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텍 류 타테와키 아태지역 대표(좌), 엑소텍코리아 오지석 부사장(우) / 사진. 로봇기술
프랑스의 창고 자동화 전문 기업 엑소텍(Exotec)은 한국 시장을 아시아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유럽과 북미, 아태 지역에서 이미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엑소텍은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된 전략과 장기적 파트너십 중심의 사업 모델로 한국 시장 진입을 준비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엑소텍 아태지역 류 타테와키 대표와 엑소텍코리아 오지석 부사장을 통해, 한국 시장에 대한 시각, 기술 철학, 그리고 엑소텍이 추구하는 공급망 혁신의 방향을 자세히 들어봤다.
사진. 로봇기술
아시아 시장 중 한국에 진출한 이유
엑소텍은 북미, 유럽, 아태 시장을 중점으로 자사의 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그중 아태 시장의 거점을 일본으로 정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아태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일본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화를 가진 한국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엑소텍코리아를 설립했다. 이렇게 한국시장을 눈여겨보게 된 이유는 기술 친화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구조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엑소텍 류 타테와키 아태지역 대표는 “한국은 일본과 가까운 나라이지만 물류 자동화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는 시장이며 신기술을 실험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화와 함께 실행 속도가 빠르고,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한다. 엑소텍은 이 점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수용성’을 갖춘 한국이 자동화 테스트베드로 매우 적합하게 본다는 것이다.
또한 엑소텍코리아 오지석 부사장은 “한국은 특히 이커머스, 패션, 편의점, 약국, 헬스케어 등 다양한 소형 SKU 중심 산업이 발달해 있어, Skypod 시스템의 강점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시장이다. 이러한 산업군은 빠른 회전율, 다품종 소량 출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자동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엑소텍은 바로 이 지점에서 해법을 제시한다.”라고 전했다.
한국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엑소텍의 행보는 단순히 로봇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공급망 전체를 혁신하는 전략 파트너를 자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와 철학
엑소텍의 Skypod 시스템은 기술 자체보다 그 구조와 철학에서 차별화된다. 오지석 부사장은 “로봇 제작을 넘어서 고객의 물류 흐름을 근본부터 바꾸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자사의 창고 자동화 솔루션은 물류 로봇이 랙을 오르내리며 필요한 물건을 꺼내오고, 스테이션에서 바로 출고까지 이뤄지는 단순한 구조인데, 복잡한 컨베이어나 버퍼 없이도 전체 창고가 움직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단순한 구조는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로봇이 한 대가 멈춰도 다른 로봇들이 그 자리를 즉시 커버할 수 있게 설계돼,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도 매우 높다.”라며 “운영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부품을 관리하거나 서로 다른 기기 간 호환성을 걱정할 필요 없이, 일관된 구조의 시스템을 다룰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처럼 창고 공간이 비싸고, 수작업 비중이 높은 환경에서는 이런 구조가 특히 유효하다. 모듈화된 구조이기 때문에 초창기에 창고 공간을 소규모로 구성해도 추후에 확장을 원할 경우 추가로 로봇 및 시스템을 도입해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엑소텍은 실제 유럽 고객사 중에는 1년 만에 두 배 확장한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시스템을 초장기부터 과도하게 설계할 필요 없이, 실제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점진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은 예산 효율성과도 직결된다. 이러한 유연성은 단기 투자 수익률(ROI)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과도한 초기 투자 없이도 자동화를 시작할 수 있는 해법이 된다.
신뢰성과 대응 속도, 한국 시장의 핵심 키워드
엑소텍은 한국 시장이 요구하는 특유의 비즈니스 감각인 ‘빠른 대응’과 ‘완성도 높은 신뢰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엑소텍코리아에 한국 시장 전용 기술지원 체계를 구축 중이다.
류 타테와키 아태지역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로봇 한 대를 넘어서 전체 시스템을 신뢰하는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이슈의 약 90%는 원격 운영을 통해 현장(off-site)에서 해결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유지보수 및 점검 서비스가 계약에 포함돼 있으며, 10년간 98% 이상의 가동률이 계약상 보장된다.
예를 들어, 로봇 한 대에 문제가 생겨도 나머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당사가 고객보다 먼저 문제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에러 알림을 넘어서, 로봇의 이상 움직임을 사전 감지해 유지보수 일정을 조율하는 예측적 유지보수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또한 그는 한국 기준에 맞춘 제품 개선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지석 부사장은 “화재 대응 기준, 내진 설계 요건, 그리고 현장의 공간 제약 등을 반영해 제품 구조를 조정 중이며, 향후 일부 부품의 로컬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술보다 고객의 흐름 살펴
물류 자동화 토털 솔루션 및 시스템 통합 전문 기업인 엑소텍은 데모센터뿐만 아니라, 고객의 공급망 전체를 시뮬레이션하고 현장 흐름에 맞는 설계를 함께 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 류 타테와키 아태지역 대표는 “고객들은 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싶지만 정작 그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당사는 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나 쉽게 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라며 “엑소텍의 엔지니어들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고객의 SKU 분포, 주문 패턴, 피킹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가장 현실적인 시스템 도입 방식을 제안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류 타테와키 아태지역 대표는 “당사가 생각하는 혁신은 단순히 로봇이 잘 움직이고 빠르게 작동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술이 실제 고객의 현장 운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전체적인 비즈니스 흐름이 더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변화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데이터를 분석하는 관리자, 그리고 전사 전략을 고민하는 리더 모두가 시스템의 혜택을 체감해야 진정한 자동화”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실적, 신뢰, 기술 축적까지
엑소텍은 한국을 단순한 영업 시장이 아닌 성공 사례를 축적하는 기술 허브로 키워가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가능하다면, 다채로운 ExoEvents를 진행할 예정이다. 데모 센터 오픈데이(Demo Centre Open Day), Exo Seminar, ExoTour 등 ExoDays Korea 등 기술 중심의 이벤트를 통해 한국 고객과의 접점을 더 넓힐 예정이다. 단, ExoTour은 Skypod 시스템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고객사의 물류창고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며 단, 일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R&D 파트너십 및 로컬 기술 인력 양성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우리가 한국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시장 규모 때문만이 아니다. 한국은 빠르게 기술을 실험하고, 결과를 내고, 확장할 수 있는 역동성을 갖춘 나라이다. 그 안에서 실적, 신뢰, 그리고 기술 역량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자동화가 필요한 나라가 아니라, 자동화가 가장 잘 작동할 수 있는 나라이다. 노동인구 감소, 공간 제약, 신속한 이커머스 등으로 인해 엑소텍의 기술이 특히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그 속에서 고객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게 당사의 미션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