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능로봇연구소… 로봇체험전시관 구축위해 일본가다
일본의 로봇기술개발 현황 및 전시 시설을 견학하고 향후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로봇체험전시관 구축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경상북도, 포항시, (재)포항지능로봇연구소, 디자인티비가 뭉쳤다.
이들은 지난 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일본의 나고야 로봇박물관, 동경과학기술관 등을 방문하고, 각 기관의 전시 담당자와 미팅을 통해 참여형 로봇체험전시관 구축을 위한 일본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확보하고 돌아왔다.
본 내용에서는 먼저 일본의 로봇산업 현황을 살펴본 후, 이들이 다녀온 창조 미래과학관과 동경 과학기술관, 나고야 로봇박물관, 나고야 도요타 전시관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와 로봇 전시장의 특징을 전하도록 하겠다.
일본의 로봇산업 현황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기존의 로봇기술을 활용하여 엔터테인먼트, 교육, 청소, 경비, 의료 등 제조현장 이외에서 활용 가능한 로봇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중심이 된 순수연구 목적의 기술 개발에서 벗어나 비즈니스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으며 산업용 로봇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경비, 엔터테인먼트 등에 종사하고 있는 여타 기업체와 소규모 벤처기업에서도 활발히 연구개발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 로봇산업의 강점과 약점
일본은 로봇으로 사업 확장이 쉬운 자동차·전기·전자산업의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산업용 로봇과 관련된 하드웨어 개발에 있어서도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표 1>의 경제산업성의 조사결과와 같이 세계 로봇 업체 중 1~10위까지의 대부분이 일본업체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산업용 로봇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고도의 정보통신기술이나 지능을 포함한 로봇개발 분야에서는 일부 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군사나 우주산업, 서비스 산업 등을 목표로 지능로봇산업 육성에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한국과 비교해 볼 때 일본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일본 로봇의 전망과 과제
로봇은 향후 제조업 분야 외에도 가정, 사무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분야, 재난방지, 경비 등의 공공분야, 의료·복지, 건설, 농림 축산 등 다양한 분야로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 로봇의 활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를 통해 로봇의 안정성, 신뢰성,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생산자와 사용자 양쪽 모두 로봇의 역할·기능 등에 대해 충분한 분석과 논의를 실시해 실생활에 도입, 운영할 수 있도록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로봇의 지능화와 더불어 액추에이터의 소형경량화, 센서 및 인식 기술의 고도화, 통신 보안 기술 확보를 통해 앞으로 로봇사업을 확장하고 다양한 주체가 로봇 개발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마련이 필요하다.
일본 과학미래관(Miraikan)
동경 오다이바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과학 미래관(Miraikan)은 주말 2,000여명 평일 900여명이 찾는 일본의 대표적인 과학관이다. 과학미래관은 ‘참가체험형 전시관’을 표방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연구, 음악, 미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로 유연하게 열려있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역동적이며 활기가 넘치는 공간이다.
이들은 전시관 운영 외에도 기획전시회(과학기술에 사회, 생활, 예술 등을 접목시킨 흥미 있는 테마로 기획전 개최), 세미나·심포지엄, 도모노카이(회원들을 대상으로 실험교실, 공작교실, 견학회 등 운영), 자원봉사(전시해설, 실험공방, 이벤트 기획 지원), 출판(출판 및 웹사이트 운영, 과학기술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확보)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전시 해설원과 자원봉사자
고개만 돌리면 그 즉시 초록색과 주황색 옷을 입은 전시해설원 또는 자원봉사자와 눈을 마주칠 수 있다. 도우미들은 과학실험을 시현해 보이는가 하면, 개별 관람객에게 전시물의 과학적 원리나 작동법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실제로 체험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표소를 자동판매기로 대체하고 정말로 ‘사람’이 필요한 곳에 사람을 배치하고 있는 미래과학관은 현재 8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시관 내 연구실
한쪽 벽면이 100% 유리로 되어 있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연구공간이 전시관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관은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연구공간을 임대해 연구자의 상주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관람객들은 약 1m 간격의 빈 공간과 투명한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연구실 내부를 들여다 볼 수도 있고 신청자는 연구실 내부 견학도 가능하다. 이러한 전시관 운영 시스템은 과학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어린이나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중요하고 값진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로봇관 구성
‘기술혁신과 미래’ 공간에 있는 로봇관은 로봇월드, 인조인간연대기, 로봇의 기능, 구조용 로봇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형 로봇 아시모, 의료용 로봇 PARO, 음성인식로봇, 공 잡는 로봇 등에 대한 체험은 물론 로봇의 역사와 원리에 대해 한 눈에 파악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과학기술관(Science Museum)
동경에 있는 과학기술관은 40년 전에 설립된 과학전시체험시설로서 자동차, 철강, 건설 등 테마별로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정부나 지자체에서 설치하는 타 과학관과 달리 전적으로 기업체나 협회에서 후원을 받아 전시물을 설치, 유지 보수하는 완전한 민간 운영 형식을 띠고 있다.
·로봇전시 현황
과학관 5층에 마련되어 있는 ‘FUTURE SCOPE’ 미래산업관에는 일본전기(NEC), NEDO, ALSOK과 같은 대기업에서 후원을 받아 다양한 로봇을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관람객들의 안전과 전시물의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로봇을 유리관 속에 보관하여 전시하고 있어 실제 로봇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전시 로봇관 구성
가와다공업과 산업기술종합연구소, 가와사키중공업에서 지난 98년부터 공동 개발해 온 HRPII(Humanoid Robot 프로젝트의 최종완료모델)과 종합경비보장(주)가 판매하고 있는 경비로봇 알속(ALSOK), 일본전기(NEC)가 내놓은 보육로봇 파페로(PaPeRo) 등을 만날 수 있다.
·과학기술관 부관장 Hidenori yamada와의 면담
동경의 과학기술관은 일본의 대기업들이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을 목적으로 설립한 것으로, 각 주제별 전시물은 기업체나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하여 설치하고 있으며, 전시물의 유지보수까지 담당하고 있다. 또한 각 테마 별 전시물은 지난 25년 동안 평균 4~6번 전면 교체되어 민간이 운영하고 있지만 전시물의 교체가 타 기관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시해설원, 파트타이머로 구성된 150명 가량의 직원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과학현상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실험 실시하여 과학기술 이해도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기업체 담당자들이 직접 방문하여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원리에 대해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간 60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과학기술관은 입장료 수입 외에도 전국 과학 대전 등의 과학관련 행사나 벼룩시장, 미술전시회 등의 행사를 위해 1층의 홀을 대여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나고야로봇박물관(Robot museum in NAGOYA)
나고야 로봇박물관은 2010년 봄까지 한정 전시될 예정으로 아즈자카라 백화점이 설립한 최초의 로봇 전문전시관이라 할 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로봇을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이뤄주는 공간”이란 미션을 가지고 최고의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이 뭉쳐 전시관을 만들었다. 나고야 로봇박물관은 각종 첨단 로봇들을 모아 놓은 전시관 ‘로보싱크(Robothink)’와 로봇관련 잡화·완구 등 약 2천점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로봇 스토어 ‘로봇미래백화점’, 레스토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관 관계자는 앞으로 로보싱크에만 연간 40만명, 시설 전체로는 연 2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시 로봇관 구성
로봇전시관은 1층의 기획전시코너와 2층의 로봇도서관, 체험관, 로봇역사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1년에 4가지 테마로 로봇을 전시하고 있는 기획전시실에는 현재 그림 그리는 산업용 로봇, 차 나르는 전통로봇이 전시 중이며, 2층의 로봇의 역사 코너에서는 연대별 로봇 관련 영상물, 사진, 책, 장난감 등 다양한 자료를 전시, MP3를 제공하여 원하는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체험 코너에서는 전시해설원의 도움을 받아 소니의 아이보(AIBO)·엔터테인먼트 물개형 로봇 ‘파로’ 등을 직접 만져보거나 조작해볼 수 있었다. 나고야 로봇박물관도 다른 기관과 동일하게 전시해설원과 봉사자들이 곳곳에서 전시물에 대하여 상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조작을 도와주고 있었으며 로봇체험교육으로 “ROBOCOLLEGE”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Gyrowalk Inc. Masayohi Ishiko 대표와 면담
현재 나고야의 로봇박물관은 20% 정도만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며 향후 1년 이내에, 로봇음악쇼, 로봇댄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하여 100% 이상의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자 로봇을 통해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로봇박물관은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로봇의 매력을 보여 주기 위한 공간이다. 따라서 한국도 이러한 관점에서 로봇박물관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시의 목적을 넘어서 로봇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나고야 로봇박물관이 나고야에서도 가장 고급 브랜드들 사이에 위치한 것은 시장 창출이 어려운 로봇산업의 특성을 극복하고 부유층을 겨냥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로봇전시 전문기업체 Gyrowalk Inc.
Gyrowalk Inc.는 오사카에서 ‘로봇까페’를 오픈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는 로봇 전문 기업체이다. 로봇까페는 틴 토이(Tin Toy), 애완로봇, 전투로봇 등과 같은 650 가지 종류의 로봇을 전시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고 있다. 현재 Gyrowalk Inc.는 로봇 까페와 로봇박물관의 성공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일본의 5개 지역에서 로봇관련 박물관 사업을 추진 중이며, 2007년 20회 이상의 로봇관련 공연을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오사카 로봇 특구” 추진을 위한 핵심 멤버로서 오사카 지역에 야구장 10배 크기의 부지를 확보하고, 로봇관련 회사를 유치, 2011년까지 오사카를 로봇시티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로봇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고야 도요타 전시관
7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는 도요타 자동차 전시관은 환경과 감동, 자유와 안전, 품질과 효율, 기업과 사회, 모터스포츠, 쇼룸, 로봇에 의한 스테이지 연주라는 주제로 자동차 자체 뿐 아니라 미래형 자동차나 로봇 등을 보여주고 있었다.
도요타는 일본 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기업이지만 로봇사업을 자동차에 버금가는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계획으로 산업용 로봇 개발 부서에서 독립한 60명 규모의 ‘파트너 로봇 개발부’를 신설, 로봇의 경량화와 걷는 속도의 개선, 장시간 지속 배터리 개발 등에 착수했다.
현재 자립 보행하는 2족 보행형, 차륜을 갖춘 이륜주행형, 사람을 태워 걷는 탑승보행형의 로봇을 개발하여 시연 중이며 2010년을 목표로 사람과 함께 생활하면서, 손님접대, 육아, 노약자 케어 등을 할 수 있는 차세대 가정용 로봇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한다.
로봇의 미래를 꿈꾸는 곳… 포항지능로봇연구소에서 최고의 로봇을 만난다
미래과학전시관 ‘MM Concept’, 나고야 로봇박물관 ‘ROBOTHINK’, 동경과학기술관 ‘Future Scope’ 등 일본의 과학관이나 전시관은 각각의 목적에 맞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에서 준비 중인 로봇 체험전시관도 관람객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를 통해 전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전시물 구성 측면에서는 고급 기술을 보유한 로봇을 단순 전시하기보다 다양한 전시물을 확보하여 관람객이 쉽게 만져보고 조작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직접 조립하고 조작해보면서 “로봇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개발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해외 뿐 아니라 국내의 로봇관련 제품조사는 물론 로봇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자료 수집 을 통해 포항지능로봇연구소에 맞는 독자적인 전시물과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운영 부분에서는 은퇴한 교사나 직장인으로 구성된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여 한국 정서에 맞는 전시해설 자원봉사자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언제 어디서든 궁금한 사항을 상세하게 설명들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현재 연구자, 교사, 학부모, 전시전문가 등으로 실무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체험전시관 구축을 위한 기획설계 단계에 있다.
앞으로 로봇관련 국내외 전문가, 다양한 분야의 수요자, 연구자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내외 성공 사례를 적절히 벤치마킹하여 포항지능로봇연구소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있는 전시물과 고급 컨텐츠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1년 뒤 일반인에게 공개될 포항지능로봇연구소 로봇체험전시관은 지역을 대표하는 첨단과학문화 콘텐츠 전시장으로서 일반인에게 생소한 로봇산업 및 로봇 기술에 대한 정보 제공의 공간이자 로봇과 함께하게 될 미래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준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