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현장에서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던 로봇들이 이제는 다음 무대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통신 기능과 인공지능 기술들이 점차 로봇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의료, 국방, 재활, 교육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로봇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어느덧 성큼 다가선 서비스 로봇시대. 이에 대한 시장 분석과 기술 동향을 살펴볼 수 있었던 ‘서비스 로봇 산업의 시장분석과 적용분야별 개발기술 세미나’ 현장을 본지가 다녀왔다.
취재 신혜임 기자(press4@engnews.co.kr)
제조 현장에 이어 로봇의 차세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비스 로봇 산업에 대한 세미나가 지난 12월 5일(금)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됐다. 한국미래기술교육원구원이 마련한 이 행사에서는 ‘서비스 로봇 산업의 시장분석과 적용분야별 개발기술 세미나’라는 주제 하에 상황인지, 인공지능, 교육/생활, 보안/안전, 의료, 장애/실버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각 로봇에 대한 기술 동향과 시장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던 이번 세미나를 위해 주최측은 산·학·연의 다양한 강사진을 구성해 수준 높은 강연을 마련함으로써 참석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로봇보조정형운동장치 Walkbot_S
다가오는 서비스 로봇 시대에 대한 대비 필요
세미나의 첫 시간은 ‘서비스 로봇 산업의 실태와 시장분석’이라는 주제로 KT경제경영연구소의 김태진 매니저가 발표를 준비했다. 최근 부쩍 다양해진 형태로 우리 생활에 들어서고 있는 로봇들을 차례로 소개한 김 매니저는 각 로봇의 발전방향을 통해 향후 펼쳐질 미래 로봇시대를 예측해보면서 참가자들의 이해를 이끌어냈다.
이어진 강연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실감교류로보틱스연구단의 김도익 책임이 마련했다. 서비스 로봇의 환경, 상황인지 및 인공지능시스템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강연에는 로봇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기술적 동향들이 상세히 소개됐다. 단순히 인간의 작업을 대신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사람과의 감정적 상호작용까지 가능해진 로봇의 모습에 참석자들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클라우드 로봇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진 강원대학교 박홍성 교수도 이날 세미나의 강사로 초청됐다. 클라우드 로봇과 로봇 플랫폼에 대한 기술적 접근을 강연에 담아낸 박 교수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여러 사례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는 “플랫폼 기술은 기술의 혁신과 진화를 위한 필수적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직관적 개발과 정확한 검증 방식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Bartneck의 iCat은 친숙성을 높이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로봇에 정서표현 기능을 적용했다.
로봇의 다음 무대는?
오후 시간에 마련된 발표는 로봇의 활용분야에 대한 보다 실질적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먼저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홍재성 교수는 의료 분야, 그 중에서도 수술용 로봇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대표적 의료로봇 ‘da Vinci’가 의료 현장에 미친 변화를 통해 의료로봇의 가능성을 짚어본 홍 교수는 “제2의 ‘da Vinci’를 위한 연구들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수술용 로봇이 펼칠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수술분야와 함께 의료로봇 시장을 이끌고 있는 재활로봇에 대한 발표는 국립재활원 송원경 박사가 준비했다. 재활로봇의 적용사례와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한 내용을 준비한 송 박사는 재활분야에서 그 효과를 인정받은 로봇들을 차례로 소개하며 기술적 우수성을 설명했다. 그는 “재활로봇들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전략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때”라며 재활로봇 전문가로서의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마지막 시간은 (주)이산솔루션의 전상원 연구소장이 공공시설/전시안내 및 퍼포먼스 로봇의 이야기로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로봇의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에서 출발한 로봇엔터테인먼트 사업 탄생배경을 전한 전 연구소장은 ‘첨단 로봇기술을 다양한 문화콘텐츠 산업과 융합하는 차세대 신융합 문화사업’으로 로봇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정의하면서 “한류 등 문화 열풍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효과를 고려할 때 로봇 역시 이에 부응하는 문화적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는 말로 로봇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새로운 로봇시대,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라
제조 현장을 벗어난 다양한 서비스 로봇들의 이야기로 채워졌던 세미나는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로봇들의 기술적 발전과 실제 적용사례를 통해 향후 로봇시장을 예측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초청된 강사들은 생활과 더욱 밀접해진 로봇들의 활약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을 이끌 수 있는 전략과 기술력이 필요한 때”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먼 미래라고 생각했던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이미 눈앞에 다가온 만큼 이 기술들이 보다 가치지향적 발전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