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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세치용(經世致用)의 로봇연구로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다 고려대학교 지능로봇연구실 송재복 교수 인터뷰 정대상 기자입력 2017-02-02 16: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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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기계공학부 지능로봇연구실 송재복 교수

-학위-
박사(1986~1992) 기계공학과, MIT
석사(1983~1985) 기계설계학과, 서울대학교
학사(1979~1983) 기계공학과, 서울대학교

 

경세치용이란, 학문은 사회에 실질적으로 이바지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유학(儒學)의 한 주장이다. 현재 국내 산업계와 학·연이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차는 비단 로봇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경세치용의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제 산업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는 로봇기술 개발에 매진해온 고려대학교 송재복 교수가 지난 ‘제11회 대한민국 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에서 대통령 표창의 영예를 안은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본지에서는 산업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학문의 길을 걷는 송재복 교수를 취재했다.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Q. 귀하에 대한 소개.

A.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과 및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 과정에서 제어, 자동화를 전공으로 했으며, 이후 1993년도에 고려대학교에 부임을 했다. 초기에는 자동차메카트로닉스 분야를 연구했으며, 현재는 20년 이상 로봇 매니퓰레이터와 자율주행 등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또한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처음 설립될 때 학회에 가입해 꾸준히 활동을 해왔고, 지난 2013년도까지 해당 학회의 임원으로 있었다. 이후 2014년도에 한국로봇학회 회장을 1년 역임했고, 현재는 대한기계학회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제어·로봇·시스템학회에서 발간하는 IJCAS 국제 SCI 학술저널의 편집장을 3년가량 담당하기도 했다.

 

Q. 다방면에서 폭 넓은 활동을 한 것 같은데.

A. 다른 연구자들보다는 학회 활동을 중요시하고, 더 활발하게 참여하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학회 활동은 봉사한다는 개념이 강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교수 사회에서 학회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소사이어티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Q. 자동차메카트로닉스를 연구하다 로봇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완성차 메이커와 함께 정부과제로 차량이 눈길이나 빗길, 특수노면에서 미끄러질 때 이를 어떻게 방지하고, 미끄럼을 줄일 수 있는지 등의 제어 시스템을 연구했다. 그러나 과제가 종료된 이후, 테스트베드가 갖춰지지 않은 국내에서는 실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반면 로봇은 얼마든지 플랫폼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새로운 형태의 로봇을 만들어 내거나, 창의적인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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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복 교수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협동로봇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Q. 현재 고려대학교 지능로봇연구실에서는 어떠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나.

A. 크게 두 가지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우선 다양한 형태의 로봇 매니퓰레이터를 개발하는 것으로, 15년 이상 관련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이동로봇의 자율주행 연구이다. 자율주행 연구 역시 15년가량 진행해오고 있다.

사실 로봇 암을 디자인하고 제어하는 분야와 이동로봇의 자율주행은 기술적으로 동떨어져 있는 분야이지만, 2003년부터 10년간 추진되었던 프론티어 지능로봇사업에서 실내용 홈로봇의 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하며 현재 우리 연구실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때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공장 환경에서 마크네틱 라인 없이 물류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유수 대기업들에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S社의 베트남 휴대폰 제조 현장에서는 우리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자율주행대차가 대량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소프트웨어가 기존의 AGV와 차별화되는 점은, 별도의 마킹이나 가이드라인 없이 레이저 스캐너를 이용해 로봇이 스스로 공장의 지도를 작성하고, 또한 작업자가 그래픽 기반으로 마우스를 이용해 직관적으로 로봇의 경로와 역할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로봇을 전혀 모르는 현장 작업자도 주행 경로 상 장애물을 회피하거나, 특정 장소에서 정차해 물건을 하차하는 등의 임무를 굉장히 쉽게 설정할 수 있다.

 

Q. 사실 고려대학교 지능로봇연구실은 로봇 매니퓰레이터 분야에서 더욱 유명하다. 현재 로봇 매니퓰레이터와 관련해 어떠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나.

A. 오랫동안 이 분야를 연구해왔고,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로봇연구임을 알기 때문에 꾸준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국내 중소·대기업들이 로봇 암을 개발할 때 우리 연구실에 의뢰를 많이 한다.

연구내용을 살펴보면, 최근 로봇 분야에서 떠오르고 있는 협동로봇 분야의 경우, 우리 연구소는 이미 12~13년 전부터 연구를 진행해왔었다. 종래의 로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할 수 있다는 점과 동일한 반복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의 두 가지 강점이 가장 두드러지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사람의 섬세한 작업 능력을 따라올 수는 없다. 이러한 점에 입각해 로봇이 잘 하는 분야와 사람이 잘 하는 분야를 합쳐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이를 위해서 제일 먼저 시작했던 연구가 충돌 안전 연구였다. 처음에는 기계식 장치를 이용해 사람과 로봇이 충돌을 해도 사람이 다치지 않는 연구를 진행했다. 충돌이 발생될 경우 이를 감지해 빠른 시간 안에 로봇을 정지시키는 능동식 충돌 안전 시스템 연구도 오랫동안 진행했다.

또 다른 중요한 연구 중 하나는 다관절로봇의 중력보상으로, 이 분야는 세계적으로도 우리 연구실이 독보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이다. 기존의 수직다관절로봇에 적용된 구동부를 분석해보면 대부분의 토크가 로봇의 자중(自重)을 이겨내는데 사용된다. 여기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바로 로봇의 자중에 의한 중력 토크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기계식 중력보상장치로 100% 보상을 해주고, 모터의 토크는 순수하게 가반하중을 지탱하는데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에 1,000W 이상의 모터를 사용해야 실현할 수 있었던 가반하중도 중력보상장치를 이용해 100W의 모터로 실현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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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물을 로봇이 핸들링하고, 섬세한 작업은 인간이 수행하는 인간과 로봇의 협업 연구

 

Q. 상당히 실용적인 연구들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개인적으로 국내의 다른 대학연구실 및 정부출연연구소에 비해 보다 다양하게 제조용 로봇 암을 개발하는 연구실이라고 자부한다. 로봇은 실용적인 부분을 고민하는 학문으로, 바꿔 말하면 SCI 논문이 나오기 어려운 분야다. 이는 논문의 개수로 연구 성과를 평가하는 현 기조와는 상충되는 부분이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체들의 요구에 맞춰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더욱 발전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우리 연구소는 10여 년 전부터 학문적인 로봇 연구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실제 현장에 필요한 연구에 집중하며 다수의 기술들을 성공적으로 기업체에 이전하며 타 연구소 등에 기술이전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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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을 이용한 기계식 중력보상장치

 

Q.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A. 그간 진행해왔던 협동로봇, 중력보상로봇 등 로봇 매니퓰레이터 연구를 근간으로 향후에는 관련 소프트웨어 연구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결국 소프트웨어가 승부를 가르는 키워드가 될 듯싶다. 협동로봇의 경우, 이미 유수 로봇제조사들이 완성도 높은 로봇 하드웨어를 개발·런칭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구부 연구만으로 그들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분야를 분류하여 공통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본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지원하는 등 로봇 OS에 유저들이 요구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탑재해 공급하는 것이다.

또한 향후에는 로봇에 딥러닝을 접목하는 연구 등을 진행하는 한편, 비숙련자도 로봇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연구에 집중할 것이다.

 

고려대학교 지능로봇연구실 http://robotics.korea.ac.kr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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