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로봇기술
한국AI·로봇산업협회의 ‘로봇산업 실태조사(2023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로봇산업 매출은 5조 9,8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으며, 특히 서비스용 로봇이 6.4%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고정밀·고중량 AMR과 공정 연동형 매니퓰레이터가, 의료·돌봄 분야에서는 안전 모니터링 중심의 AI 솔루션이 새로운 수요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2025 로보월드(ROBOT WORLD 2025)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즉시 적용 가능한 현장형 로봇 솔루션을 중심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 사이에서 로보월드 개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AI·로봇산업협회가 국내 최대 로봇 전시회 2025 로보월드를 알리는 기자 간담회를 지난 10월 16일(목)에 진행했다.
이번 로보월드는 11월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AI·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제어로봇시스템학회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역대 최대 규모인 350개사, 약 1,000부스로 구성돼 제조·물류·스마트팩토리부터 서비스·의료·국방, 로봇 부품과 소프트웨어까지 전 산업의 최신 로봇 기술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현장 적용 중심 실증 전시’를 표방하며, 실제 산업에 즉시 투입 가능한 로봇 솔루션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티로보틱스, 삼현, 건솔루션, 에이로봇, 뉴로메카, 에스브이로보틱스가 참가해 자사의 전시 주제와 신기술을 소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로봇이 연구의 대상이 아닌 산업의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세우며, 실제 현장 중심의 기술 경쟁력을 강조했다.
먼저 티로보틱스는 고정밀 자율주행 로봇(AMR)과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를 중심으로 ‘공정 자동화의 완전 자율화’를 시연한다. 티로보틱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이차전지 생산 공정에 500대 이상의 고중량 AMR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AMR 위에 협동로봇을 탑재해 공정 간 부품 이송과 체결, 볼트 해체 작업까지 수행하는 통합 자동화 데모를 공개한다. 자율주행 정밀도 향상과 복수 로봇 간 협조 주행 등 고도화된 물류 알고리즘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현은 모터·감속기·제어기를 하나로 묶은 3-in-1 구동 솔루션을 기반으로, 휴머노이드와 자율이송로봇(H-AMR)을 동시에 전시한다. 최대 3톤의 중량을 리프팅할 수 있는 H-AMR은 실내외 전방향 자율주행이 가능해 대형 물류 현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자율 매니퓰레이션 로봇(AMMR)과 순찰·방역 로봇, 4족 보행 로봇 등 다목적 이동 로봇 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삼현의 박기원 대표는 “핵심 구동계의 국산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로봇 플랫폼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건솔루션은 공장 자동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AI Factory’ 자율 제조 플랫폼을 선보인다. 이는 AI 기반 설비 모니터링 시스템(AI CAP), 생산운영관리(MOM), 디지털 트윈(AI DT)을 통합해 설비의 자율 운영과 효율 최적화를 구현한 솔루션이다. 현장에서는 4족 보행 로봇과 실제 공정 데이터를 연동한 실시간 디지털 트윈 시연이 진행되며, 로봇과 AI가 협업해 공정 상태를 예측하고 에너지 사용량과 생산 효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에이로봇은 자체 개발한 리니어 액추에이터 기술로 주목받는다. 기존 회전식 구동기 대신 직선 운동 기반 액추에이터를 적용해, 부품 수를 줄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낮췄다. 이 기술을 적용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앨리스 4’와 주행형 휴머노이드 ‘앨리스 M1’은 전시 현장에서 동시에 공개된다. 앨리스 4는 조선·건설 등 거친 산업 현장을 대상으로, 앨리스 M1은 제조·물류 환경에 특화돼 설계되었으며, 가변 신장 구조와 180도 허리 회전 기능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안정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뉴로메카는 로봇 가공 분야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협동로봇뿐만 아니라 다양한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엔비디아 OVX 기반 그래픽 솔루션과 DGX 기반 AI 모델을 결합한 DX 로봇 학습 콘텐츠와 6축 산업용 로봇을 결합해, AI가 절삭 속도와 깊이를 스스로 조절하고 공구 마모나 충돌 위험을 감지하는 피지컬 AI 기반 실시간 가공 데모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제조를 넘어 예술 조각, 인테리어, 교육 등 비(非)제조 영역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에스브이로보틱스는 AI 기반 헬스케어 로봇 플랫폼을 공개한다. 운동 코칭 로봇과 요양·병원용 낙상 감지 로봇을 결합해, 고령층의 안전과 재활을 돕는 ‘안심 AI 솔루션’을 구축했다. 로봇·카메라·레이더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통합 분석해 낙상 상황을 30초 내에 감지·알림하며, 개인의 움직임을 학습해 운동 자세를 교정하거나 위험 행동을 예측할 수도 있다.
올해에 진행될 로보월드는 ‘작동하는 로봇’을 주제로 열린다. 참가 기업들은 각자의 현장형 기술을 통해 로봇이 산업 자동화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줄 전망이다. 연구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실제 비즈니스와 적용 결과로 평가받는 무대가 될 이번 행사는, 국내 로봇산업이 기술 실증 단계를 넘어 글로벌 경쟁 무대로 도약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