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프랑스 로봇산업의 현장 속으로…
최근 2012년 프랑스정부는 로봇산업육성을 위해 1억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하고 로봇 플랫폼 개발과 관련한 연구 및 제품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 중심에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이 있다. 리옹은 인접한 정밀기계산업의 메카인 론-알프스 지역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능성을 열고 있으며, 프랑스 이노로보전시회(INNOROBO 2012)는 그 열기를 단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는 금년 3월에 개최된 동 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하고 리옹발 유럽 서비스로봇 개발 및 사업을 파악했다는데, 본 지면을 통해 그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껴보도록 하자.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리옹에서 개최된 INNOROBO 2012
프랑스 이노로봇전시회(INNOROBO 2012)는 프랑스서비스로봇협회(SYROBO) 주관으로 지난 3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프랑스 리옹 Centre De Congres-Cite Internationale Exhibition Center에서 개최됐다.
금년 전시회는 총 12개국 88개사가 참여했으며 부수규모는 100여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전시 품목은 제조업용 로봇도 일부 선보였지만 대부분은 메디컬로봇, 재활보조로봇, 치유로봇, 운송로봇, 교육용로봇, 청소로봇, 재난방지로봇, 안내로봇, 엔터테인먼트로봇 등 서비스로봇이 다수를 차지했다.
INNOROBO 2012는 한국의 로보월드 전시회의 1/4 규모인 2500㎡로 작지만, 유럽서비스로봇의 단면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작년에 최초로 개최된데 이어 금년 개최로 유럽의 대표적인 서비스로봇전시회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리옹시의 의지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특히 세계 로봇산업을 주도하는 오피니언 리더의 대거 초청에 성공함으로서 대표적인 유럽의 서비스로봇전시회로 자리를 굳히고 프랑스 주도의 리옹발 서비스로봇의 관심과 열기를 전 유럽으로의 확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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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NNOROBO 2012는 한국의 로보월드 전시회의 1/4 규모인 2500㎡로 작지만, 유럽서비스로봇의 단면을 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11개사 12개 부스 규모의 한국 로봇기업… 유럽시장 교두보 마련에 총력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에 이어 금년에 11개사 기관 12개 부스 규모로 한국관을 운영해 한국의 주도하고 있는 서비스로봇의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현황을 보여줌으로써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여 유럽기업과 한국기업간의 협력을 공고히 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국 참여기업의 상담성과는 상담액의 경우 작년 81억 4백만유로 대비 85억 21백만유로로 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계약액도 9억 14백만으로 나타나 실질적인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현장분위기를 반영하듯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기업의 한국기업과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협력이나 사업적인 측면에서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려는 물밑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된 자리이기도 했다. 디자인의 본산인 프랑스에서 와서 우리가 보여준 디자인이 프랑스 서비스로봇의 차기모델에 적용하고 싶을 만큼 상품기획력을 인정받기도 하고 기존 유럽 거래처를 관리하고 신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기업 간의 협력을 통해 프랑스 시장과 한국 시장을 함께 열어보자는 구체적인 제안도 받았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국적인 콘텐츠, 플랫폼이 열고 있는 서비스로봇이 파란 눈의 외국인에게는 사업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것이 아닌가 한다.
*8개 주제의 컨퍼런스도 함께 진행
이외에도 전시회와 동시에 이벤트 행사로 8개 주제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특히 8가지 주제인 Market, synergies and Convergences of Robotics, Cobotic: From the robot assistant to the robot co-worker, Human Robot perceptions & interactions, Cloud Robotics, Health and Medical robotics, Urban Robots ; Mobility robotic solutions for citizens, Challenges and applications for robotics, Robotics technologies for terrestrial vehicles1, 2 등은 프랑스 로봇정책의 주요화두로 프랑스 로봇정책을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보인다.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그리고 한국로봇 기술력을 보여준 개막식 행사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인 개막식 행사는 두 번째 날 개최되었는데, 작년 로보월드 개막식에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보였던 KIST의 휴머노이드로봇 ‘키보(KIBO)’가 초청되어 프레데닉 미테랑 프랑스 문화부 장관에게 꽃을 전달하고 포옹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정부 고위급인사의 전시회 참관으로 프랑스 현지 언론사가 대거참여 가운데 선보인 동 이벤트는 로봇과 인간의 상호교감의 모습을 제한적이나마 보여주는 계기를 마련해 그동안 동 전시회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현지 언론의 관심을 모으는 변화를 이끌어냈다.
개막식은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력 더 나아가 한국의 로봇산업 경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으며, 현재 키보는 프랑스 모처와 2년간 임대계약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날 개막식 행사는 프레데닉 미테랑 프랑스 문화부 장관을 비롯하여 Gerard Collomb 리옹시장, Gagnaire 론 알프스 지역장, 한국에서는 한국로봇산업협회 신경철 부회장(유진로봇(주) 대표이사), 조영훈 본부장 등이 내외 귀빈으로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프랑스에서 불고 있는 서비스로봇의 바람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주도하여 추진한 대표단을 대하는 리옹시의 모습을 보면서 로봇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번 한국대표단 참여자 중 유진로봇 신경철 대표, KIST 김문상 박사, 가하 박준호 대표, 협회 조영훈 이사 등은 VIP로 환대를 받으며 Gerard Collomb 리옹시장과 단독접견 시간도 있었다. 그동안 리옹시장은 로봇기업과의 별도의 접견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파격적이라는 것이 현지의 중론이다.
리옹시장은 접견자리에서 리옹의 역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 로봇관계자의 도움으로 이노로보 전시회 개최의 기회가 마련되었고, 2년 만에 12개국이 참여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대한 큰 관심을 표명했다. 또한 금년에 시도하는 어린이, 청소년 등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한 참관범위 확대는 현재의 마켓 테스터로의 측면과 전국민적인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유발 등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로봇산업이 육성·발전되기 위해서는 다이내믹한 사람이 필요하며, 프랑스 로봇산업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는 이야기로 이어졌으며, 한국대표단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특히 한국대표단에서 화답으로 이야기한 로봇기술이 휴머니즘, 문화와 접목되지 않고서는 의미도 없다는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SYMPOP와 SYROBO의 통합 발표 “산업용과 서비스 로봇 단체의 경계 없애”
또한 이노로보전시회 리셉션장에서는 깜짝 발표가 있었는데, SYMPOP와 SYROBO을 통합한다는 내용이었다. 프랑스서비스로봇협회장인 브르노 보넬 회장은 작년 로보월드에 초청되어 한국로봇산업협회장인 현대중공업 민계식회장을 만났는데, 통합된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는 산업용 로봇, 서비스로봇 관련기업이 모두 참여하여 사업적인 면에서 그리고 연구적인 면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티브를 얻어 프랑스의 로봇산업의 현실을 분석하면서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로봇의 경계가 없다고 생각해 전문성과 기술성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조직인 산업용 로봇협회 조직인 SYMPOP와 서비스 로봇협회 조직인 SYROBO을 통합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작년 전시회에서 프랑스 중앙정부 스테판 총국장은 미국, 일본 다음으로 세계 제3의 로봇 기술분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연구분야의 업적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아직 정확하게 파악이 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프랑스 로봇정책에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동안 프랑스의 대표적인 로봇기업은 로보폴리스와 알데바란로보틱스로 알려졌다. 이미 두 개의 회사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등 로봇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M&A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프랑스, 로봇산업에 2012년 1억 유로 투자계획 밝혀
프랑스 로봇관계자과의 미팅을 통해 확인된 내용은 2012년에 1억유로 로봇산업 투자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50대 50의 민간 매칭펀드를 감안하면 2억유로의 로봇투자가 시작된 것이다. 특히 문화콘텐츠, 메디컬, 로봇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리옹시는, 프랑스의 장점인 창의적인 아이디어 제안, 첫 모델 만들기, SW 등이 한국의 HW적으로 훌륭한 로봇제품의 대량생산 능력이 결합되면 새로운 서비스로봇 시장의 공동창출이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리옹시와 프랑스서비스로봇협회는 관심분야에 대해 기술력이 있는 프랑스기업의 부스 구성외에도 외국의 관련기술 보유기업의 부스구성을 적극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손 이식수술 전문가가 리옹시에 있어 로봇과 의료분야 접목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비롯하여 헬스케어 로보틱스에 관심으로 보이고 있는데, 수술로봇, 보행보조로봇, 자폐아 및 독거노인 치유로봇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운송로봇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휴대가 가능한 세그웨이 로봇, 계단이동이 가능한 휄체어 로봇 등이 전시되었다.
또한 재해방지로봇도 선보였는데, 원전기술이 적용된 위험물 제거로봇, 모터의 원리를 이용해 수중에서 작업이 가능한 로봇도 전시되었다. 이외에서 청소로봇의 대표적인 기업인 아이로봇사와 유진로봇의 부스 유치를 성사시켰고, 한국의 다양한 서비스로봇의 참여도 유도한 것 같다.
당일 VIP 동선은 endo control사의 수술로봇, CYBERDYNE사의 로봇슈트, TopChair SAS사의 체어 로봇, 대만 하이윈사의 산업용 로봇, 퓨쳐로봇사의 안내도우미로봇, 유진로봇사의 청소로봇, 교육용로봇, COTESYS사의 시각센서로 물건을 인식하는 휴머노이드로봇, 토요타사의 세그웨이, INTRA사의 험지이동로봇, CPE LYON사의 KIST의 휴머노이드 로봇, EOS INNOVATION사의 운송로봇, 아이로봇사의 국방로봇 등이었다.
일반참관객을 위한 전시장 특별 개방 이번 전시회에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작년에 이어 한국관(12개 부스규모)을 구성해 운영했다. 한국관에서는 다양한 로봇을 시연위주로 운영해 현지 참관객 및 바이어 열띤 호응이 있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요특징중 하나는 B2B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학생들의 참관을 유도하기 위해 전시회 마감이 5시임에도 둘째 날인 목요일에는 저녁 9시까지 전시시간을 연장했다는 것이다. 로보월드가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과 주요 잠재고객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과 같이 프랑스도 로봇에 대한 마인드 확산과 로봇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도드라진 전시회였다. 주최자의 의도는 적중했다. 5시 이후 일반인과 학생들이 몰리면서 오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참관객이 몰린 것이다.
이외에도 마지막인 금요일에는 작년에 이어 ROBOT EDCATION 코너를 마련해 미니 경진대회 개최하기도 했다. 다수의 학생들이 단체관람하면서 전시장은 인산인해를 보였고 이벤트로 마련된 경진대회는 프랑스 학생들의 로봇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프랑스로봇의 미래를 확인했다.
프랑스 로봇산업 방향을 모색하는 국제 컨퍼런스 개최
국제컨퍼런스는 이틀간 개최되었는데, 현재 프랑스 로봇정책방향인 메디컬로봇, 운송로봇, 재해로봇 등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중심으로 누구나 듣지 쉽게 진행했다. 다소 놀라운 것은 햇수로 2년이 이노로로 전시회에 전세계 로봇분야 기라성 같은 거물들이 대거 참여해 분야별 발표를 했다는 것이다.
미국 iROBOT의 Colin ANGLE 회장, MICROSOFT의 Habib HEYDARIAN, WILLOW GARAGE사의 Tim FIELD, 일본 TOYOTA의 Soya TAKAGI, 한국의 유진로봇 신경철 사장 등이 참여해 다양한 협력이 진행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
한국의 로봇기술력을 선보인 한국관 부스
이번 전시회에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작년에 이어 한국관(12개 부스규모)을 구성해 운영했다. 한국관에서는 다양한 로봇을 시연위주로 운영해 현지 참관객 및 바이어 열띤 호응이 있었다.
주요 전시 품목은 로보키트(로보로보), 로봇청소기(유진로봇), 유닛형 자율모듈제어시스템(마로로봇), 서비스보조로봇(퓨처로봇), 공연로봇(미니로봇), 미래형비행로봇/투어가이드로봇/인포메이션로봇/시각장애인보행보조로봇(마농탄도스튜디오), 지능형전시안내서비스로봇(코어벨), 전체 분해조립이 가능한 최초의 산업용로봇(DMBH), 지능형 라이프케어로봇(로보테크)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됐다.
리옹시와 프랑스서비스로봇산업협회의 한국관에 대한 환대는 입구에서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프랑스 기업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국로봇산업이 보여주는 기술력과 사업화모델이다. 작년에 대비 3개사 정도만 다시 부스참가를 했는데, 한국기업이 보여주는 로봇산업의 방향에 많은 참관객이 몰렸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프랑스로봇산업과 우리 로봇산업과의 협력을 기대하며
현재 프랑스는 R&D분야에 적극적인 투자, 기업에 세금감면과 인센티브 제공, 연구소-기업 간의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로봇분야의 선두국가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작년에 비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INNOROBO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2005년 지능형로봇산업 비젼 및 발전전략이 수립된 이래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서비스로봇산업은 전세계 유래가 없는 정부 주도의 시범사업, 시장검증사업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몇 년 사이 정밀기계산업의 부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 프랑스로봇산업의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로봇의 주 고객은 소비자로 디자인을 비롯한 소비심리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데, 구매자 친화적인 디자인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부품기술을 보유한 프랑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로보월드를 소개하기 위해 전시장에서 만나본 프랑스 부품기업의 한국기업과의 파트너십 요청은 한국과 프랑스간의 다양한 형태의 교류협력의 가능성을 엿보인다. 당장 5월 초순에 리옹 투자청에서 로보월드 기간 중 방한할 리옹시장 일정을 사전조율하기 위해 준비단을 파견한다고 한다. 리옹시장이 이끌고 올 방한단 규모는 30명 정도다.
리옹시는 방한 중에 로봇기업, 게임기업 등과 협력을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리옹시간 조인트 프로젝트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는 미국, 일본, 한국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산업용 로봇 선두국가인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의 유럽국가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려 하는 것 같다. 이러한 프랑스 로봇정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프랑스를 기반으로 한 유럽진출의 교두보를 유지하고 확대하는 지혜가 우리에게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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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약력>
* 2008~2012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 * 2004~2008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 * 1993~2004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경영기획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