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머신(주)은 전단기·절곡기와 프레스 및 전용 산업 기계를 제작하는 판금 가공 기계 전문 제조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벨기에의 기계 제조사 DERATECH(데라테크)와 기술 협력을 체결하며 국내 고객들에게 양질의 기계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기계 제작에 있어 외주 작업 비중을 최소화함으로써 출하된 기계에 대한 모든 요소를 책임지는 국도머신(주)은 최근 2세 경영을 본격화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국도머신(주) 김준경 팀장 / 사진. 여기에
생산 내재화로 시장 신뢰 얻어
국도머신(주)(이하 국도머신)은 1985년 창업한 이래 수입 브랜드가 주류를 이루는 국내 전단기·절곡기 시장에서 오로지 국내 제조 기술로 승부하는 기계 브랜드로, 특히 실린더부터 바디 프레임의 설계, 용접, 가공과 더불어 전기전장, 유압회로 이르는 대부분의 공정을 내재화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국도머신 김준경 팀장은 “외주 처리 없이 기계를 제작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출하한 기계의 모든 요소를 책임진다는 의미와 같다”라며 “유압 및 전기 회로의 결선 방식이나 어셈블에 사용되는 부품 하나하나 KS/CE규격을 기초한 국도머신의 설계 노하우 기준에 의거해 기계를 제조하고 있다. 외주 처리를 최소화하면서 우리가 생산하는 기계 설비의 이력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또 고객사의 여러 요청에 대한 커스터마이징도 유연하게 실시할 수 있다. 아울러 출하된 기계에 문제가 발생해도 우리가 직접 모든 공정을 커버하기 때문에 외부의 도움 없이 빠르게 A/S 대응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도머신의 로봇 절곡 자동화 시스템 / 사진. 여기에
벨기에 DERATECH와 협력 관계 구축
전단기·절곡기를 포함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판금 가공 기계가 국내 시장에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국도머신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글로벌 판금 가공 기계 시장의 리딩기업 중 하나인 벨기에 DERATECH와 기술 제휴 등의 파트너십 체결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국도머신은 국내 고객사의 니즈를 반영한 자사의 설계 기술과 규모의 경제를 구축한 DERATECH의 양산 능력을 융합함으로써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판금 가공 설비를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시장에 공급한다.
김준경 팀장은 “이미 15여 년 전부터 전 세계 전시회를 참관하며 당사와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를 발굴하고자 노력했고, 한국 시장에 도전 의지를 지니고 있던 DERATECH와 협력하게 됐다”라며 파트너십 구축 배경을 전했다.
일반적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 브랜드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을 때, 상대적으로 기술 우위에 있는 해외 브랜드가 핵심 기술의 유출 혹은 카피 개발에 대한 우려 때문에 국내 기업에 설계 데이터와 회로까지 공개하거나 공유하는 일은 드물다. 또한 국내 기업의 요청에 의해서 해외 기업의 자사 제품 설계를 변경하거나 적용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국도머신과 DERATECH 간 기술 협력은 일반적인 기술 공유 형태와 다르게 국도머신이 핵심 설계 기술을 DERATECH에 제공하고, DERATECH에서 OEM 생산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그리고 고객사의 요청조건에 의해 해당 제품의 설계 개선 개발 및 변경 개발이 필요한 경우에는 양사가 협력해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 즉, 양사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기술을 상호 교류하며 시너지를 창출하는 셈이다.
일례로, 최근 국도머신이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단기·절곡기의 경우 핵심이 되는 하이브리드 실린더를 국도머신과 DERATECH가 함께 개발했고, 국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국도머신의 로봇 절곡 자동화 시스템 / 사진. 여기에
국도머신과 DERATECH 간의 기술 협력은 결국 국내 고객사의 이득으로 연결된다. 김준경 팀장은 “표준화된 기성 제품만으로 국내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매번 대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객사의 생산 품목에 따라 실린더 스트로크를 더 길게 설계하거나 오픈하이트(상부 슬라이드와 하부 테이블 사이의 거리)를 확장하는 등 맞춤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도머신은 국내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기계를 설계하고, 이를 라인 생산이 가능한 DERATECH가 생산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국도머신의 앞선 기계 설계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라며 “한편으로는 국내 절곡기 제작사에서는 단가, 설계비용, CNC 프로그램 연동 기술난이도 등으로 인해 적용하기가 쉽지 않은 유럽형 고급 옵션 사양(레이저 각도 측정 장치, 두께 측정 장치 등) 등의 특수 부품들도 우리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DERATECH와 호환 설계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국도머신은 DERATECH와 상호 보완적이며 동등한 기술 협력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고객들에게 유럽 브랜드 제품에 준하는 신뢰성 높은 기계를 공급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계 제조에 대한 진정성
얼마 전 국도머신은 청주 소재 고객사에 사용 능력 1200TON, 길이 12m 스펙의 하이브리드CNC절곡기를 맞춤 개발해 납품했다. 특징적인 부분은, 프레임 두께가 일반적으로 유럽에서 사용하는 180T 철판보다 훨씬 두꺼운 250T 철판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김준경 팀장에 따르면, 국도머신의 설계 데이터를 검토한 DERATECH 측에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고객사의 생산 품목을 생각했을 때 일반적인 두께로 프레임을 설계하면 기계의 구조물이 일시적으로 변형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뚝심 있게 설계를 고집했고, 결국 성공적으로 고객사 사이트에 납품했다고 한다.
국도머신으 유압CNC절곡기 / 사진. 국도머신
이 같은 부분은 판금 가공 기계 제작에 있어 국도머신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집스럽게 외주 처리하지 않고 기계 제작 전 공정에 필요한 기술을 내재화하는 노력도 마찬가지이다. 더 많은 인력과 생산 설비가 필요함에도 외주 비중을 극도로 낮춘다는 것은 기계 제조에 있어 국도머신이 지닌 진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김준경 팀장은 “하이브리드 절곡기나 전(全)전동식 절곡기 전문 업체 중에는 소규모 인원으로도 우리 회사와 비슷한 매출을 달성하는 기업도 있다. 하지만 국도머신은 세대를 넘어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판금 가공 설비를 제작하는 기업을 목표로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기술력과 인력에 투자하고, 진정성 있게 기계를 제조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신뢰는 10년 뒤 국도머신에 있어 더 큰 가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2세 경영 본격화, 신구 조화 기대
김준경 팀장은 약 10여 년 전부터 국도머신에 합류해 기획과 영업 등 실무를 두루 익혔고 현재는 창립자인 김평환 대표이사에 뒤를 이어 경영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그는 “수입 브랜드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판금 가공 업계에서 국산 기계 제조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세 경영인으로서 단순히 기계 한 대, 두 대 판매에 매몰되지 않고, 고객사들 또한 세대를 건너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국도머신이 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수 많은 판금 기계 제작사가 있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회사는 매우 적은 숫자이기에 그것을 해내는 중소 강소기업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도머신으 유압CNC절곡기 / 사진. 국도머신
김준경 팀장이 특히 제품의 품질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인력 육성이다. 10년 전 김 팀장이 처음 입사했을 때 13명이었던 인력이 지금은 25명으로 약 두 배로 늘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5~17년에 달할 만큼 장기 근속자가 많고, 25년 이상의 고경력 엔지니어가 다수 포진해 있는데다가, 20~30대 젊은 피도 적극적으로 수혈하며 50대 초반이던 평균 연령이 40대 초반으로 내려가며 회사가 매우 젊어졌다. 특히 국내 제작업체의 평균나이가 대략 50대 중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놀라운 수치이다. 이로써 베테랑 엔지니어들의 노하우와 젊은 직원들의 활동성이 어우러지면서 고객 만족도도 높아졌다. 더불어 다가오는 판금 가공 현장의 무인화 수요에 대비해 로봇 자동화 관련 엔지니어도 육성 중이다. 전단기·절곡기와 로봇SI 서비스를 모두 대응하기 위함이며, 인력난에 시달리는 고객사의 고민을 해결해주여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로 국도머신의 영속성을 강화하고자 했다.
한편 제품과 기술 서비스 변화와 더불어 인한 신규 제품 추가도 눈에 띈다. 하이브리드CNC절곡기를 출시한 국도머신은 이후 4면 자동 절곡기를 제품 라인업에 추가하면서 판금 가공 기계 시장을 리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김준경 팀장은 “젊은 엔지니어를 더 많이 발굴 및 육성하는 동시에 즉각적인 A/S 대응이 가능한 ‘속도감 있는 기업’으로 성장함으로써 고객사의 생산성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