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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 주주 올라선 삼성전자, 두 회사 간 시너지가 기대되는 이유 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선택했나 정대상 기자입력 2024-12-31 11:39:48

2024년 마지막 날, 국내 로봇업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종전 14.7%에서 35.0%까지 늘리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는 소식이다. 이로써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연결제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된다. 


대기업에 편입된 유망한 로봇기업이 희망하는 대표적인 기대효과는 모회사의 인프라에 자사의 로봇이나 기술, 서비스 등을 공급하는 것이다. 산업용 로봇 업체는 자사의 로봇을 사용해 줄 제조 라인이 있는 대기업에, 서빙로봇 업체는 전국 식당가에 통신망을 갖춘 통신사에 편입되기를 원한다. 


반면 삼성전자와 레인보우로보틱스 간에는 그간 직접적인 사업 협력 소식이 없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23년에 868억 원을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했을 때 자본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설이 유력하게 떠올랐으나, 실질적으로 양사의 관계가 뚜렷하게 변화한 모습은 없었다. 실제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양팔 모바일 로봇 RB-Y1 출시 전까지인 1, 2, 3Q 매출액이 각각 30, 32, 35억 원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자회사 편입을 공식화했기에 업계의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처음 투자했을 당시 상황을 살펴보자. 삼성전자는 오래 전부터 로봇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미래 전략을 구상하며 많은 시도를 해왔다. 삼성전자의 의료·재활 로봇 뉴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나왔고, CES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 로봇 신제품을 계속해서 공개했다. 다만 아직까지 삼성전자가 방대한 로봇 분야에서 어떤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특정한 분야를 타게팅하기 전에 전반적인 부분에서 로봇 기술을 쌓는 경향이 강했다. 


그런 의미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로봇사업에 적합한 기업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를 분석할 때 협동로봇이라는 키워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회사의 기원은 카이스트 휴머노이드로봇연구센터에서 출발한다. 2011년 레인보우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던 이 회사가 레인보우로보틱스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으로 로봇기업으로서의 기술력을 알렸던 시기는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플랫폼에 대한 업계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부터이다. 동일본 대지진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재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던 것이 그 배경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로봇에 관련된 모든 HW/SW 기술의 집합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캐시카우 마련을 위해 출시한 협동로봇 RB시리즈는 휴보의 로봇 팔 구조에서 시작됐다. 또한 지난해 연말 출시한 양팔 모바일 로봇 RB-Y1은 휴보의 팔과 손가락, 상체 구조에 DARPA로봇챌린지 당시 험지를 주파했던 AMR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실제 양산품 출시까지 개발 기간이 1년이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은 업계에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양팔 모바일 로봇 RB-Y1 / 사진. 로봇기술


이 같은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풍부한 로봇 관련 원천기술과 로봇 개발 노하우가 삼성전자의 AI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융합되면 그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해 삼성전자는 미래 로봇 개발을 위한 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구축하고자 대표이사 직속으로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미래로봇추진단은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미래 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조직으로, 향후 패러다임을 바꿀 미래 로봇의 원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며, 레인보우로보틱스 창립멤버이자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를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에 내정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오준호 교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 퇴임 후 삼성전자 고문 겸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는다. 오 교수는 오랜 기간 산학에서 축적한 로봇 기술과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미래로봇 개발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최대 주주로서 글로벌 로봇 사업과 개발 리더십 강화를 위해 두 회사 간 시너지 협의체도 운영한다. 시너지 협의체는 미래 로봇 기술 개발은 물론, 로봇 사업 전략 수립과 수요 발굴 등을 통해 두 회사의 성장을 돕는 가교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양팔로봇, 자율이동로봇 등을 제조·물류 등 업무 자동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로봇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상황별 데이터, 환경적 변수 등을 AI 알고리즘으로 학습하고 분석해 작업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한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업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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