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출신 로봇 전문가, 교육현장에 뛰어들다
산업체 출신 중 처음으로 서울공립고 교장이 탄생했다. 로봇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서울로봇고가 개방형 교장 공모를 통해 노태석 KTis 前대표이사를 교장으로 초빙한 것이다. 학생들의 개학에 맞춰 이제 본격적인 교육자로 발걸음을 내딛게 된 노태석 교장. 30여 년간 정든 KT를 떠나 처음으로 교단에 서게 된 그의 취임현장을 살펴봤다.
서울로봇고,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다
지난 3월 5일, 로봇마이스터고로의 변신을 준비 중인 서울로봇고 강당에서 교장 취임식이 열렸다. 특히 이날 취임식은 대기업 CEO 출신이라는 노태석 교장의 특이한 이력 때문에 로봇인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1980년 체신청 사무관으로 시작해 KT의 부회장 자리에까지 오르면서 KT의 로봇시장진출을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직접 로봇산업의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교육청이 로봇분야의 마이스터고로 서울로봇고를 지정하면서 처음으로 실시한 개방형 공모를 통해 산업체 로봇전문가인 노태석 교장이 초빙되었다. 한국로봇산업협회가 그를 적임자로 여겨 추천한 덕분이었다.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장을 맡았을 당시 국민로봇개발프로젝트를 통해 ‘키봇’을 탄생시켰던 그의 경력이 교육에서도 성과를 나타내리라는 기대가 깔려 있었다.
노태석 교장은 이번 취임사를 통해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학교, 즐거운 학교’를 강조하며 하나의 마음으로 실력을 쌓아갈 것을 당부했다. 아직 그에게는 어색한 교단이었지만 학생들과 함께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로봇산업 현장으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직접 로봇산업을 주도해 온 그의 취임을 진심으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정확히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배출 기대
이날 취임식은 고등학교 교장 취임식에서는 보기 드문 로봇산업 관련인사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한울로보틱스 김병수 대표, 로보티즈 김병수 대표, 에스티큐브 윤예선 대표, 유진로봇 이호진 이사 등과 지식경제부 로봇산업과 이동석 주무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ED의 박용후 회장은 축사를 통해 TV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했던 서울로봇고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마이스터고 지정에 이어 KT의 로봇사업을 추진하셨던 노태석 교장의 취임은 학교뿐 아니라 산업전반의 큰 시너지 효과가 될 것”이라며 축하를 전했다.
취임하는 노태석 교장과 함께 서울로봇고를 이끌어갈 황선홍 교감도 “현장에서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다소 막연하기도 했는데 큰 도움을 주실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취업처와 관련된 활동이나 산학관련협약 등의 대외활동으로 실질적 도움이 되어주실 것”이라며 기대했다.
Mini Interview
“현장에서 꼭 필요한 실력과 인격 갖춘 인재 배출할 것”
기업 CEO가 아닌 교육자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소감은. 기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신성장산업 중 하나인 로봇은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중요한 분야이다. 우리나라 로봇 산업을 위해서는 연구인력뿐 아니라 기술이나 현장 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오던 중에 마침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교육에는 문외한이지만 ‘로봇’고등학교 라는 사실에 한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했다.
산업체 출신의 이력이 어떤 장점이 될 것 같나.
현장의 경험을 통해 산업체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상을 교육자 출신의 선생님들보다 잘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뛰어난 능력과 기술을 갖춘 인재만큼이나 성실하고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 책임감 있는 사람도 현장에서는 중요하다. 학교라는 조직의 특성을 활용해서 그런 다방면에서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게 교육하는 측면에서는 현장 출신의 경험이 조금은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로봇고등학교에서 배출된 인재들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은가.
자동차나 전자 같이 어느 정도 성숙되어 있는 분야에서도 특성화 시킨 고등학교 과정을 젊은 인재를 배출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로봇산업은 지금 초기 성장단계이다. 특히 로봇산업은 매년 30% 정도 성장해오고 있어 인력수요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많다. R&D는 물론 실질적으로 디자인, 생산, 운용, 개선 등에 필요한 인력도 상당히 필요해 학생들이 졸업 후 참여해야 할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여러 분야의 마이스터고에서 각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원활하게 배출하는 것이 산업성장에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는.
마이스터고 지정에 맞게 향후에는 좀 더 로봇에 대한 분명한 동기가 있는 학생들이 들어올 것이라 기대된다. 앞으로는 서울로봇고가 우리나라 로봇산업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학교로 발전했으면 좋겠다. 생활과 산업에 로봇이 적용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므로 우리 학생들이 충분히 세계시장에서 로봇 한류 열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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