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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로봇전문가 5인이 말하는 로봇산업 성장 키워드-④ 젊은 로봇전문가 5인이 말하는 로봇산업 성장 키워드-④ 한은주 기자입력 2011-01-17 00:00:00

젊은 로봇전문가 5인이 말하는 로봇산업 성장 키워드-④

 

“로봇은 반드시 타깃시장, 현장전문가,


그리고 자발적 사용자와 함께 열어야 한다”

 

 

 

 

 

 

 

 

 

 

 

 

 

 

R-러닝지원단
윤병옥 사무국장


2010년 한해 로봇시장의 분위기는 어떠했나.

그동안 만들어진 로봇 관련 정부지원정책들이 어떤 결실을 맺으면서 변화를 가져온 한해였다고 본다. 교과부의 R-러닝사업처럼 수요부처에 맞춰진 사업이 시작되기도 했고, 정부에서는 그런 흐름을 서비스로봇분야에 초점을 맞춰 상용화를 뛰어넘는 시장확대 정책을 마련하는 분위기였다. 한편으로는 일정한 성장패턴을 보이는 기존 산업들과 비견했을 때, 그간의 로봇정책이 사업의 질과 양에서 재조정되며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였던 것 같다.
 

로봇산업을 키우겠다고 정부가 나선지 10여년이 되어 간다. 칭찬받을 만한 정책은 무엇인지.


결론적으로 10년간의 정책 경쟁과 그 정책의 통합이 칭찬받을 일이라 생각한다. 예전 정통부, 산자부, 과기부가 로봇관련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그로 인해 자금도 풍부했고, 경쟁관계 속에서 더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지금의 모습이 갖춰졌다고 본다. 때로는 부처 간 첨예한 대립을 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경쟁적으로 창출되던 당시의 많은 아이디어와 이를 근간으로 한 사업들이 지금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만한 것이 적지 않다. 물론 충분한 정책의 일원화를 달성한 이후에는 다시 수요부처와의 더 큰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 정책의 연계가 다시 필요할 것이다.


최근 2~3년 해외에 나가보니 그동안 우리가 경쟁하고 통합하면서 겪은 고민거리들을 해외에서는 아직 생각 못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되었다. 물론, 과연 그들이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는 불분명한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는 때로는 과감하고 빠르게 추진해 가는 편이며, 그런 점에서 많은 국가들이 우리의 전개과정과 결과를 주목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앞서가는 것은 어렵지만, 따라붙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사실이다.

 

아쉬웠던 점은 없었나.


정책통합 과정에서 놓치거나 치이는 몇 가지 프로젝트들에 아쉬움이 있다. 예를 들면 로봇 통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의 경우, RUPI를 비롯하여 여러 노력이 진행되어 왔음에도 프로그램에 있어 중요한 사항중 하나인 ‘Time to Market’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Willow Garage 등의 오프소소 플랫폼을 미국과 유럽의 로봇회사들이 이미 꽤 사용하고 있다는 소식에 많이 안타까웠다. 이미 국내기업들도 MS사의 MSRDS를 쓰고 있는 곳이 많다. 우리가 2~3년 주춤하는 사이에 로봇 내부는 해외제품들로 채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로봇산업이 발전하려면 어떤 부분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보나. 키워드로 이야기한다면.


지금 현재 필요한 것은 ‘서비타이제이션(servitization)’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R-러닝사업의 성패를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바로 ‘서비타이제이션의 구현’이다.
사업시작 전후로 오상록 단장님과 논의할 때는 머리로는 이해가 되었지만, 실제 사업을 착수해보니 결론적으로는 몰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간 말로는 모두가 수요자 중심이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시장(현장)에 들어가 보니 R&D부터 상용화 단계까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되고, 현장 적용과정에서 이해해야 할 그들만의 특성도 상당했다.
그래서 우리는 R-러닝 사업을 하며 ‘로봇’ 도 ‘산업’도 아닌 ‘교육’만을 생각하며 한 해를 보냈다. R-러닝은 로봇 보급 사업이 아니라 교육시스템 개선사업이다.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서비타이제이션’ 어떻게 하면 가능하겠나.


현실적으로 우선 로봇을 구성하는 이미 개발된 첨단기술이 해당 수요처의 요구에 맞게 적절하게 융합·적용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에어컨만 보더라도 온도 맞추고 풍량 조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여기에 센서를 붙여 사람을 감지·추적하면서 적절한 바람을 보낸다. TV광고를 보면 거실구석에 있는 에어컨로봇이 이를 실현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접근이 로봇 기반의 서비타이제이션의 시작이라고 본다.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개발된 기술을 적정하게 넣고 적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진정한 커스토머 위주의 접근이 중요하다. R-러닝의 예로, 그간 해왔던 방식처럼 로봇이 유치원에 들어간다 하여, 동요, 동화를 수 백편 탑재한 것으로는 현장의 호응을 얻을 수 없다. 유치원은 아이 외에 교사, 학부모 및 기관으로 구성되며 각각의 특성이 있고, 유아만 해도 5세, 6세, 7세반으로 나뉘고, 감성과 지성, 신체발달 등이 다르므로 이를 반영, 다양한 시각에서 살펴봐야 한다.
예를 들어 로봇 범퍼 앞 센서에 아이가 감지되었을 때 “앞에 장애물이 있습니다. 치워주세요.”라는 말에서 장애물이라는 표현이 아이 마음에 상처가 되어 “앞에 누가 있어요? 지나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로 바꾸는 것, 작은 것 같지만 이것이 현장위주의 콘텐츠 개발의 변화중 하나이다. 군사 분야 로봇이라면 감시, 탐색, 타격 등 다양한 전투기능을 내세우기 전에, 이 로봇이 대테러작전에 쓰일지, 기지방어 작전에 쓰일지, 사병이 사용하는지, 장교가 사용하는지 등에 대한 고민과 접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이 바로 진정한 서비타이제이션이고 융합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로봇산업분야에는 로봇전문가는 많지만 수요처별로 해당분야 전문가는 부족하다. 연구원들이 통상적으로 쓰이는 ‘장애물’이라는 표현이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발자들이 어떻게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 수 있겠나.
그래서 분야별 시장을 열기 위해서는 현장 전문가와 종사자들의 대거 참여가 필요하고, 이를 유도하는 정책(부처) 연계가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이 그 사업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 분야별 시장을 여는 중요한 키라고 생각한다.

 

서비스 로봇 분야로 치우치는 듯한 정책에 대한 생각은.


제조용 로봇은 기반산업과 함께 성장한다는 특징이 있어 서비스 로봇과는 성장하는 패턴이 다르다.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기간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제조용 로봇도 영향을 받으며, 이미 어느 정도 시장은 형성되어 있어 누가 더 큰 파이를 가져가느냐의 문제라 서비스로봇에 비해 상대적으로 로봇관련 정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완전히 창출되지 않은 서비스로봇은 지속 성장을 위해 높은 관심과 지원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부분에서 조금 더 치우쳐 보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1년 로봇산업은 어떻게 예상하나.


올해 부족하거나 놓쳤던 부분을 조정하며 내실을 다짐과 아울러 탄탄하게 성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기간이 될 것이라 본다. 서비타이제이션의 개념을 이해하고, 적응하고, 한 단계 올리는 2011년을 기대한다. 특별히 R-러닝의 경우 해외시장 진출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릴 듯하다.
2010년에 이미 UNESCO, OECD 등 유아교육 국제기구에서 많은 관심을 표방하고, 외신들의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무리 없이 진행된다면 몇 년 안에 유럽,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의 유치원에서 우리 로봇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한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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