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 / 사진. 로봇기술
국회 인공지능포럼이 7월 2일(수)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피지컬 AI 시대의 휴머노이드 로봇 세미나’을 주제로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국회도서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열렸으며, 로보틱스 분야 산학연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회 인공지능포럼 이인선 대표의원은 개회사에서 “국회 AI 포럼이 우수 연구단체로 선정됐다”라며 “향후 정책 방향 조율과 산학 간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리고 밝혔다. 이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회장은 “AI 기술이 물리적 디바이스로 확장되는 흐름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기술 격차 우려 속에서도 한국은 정밀 제조 기반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격 가능성이 있다”리고 강조했다. 한국로봇산업협회 김진오 회장도 “피지컬 AI는 단순 기술 진보가 아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미래사회의 상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강연은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 한양대 한재권 교수(에이로봇 CTO), 레인보우로보틱스 허정우 이사가 맡았다.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 / 사진. 로봇기술
김병수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철에 담은 생명’이라며, 정교한 AI 융합으로 생명체처럼 판단하고 움직이는 산업의 핵심으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유니트리 등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한국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액츄에이터 수요 급증, 실생활 데이터를 활용한 학습 체계 등은 피지컬 AI 구현의 필수 조건이라며, 핵심은 VLAM(Vision-Language-Action Model)이라고 분석했다.
한양대 한재권 교수(에이로봇 CTO) / 사진. 로봇기술
한재권 교수는 휴머노이드 산업의 본질이 AI에 있음을 역설하며, 로봇은 AI를 구현하는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인구절벽 해소, 노동력 대체 수단으로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데이터 기반 행동 학습이 가능한 로봇은 제2의 스마트폰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한국은 제조 행동 데이터가 풍부한 제조강국이라며, 피지컬 AI에 최적화된 환경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지는 강연에서 그는 엔비디아의 아이작 시뮬레이터 및 코스모스 플랫폼을 활용한 강화학습 기반의 로봇 티칭 방식, 행동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FM)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허정우 이사 / 사진. 로봇기술
허정우 이사는 로봇 기술의 핵심은 손가락, 다리, 센싱, 제어 알고리즘 등 정밀한 융합에 있으며, 단순히 외운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적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속형 모터 기반의 이족보행 하드웨어 플랫폼 ‘Gazelle’와 고출력 유압 기반 이족보행 하드웨어 플랫폼 ‘Light’ 시리즈 등을 소개하며, 강화학습 기반 AI의 도입으로 몇 개월 내 보행 학습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경험을 바탕으로 정밀 작업 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휴머노이드 종합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산업계의 인프라 부족, 국산화 생태계, 정책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한재권 교수는 “AI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고속도로이며, 휴머노이드는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라며, GPU·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전기차 보조금처럼 로봇에도 초기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김병수 대표는 “산업 현장의 데이터는 풍부하지만 투자 구조의 취약성과 중국산 로봇 도입은 위기의식마저 불러일으킨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산화 전략에 대해서는 허정우 이사가 “모든 기업이 부품을 자체 생산할 수 없으므로, 부품 생태계와 펀딩 시스템 강화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한재권 교수는 “국산화와 글로벌 표준 부품 채택은 선택이 아닌 병행 과제”라며, “수입 부품에 숨겨진 중국산 비중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논의된 공통된 위기의식은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는 점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한국은 로봇 산업에서 사실상 도태될 수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한재권 교수는 “한국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다 산업 실증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스타트업이 도전할 수 있는 환경, 국산 인프라, 전략적 투자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