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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pert View] 휴머노이드로봇과 자동차, 미래로의 동행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 Vol. 144 (2025. 1. 23.) 임승환 기자입력 2025-02-25 15:53:39

최근 AI 기술 발전과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적용에 적극적으로 미래차 기술과의 시너지 효과·제조 공정의 효율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공장 실증 투입 단계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편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나리오·표준 개발 및 제도적 책임 기준 수립 등이 필요하다.

 

BMW 공정에 도입 검토 중인 피규어 02 / 사진. BMW

 

휴머노이드 로봇, 신성장 동력으로 산업계 주목

                                                       
일반적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은 명확한 정의는 없으나 인공지능이 탑재된 사람의 외형, 행동을 모방한 로봇을 총칭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과 닮은 외형을 활용해 사람에게 맞게 설계된 현실 세계에 쉽게 적응하고 사람을 위해 설계된 도구와 설비 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초기에 사람에게 위험하거나 신체 부담이 큰 작업을 사람의 명령에 따라 수행하는 수단으로 개발됐으나, 기술 부족 및 높은 비용 등으로 기능 구현과 상용화에 제한이 있었다. 2000년 Honda는 세계 최초의 2족 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ASIMO’를 출시했다. ASIMO는 간단한 대화나 동작, 계단 이동 등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으나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Honda는 2018년에 연구개발을 중단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환경과 소통·작용하며 자율적으로 인식과 행동을 수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휴머노이드 로봇의 범용성 확대와 기존의 실험실 단계에서 상용화 단계로의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주요국은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겪고 있어 생산성·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최근 개최된 CES 2025에서는 로봇·자동차 등과 결합한 AI가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이에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의 산업분석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인공지능 모델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동차 등에 적용되면서 현실 세계의 물리 환경을 인식·이해할 수 있고 자율주행, 육체노동과 같은 물리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개선됐다”라고 설명하며, “산업계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개발·적용

 

자동차 제조사는 휴머노이드 로봇 HW·SW 제조사 등에 대한 투자, 로봇 자체·공동 개발, 자동차 공장에 실증 투입 등을 시도했으며 특히 2024년을 전후로 다수 사례가 확인됐다. 현대차는 2020년 Boston Dynamic을 인수하며 기술 개발 중이며 2024년 10월에는 Toyota와 협업을 발표했다. Toyota Research Institute가 개발한 대규모 행동 모델을 활용해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Tesla, 중국의 Xpeng·Xiami 등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동차 공장에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투입해 실증 중이며, 독일의 BMW, 중국의 NIO·Geely·BYD 등도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의 로봇을 투입해 실증 중이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아직 휴머노이드 로봇별 기능 및 성능에는 차이가 크며, 현재 공장에서 수행하는 작업은 대체로 부품 운반, 나사 조이기 등의 기본적인 작업이 대부분이지만 앞으로 실증 범위 확대를 통한 기능 고도화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자동차 공장 내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 투이 사례 / 표. 한국자동차연구원

 

휴머노이드 로봇 -미래차 기술 간 시너지 효과 기대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동차, 특히 자율주행차는 많은 공통점을 가진다. 모터·배터리·감속기 등 HW와 인지제어 등 SW, 통신 기술이 필요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동차의 기술 개발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의 가능성을 보인다. 

 

Honda는 자신들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ASIMO의 균형제어 기술을 활용해 2017년 넘어지지 않는 오토바이 ‘Riding Assist’를 발표했다. 또한, CES 2025에서 자체 차량 OS를 ASIMO OS로 명명하고, 차세대 전기차 ‘Zero’ 시리즈에 로봇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외부 환경 인식 기술·사람의 의도를 파악해 행동하는 자율 행동제어 기술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휴머노이드 로봇산업은 아직 실증 단계로 기능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하나 자동차 제조 현장은 대량의 노동력과 다양한 작업이 필요한 공간으로 데이터 축적에 적합하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자동차 제조 공정 중 자동화가 어려운 의장 공정의 효율성을 높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현재 자동차 제조 공정은 프레스-차체(용접)-도장-의장의 4단계로 구성되는데, 의장 공정은 복잡성이 높고 동작의 유연성과 정밀성이 필요해 사람과 유사한 외형과 행동이 필요해 산업용 로봇 등을 도입하기 어렵다.”라고 평가했다. 

 

2024년 6월 주간현대의 조사를 따르면, 현대차 아산공장 단계별 자동화율은 프레스 90%, 차체 80%, 도장 70% 수준인 데 반해 의장 공정은 15%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의 ‘근골격계 부담작업의 범위 및 유해요인조사 방법에 관한 고시’ 제3조에서는 하루에 일정 시간 이상 목·어깨·팔꿈치·손목 등을 사용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작업, 특정 자세를 취한 상태로 이루어지는 작업, 하루에 일정 회차 이상 기준 중량을 드는 작업을 근골격계 부담작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손·어깨·팔꿈치 등을 반복 사용하는 의장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함으로써 노동자 부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부품을 개별 단위가 아닌 분야·기능별로 블록화해 조립하는 자동차 모듈 생산이 고도화되면 기존에 사람이 수행한 복잡한 작업이 단순해져 휴머노이드 로봇의 필요성과 기술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례로 2023년 Tesla가 차량 부품을 6개의 모듈로 만들고 조립하는 ‘Unboxed Process’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을 위한 제도적 책임 기준 수립의 필요성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 HW 원가는 4만 달러 정도로 추정되는데, SW 개발비용 등을 포함해 인건비에 근접한 수준으로 원가를 절감할 때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진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 Goldman Sachs는 휴머노이드 로봇 1대의 원가가 지속 하락하고 로봇 수요가 산업용에서 범용으로 확대되면서 2035년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 대수는 140만 대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발전돼도 자동차 제조에는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 공정상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은 위험성, 요구 역량, 작업 효율성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 할 수 있으며, 자동차 제조 공정에서 사람과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물리적 작업을 분담해 수행하거나 위험성·신체 부담이 높은 물리적 작업은 로봇이 지식·의사결정이 요구되는 관리 등은 사람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와 연관해 Xiaomi는 2023년 8월 기계와 AI로 여러 반복적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사람의 전문 지식과 의사결정 능력이 필요한 영역이 존재하므로 장기적으로 스마트 자동화 장비, 휴머노이드 로봇, 사람이 각각 70%, 20%, 10%의 작업을 분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나리오와 표준 개발이 필요하다. 

 

이서현 선임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크기와 무게는 성인 남성과 유사하므로 로봇이 넘어지거나 고장이 나더라도 작업 사람의 안정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라며, “ISO 10219-1과 ISO 10218-2 등 국제표준은 로봇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협업할 때의 안전 요구사항을 규정하나, 이는 산업용 로봇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휴머노이드 로봇에 특화된 추가 기준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임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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