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Vision_2
코이안(주)의 로봇학개론
로봇 + 뉴미디어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다
로봇 시장 창출을 위해 산?학연관이 두 팔 걷고 나선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고, 노력은 아직도 진행 중이지만 유난히 서비스 로봇 분야의 시장은 신기루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특히 서비스 로봇 분야는 일부 대표적인 로봇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실상 시장 부재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이안’은 말한다. “로봇으로 돈 벌 방법이 너무 많아.” 그들은 도대체 로봇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취재 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intro…
코이안 주식회사(이하 코이안)는 알아도 그들이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몇 해 전부터 국내 로봇산업계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던 이름이었는데, 최근에는 로봇 관련 주요 행사에서 이 이름이 빠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동사가 지니는 포지션은 애매한 듯싶다. “무엇을 하는 기업인가?”라는 질문에 코이안의 전병삼 대표이사는 “다 해요”라고 대답한다. 아, 그래서 포지션이 애매하구나. 납득이 간다. 하지만 전 대표이사는 또 말한다. “지금 대한민국 로봇산업계에는 코이안 같은 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되요.” 남들이 뭐라든 그들은 이미 확고한 스스로의 포지션을, 로봇산업계 내에서의 역할을 자각하고 있었다.
로봇+뉴미디어 전문기업 ‘코이안’
정부가 목표로 하는 1인1로봇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장을 지니고 있는 제조용 로봇과 개인서비스 로봇의 가교 역할을 담당할 전문서비스 로봇 분야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국방, 의료, 실버,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전문서비스 분야는 로봇이 실질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높은 잠재성을 지닌 시장으로서, 지난해 정부 역시 해당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했고, 최근에 발표된 4대 로봇 챌린지 프로젝트 중 절반이 소위 전문서비스 영역의 로봇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시장 창출을 위해 산?학?연?관이 합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과 문화, 로봇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업이 있다.
2008년 설립된 코이안은 뉴미디어 공연을 비롯해 미디어 파사드, 모션그래픽스, 관련 전시 및 행사, 심포지엄, 기획 및 출판 분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특히 국내 로봇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탄탄한 레퍼런스를 구축한 동사는 지난해 한국로봇산업협회에 가입, 활발하게 로봇기업으로서의 걸음을 내딛고 있다.
코이안의 전병삼 대표이사는 스스로조차 경영자가 될 줄 몰랐다고 말한다. 유명 미대 출신에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국내외를 넘나들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온 그는 코이안 설립 배경에 대해 “하고 싶은 일이 잘하는 일이었고, 마침 그것이 수익이 창출되는 일”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로봇+뉴미디어 기업으로서 특히 국내 로봇 관련 공연 및 전시 등에서 두드러지게 활약해온 동사는 전시, 공연 등에 대한 기획에서부터 콘텐츠 개발, 운영에 이르기까지 자체적으로 소화하고 있고, 독자기술로 개발한 ‘뮤직로봇’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Robot is One Product Multi Use
“지금의 코이안은 로봇 콘텐츠 기업이다”라는 전 대표이사의 말처럼 동사는 현재 로봇기업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다.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문화 창출’을 목표로 설립된 동사에게 있어 21C의 로봇은 흥미로운 아이템이며,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뮤직로봇과 이를 활용한 로봇 공연들이다.
코이안에게 뮤직로봇은 특별한 플랫폼이다. 동사는 4옥타브 건반악기 연주와 3D 맵핑 영상이 결합된 로봇 마리, 여덟 개의 기타 현을 동시에 연주하는 로봇 썬더, 타악기와 드럼 세트를 동시에 연주하는 대형 로봇 틱톡 등을 비롯해 꾸준히 뮤직로봇 라인업을 보강해가는 중이다.
“이 뮤직로봇 하나만으로도 다양한 수익모델이 생긴다”는 전 대표이사는 “마리의 경우 마림바라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도록 독특한 제어 방법을 적용하고, 영상 투사 등을 접목한 로봇으로서, 억대를 호가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러 대 판매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판매 방식도 특이하다. ‘제품 양산을 통한 원가절감’이라는 기존의 통념과 다르게 고가 명품 브랜드에서 볼 수 있는 방식을 적용했다. 현재 시장에 출고된 마리는 똑같은 마림바 연주 로봇이지만 모두 제각각의 개성을 지니고 있다. 고객들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리를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광주 국립과학관 대표 전시물로 채택되어 있는 이 마리는 이처럼 판매를 비롯해 임대, 전시 등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로봇을 적용한 공연 등의 분야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뮤직로봇을 활용한 ‘로봇타타와 뮤직로봇’ 시리즈는 세계 최초의 로봇만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1시간 분량의 대극장용 공연으로서, 이미 2년 전 제작된 이래 100회 유료 상설 공연 달성, 다가오는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이해 60회의 추가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전 대표이사는 “뮤직로봇 개발로 인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또 새로운 적용 사례를 연구하고 있다”며 “로봇이야 말로 ‘One Product Multi Use’가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단발성 로봇 공연은 가라! ‘로봇타타와 뮤직로봇’ 100회 공연 돌파
최근 들어 로봇을 활용한 공연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로봇의 대중화를 위한 로봇업계의 스킨십 시도는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다양하게 시도되어 왔다. 로봇 업계 종사자들에게나 익숙한 로봇이라는 단어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매년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로봇 관련 전시, 공연과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접목된 콘텐츠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로봇 공연은 흥행 성적이 저조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으로 전 대표이사는 “로봇은 BEP를 맞출 수가 없는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연에 사용되는 로봇 구매 비용에만 억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며, 이를 운영하는 스텝도 로봇 수만큼 필요하다. 특히 정부 과제를 통한 로봇 공연의 경우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른 수익 분배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난관은 존재한다. 전 대표이사에 따르면 사람을 따라하는 로봇들의 단조로운 모션과 이에 대한 지루한 공연, 인상적인 캐릭터의 부재 등도 로봇공연이 흥행하기 힘든 요소 중 하나라고 한다. 이에 대해 그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고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런 면에서 코이안은 분명 유리한 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로봇타타와 뮤직로봇을 예로 들면, 공연 기획에서부터 캐스팅(자체 로봇 플랫폼 활용), 운영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한 100회 유료 상설 공연을 기록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단발성 공연이 아닌, 지속적인 공연을 통해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를 기록하고, 늘어지는 부분은 수정했다. 이것이 로봇타타와 뮤직로봇 공연이 ‘일회적 실험극을 벗어난, 지속 가능한 로봇 공연’으로 평가될 수 있는 이유이다.
다양한 연령층 위한 로봇 콘텐츠 라인업 확보
코이안이 지닌 기업 경쟁력을 또 하나 꼽자면 높은 비중의 R&D라 할 수 있다. 뉴미디어에서부터 이를 기반으로 쌓아올린 로봇 콘텐츠 비즈니스까지 상당히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도 오픈되지 않은 아이디어들이 부지기수다.
“끊임없는 R&D를 통해 엄청난 수의 기획들이 생기고, 버려지며, 개중의 옥석을 가려낸다”고 전 대표이사는 말한다.
일각에서는 코이안을 어린이 로봇 공연 전문기업으로 보기도 하지만, 실상으로는 그렇지 않다. 그들에게 있어 타깃 수요는 가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뮤직로봇에 영상과 캐릭터를 넣으니 어린이 로봇 공연이 되는 것일 뿐”이라는 그는 “유명 지휘가와 성악가가 함께 어우러지면 로봇을 이용한 오케스트라가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대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해 무인 악단을 구성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라인업을 이미 보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코이안의 비즈니스 모델, 한 번쯤 살펴볼 필요 있다
인원 25명, 지난해 매출 20억 원. 수치로만 보자면 코이안은 국내 서비스 로봇기업으로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규모의 인력과 매출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시장을 찾아다니지 않음에도 그들이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이안은 로봇 콘텐츠 전문기업이지만 로봇 사업이 목적은 아니다”는 전 대표이사의 말에서 그 비결을 일견할 수 있다. 동사에게 있어 로봇이란 순전히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존재한다. 로봇이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로봇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파생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포착해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티스트 출신의 전 대표이사와, 그의 색이 묻어 있는 이 기업이 지닌 특유의 창의적 발상도 한몫했다.
그는 “처음부터 영리를 추구하기보다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기업이었고, 그래서 국내에서는 특히 받은 것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뛰어난 레퍼런스를 쌓아 글로벌 로봇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대명사로 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필요한 부분들 역시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해외 진출 시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메인터넌스 문제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2년 전 처음 판매되었던 로봇 마리는 아직까지 한 번도 로봇 자체의 문제로 인해 A/S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그는 내부적으로도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기 위한 기업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융합 문화 콘텐츠 창조를 위해 필요한 8개의 부서, 최고 수준의 콘텐츠 창조를 위한 핵심 가족 50명. 이것이 현재 동사가 지향하는 기업 골격이다.
한편 “이 50명의 가족들이 경쟁을 통해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우선적으로 매출 100억 원, 30%의 순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하는 이 기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이를 위해 30%의 순이익을 사원복지, R&D 투자, 미래를 위한 저축 및 사회공원에 균등하게 활용하겠다는 것이 전 대표이사의 구상이다.
“4인가족이 국내 평균 가족 구성임을 감안하면, 현재 코이안의 어깨에는 25명의 직원들과, 그들의 가족을 합친 100여 명의 행복이 얹혀 있다”는 전 대표이사는 “200명의 행복을 책임져야 될 기업으로서, 이들의 행복을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와 로봇의 융합은 이미 오래 전부터 로봇업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여온 부분이다. 로봇시장 창출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코이안은 시장을 쳐다보지 않았는데 시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