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협회 2012년도 정기총회
로봇산업은 ‘마라톤’과 같아… “꾸준한 정진으로 성취해야”
한국로봇산업협회 정기총회가 지난달 개최됐다. 특히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지난 2년간 협회 회장으로서 국내 로봇산업을 위해 힘써왔던 민계식 회장을 비롯해 협회의 대소사를 관장하던 정낙균 전무이사가 중책을 내려놓고, 동시에 서유열 신임회장이 포부를 전하는 자리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본지에서는 어느덧 세 번째 수장을 맞이한 한국로봇산업협회가 다가올 로봇시대를 위해 준비한 2012년의 계획과 제안을 취재했다. 취재▶▶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이미 시작된 한국로봇산업의 2012년
국내 로봇기업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또한 그들의 신문고로서 활약해온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올해 신임회장을 위촉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2월 23일(목)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펼쳐진 한국로봇산업협회 2012년도 정기총회에서는 민계식 한국로봇산업협회 전회장과 서유열 한국로봇산업협회 신임회장의 이·취임사가 펼쳐져 협회의 변모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됐다.
특히 이번 정기총회에서는 한국로봇산업협회의 터를 다졌던 초대 이용훈 회장과 주춧돌을 놓았던 민계식 회장, 그리고 앞으로의 임기동안 기둥을 세울 서유열 신임회장이 한 자리에 모여 국내 로봇산업에 대한 대소사를 논했으며, 뿐만 아니라 강감찬 신임 지식경제부 로봇산업과장이 함께 참석해 로봇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미 작년 한 해 역대 최대 규모의 로보월드 개최 및 세계 최초 로보시 조성, 국무총리상 수상으로 인한 통계기관으로서의 위상 제고 및 표준개발 등 활발한 활동을 보여준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이번 정기총회를 통해 새로운 한 해를 꾸릴 계획들을 발표했다.
다가올 감성 로봇 시대 “기업 간 협력 중요!”
조영훈 한국로봇산업협회 본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단연 눈여겨 볼 점은 신·구회장의 이·취임식이었다. 특히 국내 제조용 로봇의 대표격인 현대중공업 민계식 전임회장과 로봇과 IT 융합의 대표 성공 사례인 키봇을 개발한 KT의 서유열 신임회장은 전문 분야가 달라 더욱 참가한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해 감성 로봇 ‘키봇’으로 로봇과 IT산업의 성공적인 융합 사례를 보여줬던 KT의 사장직을 맡고 있는 서 신임회장은 ‘감성 로봇 시대’를 화두로 취임사를 말했다.
민계식 전임회장이 즐기는 마라톤을 취임사 서두에 꺼냄으로써 장내 공기를 이완시킨 그는 “현재 국내 로봇산업이 세계를 리드한다거나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고는 볼 수 없는 것 같다”며 꾸준한 정진을 당부하고 곧이어 “로봇이 이제는 무겁지 않게, 감성을 가지고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야 한다”며 감성 로봇 시대의 도래를 이야기했다. 통신 인프라와 IT산업 등 모든 지식분야와 기술의 융합을 통해 국가 간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따뜻한 감성 로봇의 개발로 글로벌 로봇산업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는 지난해 출시했던 키봇의 성공사례를 예로 들었다.
“개인적으로 키봇은 발전한 여타의 로봇 기술에 비해 걸음마 단계로 볼 수 있음에도 예상을 뒤엎고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는 그는 “키봇은 현재 바로셀로나 월드 모바일 컨퍼런스에서 최우수상 후보로 등록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융·복합 로봇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참가한 회원들에게 서로 간의 협력과 노력을 당부했다.
로봇인들의 열정과 애정에 정부도 함께 한다!
서유열 신임회장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지식경제부의 강감찬 로봇산업과장이 축사를 준비했다. 특히 그는 축사를 통해 국내 로봇산업인들의 로봇에 대한 애정과 열정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국내 경기가 한참 힘들었던 1999년에 로보틱스연구조합을 발족시킬 정도로 로봇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가득한 국내 로봇기업인들의 역사를 보며 로봇산업에 대한 희망을 본다”는 그는 이어 “이러한 로봇인들의 열정을 신임과장으로서 모두 소화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10년을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로 전망한 그는 “이제는 직장, 국방, 의료 나아가 농업인들까지 로봇과 함께 생활할 것이며, 올 한해가 이런 시대를 준비하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여러분과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는 지난 국내 로봇산업의 역사와 흐름에 대해 이야기해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함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한국로봇산업협회의 두 기둥 “그간 수고하셨습니다!”
지식경제부 강감찬 로봇산업과장의 축사가 끝난 후 그간 한국로봇산업협회의 기둥으로서 역할을 다해온 민계식 전임회장에 대한 공로패 수여식과 함께 이임사가 이어졌다. 이날 민 전임회장은 감회에 젖은 듯 공식석상에서의 딱딱한 모습이 아닌 친근한 화법으로 이임사를 말했다. 서 신임회장의 마라톤 비유를 인용해 말문을 연 그는 자신의 이임사를 ‘너스레’로 표현하며 한층 가깝게 총회에 참석한 이들에게 다가섰다. 특히 그는 “한국의 로봇산업이 세계를 호령하는 그날을 꿈꾸며, 고생하고 있는 모든 로봇인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국내 로봇산업에 대한 애정을 밝혔고, 이어 “올해가 로봇산업 번영의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식 활동이 많지 않았던 민계식 전임회장이 2대 회장에 취임함에 있어 큰 역할을 했고, 협회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던 정낙균 전무이사 역시 공로패를 수상하며 긴 임기를 마치고 중책을 내려놨다. 그간 협회에 상주하며 일선에서 협회 회원사들과 교류를 맺어왔던 그는 짧은 퇴임사 뒤에 행사장의 모든 테이블을 찾아 정기총회에 참가한 로봇인들과 작별의 시간을 가져 국내 로봇인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국내 로봇산업, 기반 조성 단계 넘어 이제는 기반 확대할 때
조영훈 본부장의 사회와 민계식 전임회장의 집행으로 진행된 금년 정기총회 안건발의에는 총 4개의 심의안건이 발의됐다. 첫 번째 안건이었던 ‘2011년도 사업실적’에 대해 조 본부장은 로보월드의 국제화 및 대형화 추진, 실태조사 및 통계기준 정립을 통한 통계구축의 선진화 기반 조성, 지능형로봇표준포럼 기반의 국내·외 표준 제정 주도적 참여의 3대 핵심사업 추진과 회원사 사업 활성화 여건 조성, 회원사 사업지원 체계 강화, 기타 기술과제의 성공적 수행 등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2011년의 협회 활동에 대해 조 본부장은 “로보월드의 위상 강화 및 국가 승인 통계기관으로의 자리매김, 의견수렴을 통한 관심별 사업 추진 토대 마련, 등산대회 및 로봇인의 밤 등 범 로봇인 참여 행사의 성공적인 추진 등의 주요 성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회원사를 위한 사업추진임에도 불구하고 회원사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지 못한 점 등이 미흡한 점으로 판단돼 보다 전략적인 협회 활동으로 이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2년도 사업계획’이 두 번째 안건으로 발의됐다. 작년을 ‘기반 조성 단계’로 정의한 협회는 올해부터 ‘기반 확대 단계’에 돌입했음을 밝히며 회원사 기반 선행, 선도적 로봇사업을 발굴하고 협회가 운영하는 ‘미래기획위원회’ 기능을 강화해 협회의 중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며 회원사 기반의 로봇 보급 및 이용촉진을 위한 선행적·선도적 사업 기획 능력을 강화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기존 사업 외에도 신규 추진사업으로 ▲산업 활성화 여건 조성 사업(디자인 컨설팅 지원, 한민족로봇학자 네트워크 구축) ▲회원 지원 사업(회원사 지식재산권 강화 사업, 회원사 정기 세미나 및 기술교류회 개최, 신규 회원사 전담 서포터즈 제도 운영, 로봇도서 자료실 운영)을 발표했다.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요소 기술 및 가격 경쟁력 외에도 혁신적인 디자인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판단 하에 진행되는 ‘디자인 컨설팅 사업’은 중소로봇기업의 제품차별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진행된다.
또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출신 학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민족 로봇학자 네트워크 채널 구축 및 이를 토대로 산·학 국제 로봇 포럼 정례화를 통한 세계 선도 로봇국가 계기 마련을 위해 진행되는 ‘한민족 로봇학자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진행하는 한편 협회 회원들을 위한 지원사업 역시 신규로 진행한다. 협회는 ‘회원사 지식재산권 강화 사업’을 추진해 향후 로봇 사업 활성화에 따른 지적재산권 분쟁 방지를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새로운 기조 ‘2012년에 더욱 강해지는 로봇 융합’
금년 한국로봇산업협회의 정기총회에서는 기존의 로봇기업은 물론 기존에 로봇 분야와 거리가 있었던 기업들까지 참석해 로봇산업과 이업종 간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졌음을 단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신규회원사로 소개된 그래피직스, 아이리버 등의 기업들은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는 듯했다. 특히 아이리버의 관계자는 “MP3 등의 제품으로 잘 알려진 아이리버의 한국로봇산업협회 가입이 의아해 보일 수도 있으나, KT와 공동으로 키봇을 개발한 사례를 계기로 협회에 가입하게 됐다”고 밝혔으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그래피직스 역시 “유진로봇과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회를 통해 선출된 서유열 신임회장 역시 로봇과 IT, 콘텐츠 등 다방면의 융합이 선행되어야 함을 역설해 금년에는 보다 활발한 로봇산업의 융합 바람이 예상된다.이번 정기총회는 올해를 기점으로 로봇산업 기반 확대를 다짐하는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새로운 수장 및 로봇인들과 함께 2012년 국내 로봇산업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자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