정한 비율로 축소해 재현하므로 훨씬 섬세한 조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시스템이든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게 마련이다. 다빈치의 단점은 실제로 만지는 촉감의 기능이 거의 없어 시각을 이용해 촉감을 유추하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아직은 간호사가 수술기구 교환 등의 일을 도와주어야 하고, 보조수술자가 환자의 옆에서 장기나 조직을 당겨주는 일, 지혈클립을 사용하는 일 등 일정부분의 수술을 도와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장 큰 단점은 장비나 기구가 고가인데 반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 14,000건의 다빈치 로봇수술 이루어져…
현재 미국의 경우, 다빈치가 1,300대 정도 운용되고 있다. 그리고 반 이상이 비뇨기과 수술용으로 판매되고 있고, 전립선암 수술 건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다빈치가 2005년 4월 말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도입됐고, 2005년 7월 13일에 식품의약품안전청(KFDA) 승인을 받아 2005년 7월 15일 첫 수술(담낭절제술, 전립선암 수술)이 시행됐다.


2007년 7월 이후, 고대안암병원, 서울아산병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서울대 분당병원, 부산 동아대학병원, 경북대학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대학병원 등에서도 다빈치를 도입하여 수술을 시작했다. 그리고 몇몇 대학에서도 추가로 장비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다빈치는 국내 의료기관에 35대 정도 보급되어 있으며, 2010년 12월 기준으로 약 14,000건의 로봇수술이 이루어졌다. 한편,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2008년에 ‘연세 다빈치트레이닝 센터’를 설립해 다빈치 운용법을 보급하고 새로운 수술기법을 연구하며 수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다빈치 구입 후, 미국 인튜이티브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우리나라 환자에 맞게 고안된 로봇수술의 경험과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복강경 수술로봇의 국산화 통해 다빈치 잡자
모델별, 환율별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나 다빈치의 평균 도입가는 현재 약 30억∼40억 정도이며, 한대당 연간 유지비용이 약 2억∼2억 5천만원 정도이다(10회 사용 시마다 약 300만원에 이르는 로봇팔 교체 비용 및 소모품 등 유지비 필요). 현재 비급여 항목인 관계로 공식적으로 공개된 정확한 수술비 파악이 어렵지만 수술 수행병원 고시가, 관련 집도의 설문 등을 통해 조사한 결과 평균 수술비가 700만원∼2,000만원 사이였으며, 이는 기존 수술에 비해 3배∼10배 정도의 고가임을 알 수 있다. 다빈치의 너무 높은 구입비와 유지비가 병원과 환자 모두에게 경제적 비용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국내에서는 복부수술로봇의 국산화가 추진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 (주)이턴은 지식경제부 R&D 산업원천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 중 하나인 ‘최소침습 수술용 다완 수술로봇 시스템 기술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되어 2010년부터 5년간 85억원의 지원을 받아 ▲상용화 수준의 최소침습 수술로봇 플랫폼 제작 및 성능 검증 ▲수술용 인스트루먼트 제작 및 성능 검증 ▲8.5㎜ 굴곡형 Full HD급 스테레오스코프 제작 및 성능 검증 등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이턴이 개발하고 있는 ‘Surgical Robot’은 국외 200여개, 국내 40여개의 특허를 가지며, 현재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술로봇의 국산화를 통해 앞으로 환자들의 수술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수술로봇은 로봇이라는 특성을 의료기기에 접목하는 새로운 개념으로써, 의료기기 시장의
취약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고부가가치 낼 수 있는 수술로봇 개발에 집중할 때!
수술(手術)이란 한문으로 손을 뜻하는 수(手)와 재주를 뜻하는 술(術)로 된 단어이며,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의 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비교적 의료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첨단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현재 로봇수술은 의료산업 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수술로봇은 무엇보다도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이기 때문에 다른 로봇과 크게 다르다. 인간의 질병 및 생명과 연관되는 특성상 가격 경제성보다는 훨씬 작업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로봇이라는 제품의 가격관점에서 볼 때 청소로봇이 300불 정도라면 복강경 수술로봇은 250만불로, 가격이 거의 만 배 차이가 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제까지 산업용 로봇 개발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로봇 개발에 집중해왔는데,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보다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수술로봇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은 매우 취약하다. 이는 여러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는데, 신뢰성을 중시하여 수요자인 의료진이 국제 메이저회사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 의료기기 개발 및 국내외 인증을 얻기까지 소요되는 막대한 자본 및 경험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의료기기와 달리 수술로봇은 로봇이라는 특성을 의료기기에 접목하는 새로운 개념으로써, 로봇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우수한 인력 및 기술 인프라를 접목시킬 경우 이제까지의 의료기기 시장의 취약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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