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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스마트팜 로봇으로 농업 패러다임 전환 이끌다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 부담을 줄이는 획기적 기술 임승환 기자입력 2025-12-03 13:21:25

스마트팜 전환은 농업 생산의 효율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센서 기반 생육 데이터와 로봇 기술의 결합은 농가의 자동화 수준을 크게 높이는 요소로 평가된다. 본 기사는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의 기술적 접근과 실제 적용 사례를 중심으로, 전주기 농업 자동화 기술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조명하고자 한다.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박성호 대표 / 사진. 로봇기술

 

AI·센서·로봇을 결합한 전주기 스마트팜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이하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이 스마트팜 전주기 자동화를 목표로, 재배 초기의 침지 단계부터 생육 관리, 과실 형성, 수확, 선별까지 이어지는 전체 생산 공정을 하나의 통합 체계로 구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원격 제어나 환경 제어 수준이 아니라, 실제 작물 생산까지 로봇이 수행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해온 점이 특징이다.


회사가 스마트팜 분야에 진입하게 된 계기는 창업 초기 수주한 국가 R&D 과제였다.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박성호 대표는 스마트팜 다부처 사업에서 약 78억 원 규모의 대형 국책과제에 선정되며 기술 개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4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는 생체 정보를 주기적으로 판독하는 바이오믹스 기반 센싱 기술과, 이를 영상으로 분석하는 비전 센서 개발이 핵심이 됐다.


특히 비전 기반 생육 판독 기술은 작물의 침지 시기, 꽃이 피는 시기, 과실 형성 단계, 수확 전 단계까지의 정보를 연속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는 재배사와 연구진이 엽장·엽폭·경경·화방수 등을 수기로 기록해 관리했지만,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은 이를 비전 센서 기반 자동 판독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총 70만 장의 영상 데이터는 이후 AI 알고리즘 개발의 기초가 됐다.

 

이브 클레버(EVE Clever) / 사진.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이 데이터는 작물의 생육 상태에 따라 언제 물을 공급해야 하는지, 양액 배합을 조정해야 하는지, 병해충 이상 징후가 있는지 등을 판단하는 AI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활용될 수 있다. AI가 비전 센서를 통해 생육 상황을 판독하면, 로봇이 해당 의사결정에 따라 수확·선별·관리 등을 수행하는 구조다.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 ‘이브 클레버(EVE Clever)’다. 


박성호 대표는 “바이오믹스 기반 판독이 가능해지면서 ‘이 데이터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로봇 자동화 솔루션 개발로 이어졌다”라며 “로봇 제어·센서·AI가 고도화되며 자연스럽게 로보틱스로 영역이 확장됐다”라고 설명했다.

 

정밀 수확을 위한 6D 모션 로봇 기술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의 강점은 좁은 온실 환경에서도 정밀 동작이 가능한 6축 기반 6D 모션 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일반적인 수확 로봇은 외부에 드러난 과실은 비교적 쉽게 수확하지만, 내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과실은 접근이 어려워 수작업 의존도가 높다. 이에 비해 이브 클레버는 사람 팔과 유사한 관절 구성을 통해 다양한 각도에서 유연한 수확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의 비전 센서 / 사진. 로봇기술


비전 센서를 통해 앞면뿐 아니라 뒷면에 위치한 과실까지 인식할 수 있는 3D 모션 판독 기능도 기술적 기반을 강화한다. 특히 RGB 기반 깊이 센싱은 일사량이나 위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색 편차까지 판독해, 과실이 익은 정도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물 특성별 커스텀 그리퍼
이브 클레버의 정밀도를 높이는 또 다른 핵심 요소는 그리퍼다.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은 자체 개발한 다양한 형태의 그리퍼를 통해 작물 특성에 맞는 수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실리콘 튜브 형태의 그리퍼는 사과·감·멜론·파프리카·토마토 등 비교적 단단한 과실을 회전하며 수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리콘의 탄성은 사람 손처럼 입체적으로 쥘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해, 과실 손상을 최소화한다.


또한 딸기·파프리카 전용 그리퍼는 회전 동작과 동시에 티타늄 커팅 블레이드가 줄기를 절단하고, 실리콘 튜브가 절단된 과실을 안정적으로 잡아 올리는 방식을 채택했다. 파프리카와 포도 알섞기까지 가능한 깊이 침투형 그리퍼도 개발돼 있으며, 온실에서 실제 사용되고 있다.

 

다지(多指) 핸드 그리퍼 / 사진.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기술은 사람 손과 유사한 다지(多指) 핸드 그리퍼다. 다섯 손가락의 개별 관절이 작동해 다양한 형태의 과실을 자연스럽게 쥘 수 있다. 압력 센서를 사용하지 않지만, 70만 장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의 크기·질감·압력 허용 범위를 AI가 학습한 덕분에 매우 섬세한 조절이 가능하다.

 

환경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되는 AMR
이브 클레버의 이동 플랫폼은 AMR을 기반으로 하며, 농가별 지형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하부 구조로 변경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평탄한 온실에서는 바퀴 기반 이동 방식이 효율적이지만, 노지나 진흙이 많은 환경에서는 궤도형이나 대형 바퀴형 구조가 필요하다. 박성호 대표는 “농가 환경은 표준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품은 최대 2m까지 확장되는 6축 암을 탑재하고 있으며, 전체 시스템 크기는 1m×1m×3m 수준으로 콤팩트하게 설계됐다. 총 중량은 90㎏으로, 각 부속품별 무게가 30㎏으로 3분할이 가능해 분해 시 핸드캐리가 가능하다. 이는 기존 2~30톤급 대형 농업 로봇 대비 뛰어난 이동성과 설치 편의성을 제공한다.

 

발 빠르게 상용화된 스마트팜 수확 로봇
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은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딸기·토마토 온실을 직접 운영하며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이브 클레버는 실증 단계를 넘어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며, 조달 등록까지 마친 점이 특징이다.

 

양팔형 이브 클레버(EVE Clever) / 사진. (주)성호에스아이코퍼레이션


또한 농진청, 다양한 연구기관과 협업해 실질적 재배 및 운영 실증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구 로봇산업진흥원과의 POC 사업도 추진 중이다. 경남 거창군, 평택시 등 지자체에서도 본격적인 도입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상용화 기반을 확인받고 있다.


박성호 대표는 “로봇이 생육 데이터를 학습해 스스로 판단하고 수확하는 구조가 실제 농업 현장에서 실용성을 인정받는 단계까지 왔다”라며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 부담을 줄이는 스마트농업 전환에 적극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임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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