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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앱’ 발굴과 기술혁신(2) ‘킬러 앱’ 발굴과 기술혁신(2) 김재호 기자입력 2010-05-27 00:00:00

돈이 되는 로봇

‘킬러 앱’ 발굴과 기술혁신(2)

 

반도체에 이어 21세기 대한민국의 ‘먹거리’로써 부각되고 있는 로봇산업.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로봇산업의 시장 규모 역시 해를 거듭 할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양적인 성장 이면에는 로봇기술을 대표할만한 히트상품은 물론 시장조차 미흡한 것이 서비스 로봇산업의 현실이다. 본 지면에서는 두 분의 전문가를 통해 이러한 문제의 원인과 로봇산업의 시장 창출과 수요 확대를 위한 해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연 재 순 서

1. 용도에 맞는 감성의 전달 & 용도를 만족 하는 기능의 완성도 추구

2. 핵심기술 확보와 완성도 높은 상품화 기술

3. 적합한 레벨의 인공지능

4. 인지과학적 인터페이스 기술

5. 부품기술의 혁신

6. 효율적인 기술혁신 추구

 

적합한 레벨의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은 인간의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현실보다 소설과 영화 속에서 먼저 진보하였다. 영화 속의 로봇은 인간과 교감하면서 우호적이거나 비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영화 속의 로봇들은 실제 과학기술의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쳐왔고, 과학기술은 이를 현실에서 구현하고자 노력 하였다. 사람들은 영화의 경험 때문에 로봇은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로봇에 대한 인간의 기대치는 상상만으로도 이미 높게 형성 되어 있는 것이다.

 

현재 로봇의 지능은 영화 속에서와 달리 인간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능과 관련된 기술의 발전도 소비자의 희망과는 달리 매우 더디다. 더디다고 느껴지고는 있지만 인간이 오랜 시간동안 진화해온 시간의 산물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사실은 빨리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능을 가진 로봇의 요구는 기술의 발전보다 인간의 상상에서 먼저 출발한 영향이 크다. 로봇은 지능이 너무 높은 인간에서부터 어느 날 서서히 비롯되었다. 때문에 로봇은 소비자의 욕구에 크게 미달하는 지능으로 용도가 불명확하였고 소비자의 희망과는 괴리가 존재하였다. 2007년 산업연구원의 「로봇산업의 2020 비전과 전략」 보고서에 의하면 당분간 로봇의 지능은 도마뱀 수준을 능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로봇에 대한 인간의 기대치를 상품으로 충족해 주기에는 기술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로봇이 취득한 정보를 종합하고 감성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레벨이 높은 지능기술의 혁신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지능기술의 어려움은 인간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감성적 기술의 구현에 있다. 감성적 소통을 위한 수준의 로봇의 지능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이기도 하다.

 

강아지 로봇의 경우를 사례로 살펴보자. 실제 애완견은 주인과 상호간 인간과 가까운 수준으로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 강아지가 주인의 기분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것은 수많은 애견인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애완견이 사람과 같고 가족과 같다는 체험담을 들어봤을 것이다. 처음 본 사람이 주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애완견은 짖거나 움직임 등으로 강력하게 반응한다. 애완견은 주인에게 야단이라도 맞으면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동작이 갑자기 수동적으로 변하며 쑥스러운 표정을 연출한다. 주인이 출근했다가 퇴근하면 매우 강렬하게 반가운 감정을 표시한다. 인간은 이같은 애완견의 반응에 미묘한 감정과 정서를 느끼게 되어 동반자의 의식을 갖게 된다. 나를 끝까지 반겨주는 애완견이 동지라고 생각되고 결국 먹이를 제공하며 감정을 가진 생명으로서 외면할 수 없게 된다.

 

강아지 로봇은 강아지처럼 움직이고 꼬리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수 없다. 움직임 그 이상의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감성과 정서의 교환이고 감성을 가능하게 하는 지능기술인 것이다. 이와 같은 애완견의 반응과 동작을 강아지 로봇에서 구현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이 정도의 반응 중 일부만 가능하여도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아지 로봇은 실제 강아지 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다. 구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지능이 높기 때문에 지금의 지능기술로는 가치 있는 상품으로 나타내기가 어렵다. 또한 인간의 기억 속에는 실제 강아지에 대한 강한 과거 관계적 이미지가 남아있다. 인간이 애완견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강아지 로봇에서 높은 지능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바로 로봇으로 상품화 하는 대상을 지능이 낮은 레벨의 대상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경우, 소비자는 로봇이 지능이 낮다는 불만을 나타내지 않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방법은 인간이 경험하지 않은 대상을 로봇으로 상품화 하는 것이다. 경험하지 않은 대상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도 낮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로봇에 필요한 기술은 로봇을 위한 것보다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사람과 감성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위한 지현의 구현은 어렵고도 중요한 문제다. 로봇이 팔리는가, 안 팔리는가의 문제는 인간의 감정과 정서를 로봇이 얼마나 절묘하게 건드려줄 수 있는가의 여부에 있다. 다른 애완용 로봇도 실제 애완의 대상만큼 지능이 주어지면서 가격은 더 싸야만 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다. 또한 지능을 구현할 때 소프트웨어 기술을 이용하여 구매초기의 로봇의 지능을 표준상태로 설정하고, 사용자의 활용과 훈련에 따라 스마트하게 향상될 수 있다면 상품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제 로봇은 개인의 차이에 따라 감성적 변동성을 부여할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을 갖추어야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인지과학적 인터페이스 기술

 

최근 직관적이고 혁신적인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상품이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고 있다. 멀티터치·동작인식·햅틱 등의 인터페이스 기술을 채택하여 선형적이거나 연속적인 느낌을 주어 아날로그적 감성을 제공하고 있다.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잘 디자인된 실감형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체와 같이 오감을 모두 인식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감기술은 시각·청각·촉각·후각·미각으로 로봇에서는 사용자의 추적과 환경의 인식을 위한 기술에 해당한다.

 

전문서비스 로봇은 초기시장을 형성할 유력한 분야다. 일부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들은 인간의 인지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을 갖추어야 한다. 동물이나 곤충의 감각기관을 살펴보고 기능을 채용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되려면 그것을 기술로 구현해낼 수 있는 혁신이 이루어져야 한다. 로봇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에 임무를 부여할 수 있으려면 이런 인식기술들이 다양해지고 높은 수준의 감도를 가져야 한다. 인식기술의 수준에 따라 로봇이 인간과 교감하거나 욕구를 해소시켜 주는 정도를 구현할 수 있다. 인식기술이 융합과 복합을 통하여 점진적 진보가 이루어질 때 로봇은 충분한 상품성을 갖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시장에 출시된 로봇에서도 인식기술의 적용이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상품에 비하여 인간중심의 상품개발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 그동안 인식기술은 시청각 위주의 인터페이스 기술에서 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육감과 지능의 고도화의 요구로 감성으로 까지 활용이 넓혀지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다기능을 가진 인터페이스 기술은 소비자에게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한다. GPS·자이로센서(Gyro Sensor)2)·진동모터·후각센서 등의 부품과 요소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다. 인간의 욕구는 인간의 몸의 각 기관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로봇에서 인간과의 접속과 소통을 위한 인지과학적 인터페이스 기술은 상품의 가치와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요소기술이다.

 

로봇에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인간에게는 몰입감과 존재감을 주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가상현실은 컴퓨터를 이용해 현실의 상황을 실제처럼 가상의 공간으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현실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인터페이스적 요소다. 4차원극장·홀로그램 대화 등이 여기에 해당되며 사람으 오감작용을 컴퓨터로 흉내 내는 기술로 로봇에도 접목이 요구되고 있다.

 

체험형 컨텐츠와 실감형 미디어를 로봇에 적용하는 것도 중용한 경쟁적 요건이다. 게임시스템 Wii와 스크린골프 시스템은 부품소재 기술의 발전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자이로센서의 기술발전이 움직임을 인식하고 실제 운동과 같이 체감성을 제공해주었으며, 각도센서와 가상현실시스템은 현장감을 갖게 하였고 넓은 시야를 확보해주었다.

 

융합과 복합의 진전으로 기술의 다양성과 복잡성이 점차 증대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사용하기 쉽고, 쉽게 배울 수 있는 필수기능 위주의 단순화한 조작기술을 상품에 적용해야 한다. 다른 제품들에서 경험하였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느낌의 방식으로 조작이 가능하게 기획해야 한다. 디지털 의 편리함과 아날로그적인 친근한 감수성을 동시에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페이스 기술의 과도한 도입으로 상품에 기술을 추가하기 위한 경쟁은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로봇을 단순하게 운용할 수 있으며 햅틱으로 쉽고 간편한 조작감을 촉각으로 전달하여 주는 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도와주는 상품화기술이 될 수 있다.

 

정부적 차원으로 기초기술의 지원을 증대하여 연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인지과학기술, 인터페이스 기술 등은 자체만의 시장규모는 크지 않지만 산업간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고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런 기술들은 사람중심의 로봇 상품과 시스템을 개발할 때 큰 가치를 제공하고 확실한 경쟁력을 갖게 할 것이다. 이런 분야의 기술개발지원은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으며 공동으로 노력해야만 한다.

 

 

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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