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KCC 건축도료팀 민찬홍 프로 / 사진. 로봇기술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표 건축자재 및 산업용 도료 전문기업 (주)KCC(이하 KCC)가 스마트 물류 및 제조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물류로봇 전용 바닥재와 첨단 도장 자동화 로봇 ‘스마트캔버스’를 연이어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제품 출시를 넘어, KCC가 미래형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물류 자동화의 핵심 ‘바닥재’
물류 및 제조 산업은 지금, 전례 없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 인건비 상승, 직원 이탈, 시장의 불확실성 등 다양한 도전 과제 속에서 ‘자동화’와 ‘로봇’은 더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제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 솔루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의 자동화는 빠르게 진화 중이며, AGV(Automated Guided Vehicle)와 AMR(Autonomous Mobile Robot) 같은 자율주행 물류로봇은 그 중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 로봇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적합한 운영 환경의 조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이 가운데 자칫 간과되기 쉬우나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가 바로 ‘바닥재’다.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주행하는 바닥은 장비의 성능과 운용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물류로봇은 자체 중량이 무거운 데다, 제품을 실어 나르며 동일한 경로를 반복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공장 바닥은 마모와 손상에 쉽게 노출되며, 손상된 바닥은 로봇의 파손, 정전기 발생에 따른 센서 오작동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제조업체는 5톤에 달하는 자율주행 물류로봇을 도입했지만, 지속적인 오작동에 시달렸다. 원인은 로봇이나 센서가 아닌 바닥재였다. AGV, AMR는 일정 경로를 반복해서 운행하고 이 과정에서 일반 자동차의 수십배가 넘는 하중이 가해진다. 일반 콘크리트나 기존 바닥재는 반복된 고하중을 견디지 못해 파손되고 이는 장비의 고장 뿐만 아니라 공장 전체 가동 중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적합한 바닥재의 사용은 AGV, AMR 운영의 필수요소가 되었다.
인터로킹 방식으로 손쉽게 유지보수가 가능한 타일형 AGV 전용 바닥재 '스마트T' / 사진. KCC
AGV·AMR에 최적화된 바닥재
KCC는 이러한 현장의 니즈를 재빠르게 포착하고 발 빠르게 움직여 자율주행 물류로봇 전용 바닥재를 개발해 지난해 판매를 시작했다. KCC가 선보인 자율주행 물류로봇 전용 바닥재는 반복된 운행과 고하중으로인해 발생하는 바닥파손, 정전기 발생, 장비고장 등 물류 로봇 운용 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특화된 바닥재이다.
KCC는 에폭시 계열 고강도 바닥재 스마트T를 포함해 스마트E, 스마트C, 스마트H로 구성된 AGV·AMR전용 바닥재 시스템 4종은 기기의 하중, 신축·보수 현장 여부 등 각각의 상황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SUS타일과 결합해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는 AGV 전용 바닥재 '스마트T' / 사진. KCC
스마트T(타일)은 인터로킹 방식으로 타일의 이음매를 연결해 손쉽게 시공이 가능하고, 손상될 경우 해당 타일만 교체가 가능해 유지보수의 편리성을 극대화하며, 색상 등으로 다양한 패턴 연출이 가능한 고기능성 타일형 바닥 마감재이다. 필요 시 SUS타일과 결합해 내구성을 강화해 고하중 장비 운행이 가능하다.
스마트E(에폭시) 바닥재는 에폭시 소재로 내마모성과 내구성을 극대화해 자동화 장비의 빈번한 이동에도 초기 외관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고강도 후막형 하이브리드 바닥재이며, 스마트H(하드너) 바닥재는 콘크리트 표면을 직접 강화하는 콘크리트 강화 폴리싱 바닥재로, 액상·분말 등 상태 및 현장 조건에 적합한 사양을 적용할 수 있으며 분진 발생이 적어 자동화 장비의 오작동을 방지한다.
에폭시 소재로 내마모성과 내구성을 극대화한 하이브리드 AGV 전용 바닥재 '스마트E' / 사진. KCC
스마트C(크리트) 바닥재는 폴리우레탄과 모르타르의 유·무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소재로 초고강도의 기계적 물성을 실현하고 테라조 패턴으로 심미성을 높인 고내구성 크리트 테라조 바닥재이다.
KCC는 지난해 4월 AGV·AMR 전용 바닥재를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물류업계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5개 이상의 물류 및 제조현장에 시공을 완료했으며, 올해는 더 많은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이며, 대기업과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KCC 건축도료팀 민찬홍 프로는 “AGV·AMR 운행 시 바닥재의 중요성을 모르고 기존의 일반 페인트로 바닥을 시공하는 경우가 많아 내구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라며 “자체 공장이나 창고가 많은 물류·바이오 업계에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장 자동화 흐름에 빠르게 발맞춰 동사는 자율주행 물류로봇 전용 바닥재에 착안했다. 현재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미래 먹거리로서 전략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제품이다. 동사는 자율주행 물류로봇에 최적화된 바닥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봇 도장 자동화의 미래, ‘스마트캔버스’
KCC의 기술 혁신은 바닥재에만 그치지 않는다. KCC는 지난해 9월, 국내 페인트 업계 최초로 도장 공정 자동화 로봇인 ‘스마트캔버스(Smart Canvas)’를 공개하며 도장 자동화 분야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KCC가 개발한 수평면 도장 작업 자동화 로봇 '스마트캔버스' / 사진. 로봇기술
스마트캔버스는 AI와 첨단 센싱을 활용해 도장 공간을 인식하고, 사용자의 작업조건 설정에 따라 도장 작업을 스스로 수행하기 위한 도장로봇이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넓은 공간도 일정한 두께의 도막을 형성해 균일하고 고품질의 도장면을 실현하며, 더불어 도장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는 점이다.
기존 도장 공정은 기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 편차가 불가피했으며, 야간작업도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캔버스는 초기 투자만으로 고품질 도장을 일정하게 구현할 수 있으며, 270° 회전이 가능한 레이저 센서를 탑재해 야간 조명 없이도 작업이 가능하다.
또한, LiDAR(라이다) 기반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하며 도장을 수행할 수 있어, 반복적인 수동 작업을 자동화하고 도료의 비산을 최소화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학습된 공간에서는 24시간 무인 작업도 가능하며, 완충 시 최대 8시간 연속 운행이 가능해 야간작업에 활용하는 등,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찬홍 프로는 “스마트캔버스는 약 2년의 기간을 거쳐 개발됐으며, 지난해부터 현장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올해 초에는 KCC글라스 남여주 물류창고 적용을 통해 실용성을 입증했다. 동사는 올해 말 더욱 기능성이 향상된 1.5버전 양산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수평면 도장 작업 자동화 로봇인 스마트캔버스를 비롯해 자동화가 가능한 로봇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전환 통해 스마트 물류 선도
KCC는 단순한 도료 제조를 넘어,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 솔루션 제공자로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바닥재와 도장 기술을 시작으로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 흐름에 발맞춰 고부가가치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찬홍 프로는 “KCC는 물류로봇 전용 바닥재와 도장로봇 등 초격차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KCC는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미래 지향적인 스마트 기술 개발을 통해 업계를 선도하며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