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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로봇시장, 포장·물류산업에게 필요한 건 뭐? 떠오르는 로봇시장, 포장·물류산업에게 필요한 건 뭐? 김재호 기자입력 2011-06-09 00:00:00

차세대 성장모멘텀 팔레타이징 로봇 트렌드


떠오르는 로봇시장, 포장·물류산업에게 필요한 건 뭐?

 

 

지난 5월, 동아시아 물류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시장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물류기업 10곳 중 7곳이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등 국내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는 자료가 대한상공회의소에 의해 발표됐다. 이러한 결과는 자동차, 전자, 기계 산업의 주요 로봇사용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로봇기업들에게 포장·물류산업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워낙 중소규모의 고객들이 많아 생각처럼 쉽게 시장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지에서는 시장에 뛰어든 시기에 비해 아직 개척되지 못한 팔레타이징 로봇분야에 대응하는 로봇기업들의 움직임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포장·물류산업엔 역시 팔레타이징 로봇
중량물을 적재·이송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며 포장·물류산업의 발전을 가져온 로봇 ‘팔레타이징’. 이 로봇은 1990년대에 들어 주요 로봇메이커에서 그 성장세에 발 맞춰 개발 출시되기 시작해 국내에도 소개된 후 서서히 그 시장을 넓히고 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중량물의 반복적인 팔레타이징 작업, 그리고 팔레트 위에서 컨베이어 등으로 내려놓는 디팔레타이징 작업 등에서 활약하는 팔레타이징 로봇은 자동차, 전자, 출판, 식음료, 화학 등 팔레트를 사용하는 전 업종에 걸쳐 제품의 입출하용 로봇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 팔레타이징 로봇기술, 어디까지 왔나
팔레타이징 공정은 이제 더 이상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힘들고, 요구되는 생산성 또한 높아지기 때문에 로봇 이외의 스템이 적용되기는 힘들 정도로 표준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팔레타이징은 투자 회수 기간(ROI; Return On Investment)이 가장 짧은 어플리케이션으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해, 현재 대기업에서 직원수 5명을 넘지 않는 소기업까지 포장/물류 라인 곳곳에 적용되어 있을 만큼 다양한 라인에 적용되면서 그 기술 또한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로봇 자체만으로는 미미한 차이를 보이는 팔레타이징 로봇이라 할지라도 기술력 측면에서는 차이가 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 특성별로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 로봇 메이커는 자신 있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해 시장규모를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 물류 자동화를 위한 적재용 로봇에 필요한 주요 사항은 가반 하중 대비 작업 반경 및 사이클 타임이다. 단순 포장, 적재 작업의 반복적인 업무는 기존의 인력으로도 어느 정도의 하중 범위 내에서는 작업이 무리 없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보다 많은 양을 보다 빨리 작업하여 출하하기를 원하는 고객의 희망이 적재/포장 작업의 자동화 라인 설비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인력을 통한 적재 작업으로 야기되는 산업재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자동화 라인이 구축되는 부분 또한 중요 이유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나 일반 생산 라인에 비해 포장·물류 라인의 로봇 자동화 기술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 사실이지만, 포장/물류 역시 라인별로 각각의 특징이 있어 인력을 대신하여 효율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로봇 자동화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로봇 및 SI기업만의 노하우와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로봇 자동화 생산라인 자체에 대해 비용적인 부분에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 소기업에까지 적재로봇을 다양하게 적용하면서 로봇자동화 라인의 선입견을 없애는 데도 한 몫 하고 있다. 팔레타이징 로봇은 지속적으로 고객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진화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로봇기업들은 최근 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R&D 투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을 다짐하고 있다.

 

매출 중 10% 내외에 불과한 팔레타이징 로봇시장, 올해는 어떨까?
로봇에게 가장 큰 시장인 자동차 용접, 반도체, 도장 이후 다음 시장을 잇고 있는 포장·물류 산업. 최근 들어 물류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로봇기업들에게 큰 비중이 되지 못한다. 이제 겨우 전체매출 중 5~30% 정도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봇메이커끼리의 경쟁이 치열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로봇기업은 “올해 물량이 많지 않아서 팔레타이징 로봇수요가 다른 시장에 비해서 성장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시장은 넓어도 대수가 적다. 지금까지 해왔던 시장과는 다르다. 힘든 시장이다.”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조만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

*미개척 시장, 선점하는 기업이 임자
지난 2년여의 경기침체 회복 후 올해도 지속적인 경기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 분위기에 따라 설비/산업시설 개발 및 투자활동이 증가되어 로봇자동화 업계 또한 긍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포장·물류산업에서는 백(Bag), 박스(Box) 등의 기존 틀이 잡힌 시장에 먼저 진출한 로봇기업들이 시장 확대에 더욱 힘을 쓰고 있어 진출이 쉽지 않지만, 이들을 제외한 남아 있는 시장규모는 여전히 큰 편이다. 특히,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면 동종 업계에 입소문이 빠르게 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로봇기업들은 남들이 진출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규모에 비해 실제로 로봇이 사용됐을 경우 필요로 하는 로봇대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에서 몇 백대씩 적용시켰던 경험이 있는 로봇기업이라면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한다. 포장·물류에서는 전체적인 시스템이 우선시되어 로봇 자체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봇기업들이 이 시장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는 한정적인 기존 시장을 뛰어넘기 위한 의지로 볼 수 있다. 기존 로봇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러할 가능성이 낮은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데, 그 다음의 타깃으로 포장·물류 산업에 사용되는 팔레타이징 로봇이 선택된 것이다.

 

Trend 1 Design_ 공간은 줄이고 힘은 키워라! 
전반적인 로봇시장의 흐름으로 볼 때, 매년 로봇 기종은 다양하게 업그레이드되며, 더욱 편리성이 강조된 로봇들이 출시되는 등 날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팔레타이징 로봇 고객들이 작업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크기를 줄이려고 하면서도 가반하중은 오히려 늘리기를 원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픽 앤 플레이스의 패러럴 로봇이 접목되어 최소형 작업 대상물 물류의 자동화시장을 이끌고 있는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로봇기업들이 이에 걸 맞는 업그레이드 모델들을 숨 가쁘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KUKA는 더욱 전문화된, 그러나 사용하기 편리해진 여러 신제품을 출시하며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신제품 Quantec 시리즈는 기존 대비 중량(12%)과 볼륨(25%)을 감소시키며 더욱 콤팩트한 사이즈를 보여주었다. ‘공간은 줄이고 힘은 키우라’는 고객들의 요구를 만족시킨 것이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 증가로 25%의 에너지 절약과 함께 더욱 간단하고 편리해진 컨트롤러 시스템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와사키 역시 400kg 이상의 중량물 이송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적합한 웨이트 밸런스(Weight Balance)가 없어도 고가반 중량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제품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이며 주목받았다. 화낙은 픽 앤 플레이스와 팔레타이징의 중간단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케이싱(In-casing) 로봇에 아이디어를 더했다. 기존 4축 로봇을 5축으로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1개의 축이 추가됨으로써 같은 용량이지만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되어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고객들이 선호한다. 화낙 측은 “일반적인 박스적재를 넘어 고객들의 요구사항이 디테일해지고 있다”며 “그리퍼로 인해 생기는 박스와 박스 사이의 간격을 없애달라는 요구에 맞춰 개발된 5축 로봇이 이를 실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ABB 역시 이 시장에 있어 4축 전용 로봇 2종을 발표하며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덕분에 고속/대형 팔레타이징이 필요한 시장을 타깃으로 고객들을 만나며 ABB 로봇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Trend 2 Agent_ 로봇, 그리고 물류 전문 파트너를 잡아라!
국내시장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로봇기업들의 관심사는 ‘좋은 파트너社 찾기’다. 포장·물류 전문기업과의 조인트로 로봇을 공급하는 것이 시장 확대에 있어서나 전문적인 설비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ABB(위파), KUKA(보우시스템), 가와사키(이성엔지니어링) 등의 기업들이 탄탄한 전문가들과 함께 시장을 열며 도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기존 포장물류 전문기기로 이 시장을 갖고 있는 기업이 파트너사가 될 확률이 높다. 그들 역시 로봇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로봇기업과 조인트하기를 원하고 있고, 오랜 기간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다양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크게 작용한다. 이러한 분위기는 서로의 필요에 의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로봇메이커마다 파트너사의 조건이 다르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계약을 맺으면 절대 그곳의 로봇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 가하면, 다양한 로봇을 사용해도 좋다는 내용이 있기도 하다. 이러한 전략은 전자의 경우 포장·물류시장에서 이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곳인 반면 후자는 공격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메이커일 경우가 높다. 서로의 위치에 따라 추구하는 파트너사도 다른 것이다. 따라서 최종 엔드유저는 로봇메이커의 선택폭을 넓히고 싶다면 이 같은 내용은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한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가능한 대형업체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인식변화로 로봇메이커 역시 이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파트너社를 찾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Trend 3 Market_ 고객曰 “내게 딱 맞는 로봇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해줘”
최근 몇 년 전부터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기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으로 많은 생산 라인이 변경됐으며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물류 라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재 패턴과 포장에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고, 시장에서는 최소한의 로봇으로 수많은 제품을 각각의 특성에 맞는 모양과 방법으로 적재하기를 원하고 있다. 로봇에게 보다 빠른 스피드와 보다 넓은 작업 반경을 요구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다. 화낙의 경우 시뮬레이션 툴인 ‘로보가이드(ROBO GUIDE)’를 이용해 고객의 생산현장에 가장 효율적이고 적합한 생산라인을 확인시켜주기도 한다. 이 같은 시뮬레이션 툴을 이용하는 기업은 생각보다 많으니 고객들은 라인 설치 전 한번 쯤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A/S도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로봇을 사용하는 고객들이 점점 똑똑해짐에 따라 단순히 초기 라인설치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후 서비스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로봇메이커 역시 이러한 요구를 읽어 전문 서비스 엔지니어를 통한 유지/보수를 지원하고 있다.

 

로봇, 지금까지 인기는 잊고 새로운 브랜드가치를 만들자
새로운 시장을 찾고, 새로운 고객을 리스트에 올리는 일은 힘들지만 그에 못지않은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 지금까지 잘 나가는 자동차, 전자산업과 함께 성장했던 로봇메이커들은 그동안 잘 알려진 그들의 브랜드파워를 믿고 나태해졌을지 모른다. 그래서 포장·물류시장을 열어가는 지금 이 순간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로봇시장의 파이를 키우는데 한 몫을 담당할 포장·물류시장 개척.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자부했던 로봇브랜드는 이 시장의 고객들에겐 낯선 이름일 뿐이다. 2011년, 물류산업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 시장을 잡을 로봇메이커는 과연 누구일지 주의 깊게 지켜보자.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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