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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고양이를 모방한 사족보행 로봇 개발 재난 현장이나 산악 지형도 자유롭게 누비는 ‘라이보’ 임승환 기자입력 2025-06-04 09:15:17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과 라이보 / 사진. 카이스트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황보제민 교수 연구팀이 복잡하고 불연속적인 지형에서 초고속으로 주행할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Raibo)’와 이를 가능케 하는 계층형 네비게이션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6월 3일(화)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 2025년 5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계단, 경사면, 징검다리, 좁은 틈, 수직 벽’처럼 일반적인 이동 로봇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조차 라이보가 시속 14.4㎞(4㎧)로 안정적이고 민첩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을 구현했다. 라이보는 실제 실험에서 약 1.3m 폭의 틈을 뛰어넘고, 30° 경사와 계단·징검다리가 혼합된 지형을 빠르게 통과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플래너(foothold planner)’와 ‘트래커(tracker)’로 나뉜 두 계층의 내비게이션 구조다.

 

연구팀은 먼저 네 발의 디딤 위치만을 탐색 대상으로 단순화한 샘플링 기반 최적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특히 고양이 보행에서 착안해 뒷발이 앞발의 자리를 따라 딛는 구조를 반영해, 기존보다 계산 복잡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황보제민 교수는 “기존에는 발 디딤 위치 외에도 로봇의 자세, 접촉 시점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해 연산량이 많았다”며 “우리는 발자국 위치 하나만을 기준으로 간단하게 문제를 재정의했고, 이로써 고속 플래닝이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트래커는 로봇이 계획된 지점을 정확히 디딜 수 있도록 학습하는 모듈이다. 연구팀은 적절한 난이도의 지형을 생성하는 생성 모델(map generator)을 함께 학습 파트너로 도입했으며, 이를 통해 트래커가 점진적으로 난이도에 적응하도록 강화학습을 설계했다.

 

이렇게 상호 경쟁하며 훈련된 트래커의 능력을 바탕으로, 다시 실행 가능한 디딤 위치를 제안하는 플래너가 설계되면서 실제 환경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이동이 가능한 계층형 내비게이션 체계가 완성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장애물과 불규칙 지형에서도 라이보가 고속으로 주행 가능하며, 처음 보는 환경에서도 높은 적응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황보제민 교수는 “고양이의 보행 원리를 응용해 불연속 지형에서도 고속으로 달리는 로봇 내비게이션 문제를 단순화했고, 이로써 재난 현장이나 험지 수색 등 실질적인 임무에 투입 가능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임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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