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고니 텔로닥틸로스(Pterodactylus) / 사진. 케이엔알시스템
유압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경남 고성군과 ‘움직이는 로봇 공룡 제작 및 설치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32억 7,000만 원 규모이며, 케이엔알시스템은 향후 2년간 관람객 탑승형 공룡 로봇 1기, 비행형 공룡 로봇 1기, 지상 퍼레이드형 공룡 로봇 2기 등 총 4기를 제작해 고성군에 납품할 계획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이 이번에 제작하는 로봇들은 고성군 당항포 관광지에 배치돼 매년 개최되는 ‘경남 고성 공룡 세계엑스포’의 대표 콘텐츠로 활용된다. 특히 실물 크기에 가까운 공룡 로봇을 통해 고성군의 공룡 테마도시 이미지 제고와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카지니 트라케라톱스(Triceratops) / 사진. 케이엔알시스템
탑승형 공룡 로봇은 실제 초대형 공룡 ‘트리케라톱스’를 모델로 하며, 높이 7m, 길이 12m, 무게 15t의 거대 로봇으로 구현된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유압 구동 기술을 기반으로 머리, 다리, 꼬리 등 24개의 복잡한 관절 동작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공룡 울음소리, LED 조명, 발소리 등 다양한 효과를 탑재해 관람객들에게 실제 공룡을 타는 듯한 몰입형 체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로봇은 최대 30명의 관람객이 탑승해 당항포 관광지 내 셔틀처럼 이동하게 된다.
비행형 공룡 로봇은 하늘을 나는 ‘텔로닥틸로스’를 본떠 날개 폭 4m 규모로 설계되며, 지상 20~50m 고도를 비행하는 드론 형태로 관람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브라키오사우르스와 티라노사우르스를 모델로 하는 퍼레이드형 공룡 로봇은 각각 높이 2m, 무게 1t 규모로 구현되며, 관광지 일대를 이동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케이엔알시스템 김명한 대표는 “탑승형 공룡 로봇의 경우 관람객 30명의 하중을 지탱하며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 강력한 동력 시스템이 필수이며, 이는 유압 기술이 아니면 불가능하다”라며 “자사는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유압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군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케이엔알시스템은 2000년 설립 이후 원자력·화력 발전소, 제철소 등 험지 작업용 특수 로봇을 개발해 왔으며, 2024년 코스닥 상장 이후 공연·전시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높이 12m, 무게 20t 규모의 대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지자체에 납품하는 90억 원대의 계약도 체결하며, 초대형 로봇 기술력과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번 공룡 로봇 제작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대형 유압 로봇의 실질적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관람객 몰입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전시 중심의 소형 로봇과 달리, 실시간 상호작용과 AI 기반 동작 제어가 가능한 거대로봇의 등장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로봇 시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