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오랫동안 규제와 경제성이라는 '죽음의 계곡'에 갇혀 있었지만, 올해 우리 정부의 과감한 규제 혁신과 글로벌 시장의 가파른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주)모터114 기술연구소 전용철 상무의 기고를 통해, 동사가 바라보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 전망과 진출 계획을 전한다.

사진. (주)모터114
다시 부상하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
글로벌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업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가 올해 1월 발표한 ‘웨어러블 로봇 및 외골격 시장 규모 및 점유율 분석(Wearable Robots And Exoskeletons Market Size and Share)’ 보고서에 따르면, 외골격을 포함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2026년 기준 약 68억 3천만 달러(약 9.9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향후 28.88% 수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해 2031년 242억 8천만 달러(35.2조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미 지역이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면서 리드하고 있으나, 시장 성장세 측면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아태 지역이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웨어러블 로봇은 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재활 수요의 증가, 산업 현장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등 여러 사회 현상과 맞물려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규제 빗장 해소, 시장 기대감 고조
국내 웨어러블 로봇 산업은 이미 오래전부터 대기업과 방산기업, 유수의 연구소 및 대학을 중심으로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축적해 왔으나, 화려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장이 열리기까지 여러 고난을 넘겨야 했다.
초창기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성과 규제였다. 핵심 부품 가격이 높았던 시절, 높은 단가는 수요 대비 낮은 채산성으로 이어져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높은 제도적 허들은 웨어러블 로봇 개발자들에게 이중고였다. 사람의 관절과 직접 상호작용해야 하는 기기 특성상 고도의 안전성이 요구되지만, 이에 대한 안전 기준이 오랫동안 부재했다. 특히 제조와 의료·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용되다 보니 명확한 분류 체계가 없어 현장의 혼선을 초래했다. 산업 현장에서는 로봇을 '보호구'로 볼 것인지 '작업 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산재 보험 처리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기업들이 도입을 주저하는 원인이 됐다.
무엇보다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 불리는 이중 규제에 시달려 왔다. 식약처의 안전성 승인을 통과하더라도 병원에서 건강보험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신의료기술평가(NECA)를 다시 거쳐야 했다. 제품 개발을 끝내고도 시장 판매까지 수년이 걸리는 구조 속에서 많은 혁신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어야 했다. 재활의학 분야 권위자인 서울대의대 방문석 교수는 2018년 한국경제를 통해 발표한 칼럼에서 “국내 한 개발사는 대학병원에서 의료용 재활 로봇으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임상 연구를 지원해도 국제적 인허가는커녕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도 버겁다며 제품화를 포기했다”라며 당시 국내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직면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러나 2026년에 들어서며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과거의 제약 요건을 걷어내고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정책적 지원과 제도 개선이다. 정부는 로봇 규제 혁신 로드맵을 통해 이중 규제 대폭 완화를 약속했으며,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선진입-후평가 제도를 안착시켜 혁신 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올해 초 식약처는 복지부와 협의를 거쳐 전동식 외골격 장치를 즉시 진입 대상 의료기기 품목에 포함해 발표했다. 또한 우리 정부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또는 안전보건공단에서 인증받은 웨어러블 로봇을 스마트 안전 장비에 포함하면서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경쟁 구도 진입하는 웨어러블 로봇 시장
장애인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개발사인 엔젤로보틱스가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대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엑스블 숄더를 출시하면서 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윔 등 보행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은 고령자의 산책이나 등산을 돕는 경량형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확장하는 추세이며, 기술적으로는 AI와 유연한 소재, 간섭을 최소화하는 설계 등 기존 웨어러블 로봇의 약점을 보완해나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들은 웨어러블 로봇이 올해 주목해야 할 뜨거운 시장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측케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의 규모 대비 장기간 기술을 축적해 온 플레이어의 수가 범람하고 있어,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로보CT 웨어러블로봇 적용 사례 / 사진. (주)모터114
(주)모터114, RoboCT 웨어러블 로봇 ‘Loadlift’ 공급
(주)모터114(이하 모터114)의 경우 현재 웨어러블 시장을 위한 핵심적인 아이템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 제품은 로보씨티(RoboCT, 이하 로보CT) 상지 및 허리 근력을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로드리프트(Loadlift)’이다.
로보CT의 로드리프트는 AI칩과 고정밀 센서를 탑재해 모든 팔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모터를 구동함으로써 힘을 보조하며, 30초 이내에 착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하고, 교체형 패드 옵션을 마련해 여러 사람이 위생 문제없이 장비를 공유할 수 있다.
상지 외골격 타입의 경우 실험실 환경에서 측정한 결과, 30세 성인 남성 기준 10㎏ 중량의 물체를 가슴 높이에서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내리는 동작을 반복했을 때 어깨 부하가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CT 상지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착용 유무에 따른 근육 부하 비교 데이터 / 자료. (주)모터114
허리 외골격 타입 또한 AI 스마트 칩과 고정밀 센서로 요추의 모든 움직임을 인식해 지속적으로 동력을 공급한다. 이 웨어러블 로봇은 신체 부하를 40% 이상 줄여 작업자의 허리 부담을 완화하고, 업무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30세 성인 남성이 10㎏ 무게를 바닥에서 허리 위까지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수행했을 때, 허리 부담이 약 40% 감속하는 것을 확인했다.

로보CT 허리 외골격 웨어러블 로봇 착용 유무에 따른 근육 부하 비교 데이터(파란색 선 : 착용 시)
/ 자료. (주)모터114
모터114의 파트너사인 로보CT는 중국에서 최초로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의료기기 등록 인증을 획득한 웨어러블 로봇 제조사이다.
로보CT는 항저우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중국 내 지역의 90%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350개 이상의 병원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누적 사용 규모는 연인원 기준 28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발표한 의료용 외골격 로봇 산업 표준(YY/T 1973-2025)을 직접 만든 핵심 기초 기관(Drafting Unit) 중 하나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절강대학교, 천진대학교 등 중국 내 최고 연구기관 및 국책 검사 기관들과 표준안을 마련하면서 중국 웨어러블 로봇 국가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데 일조했다.
로보CT 본사가 위치한 항저우 미래과학기술시티(Future Sci-tech City)는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곳으로, 항저우 정부가 '제2의 알리바바'를 키우기 위해 AI와 로봇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특구이다. 로보CT는 항저우 시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웨어러블 로봇을 시연하는 등 높은 위상을 지니고 있으며, 중국 특허청이 수여하는 ‘중국 특허상(China Patent Award)’ 은상을 수상하며 지식재산권 측면에서도 국가적 인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ISO 13485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비롯해 CE, ISO 9001 등 다수의 국제 표준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2026년 기준 500개 이상의 특허 및 지식재산권을 보유함으로써 기술의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주)모터114는 중국 의료용 외골격 로봇 산업 표준(YY/T 1973-2025) 제정에 핵심 기초 기관으로 참여한 로보CT(RoboCT)와 협력 관계를 맺고, 국내 웨어러블 로봇 산업에 진출한다. / 사진. (주)모터114
웨어러블 로봇은 이제 더 이상 연구실 안의 미래기술이 아니다. 규제의 빗장이 풀리고 기술의 경제성이 확보된 2026년 현재, 웨어러블 로봇은 산업 현장의 안전을 책임지는 필수 장비이자 고령화 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결국 다가오는 웨어러블 로봇 시대의 주도권은 누가 더 현장 친화적이고 검증된 솔루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모터114의 경우, 수만 건의 임상 데이터와 국가 표준 제정에 참여할 정도의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제품으로 수요층을 설득할 계획이다.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며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지금, 2026년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이전과 다른 역동성을 지닐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

(주)모터114 기술연구소 전용철 상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