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대한민국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송구영신(送舊迎新),
화합으로 맞이할 임진년 로봇산업

한 해가 지는 시점에서 전국의 로봇인들이 모였다. 국내 로봇산업 발전의 일익을 담당하며 구슬땀을 흘려온 산·학·연의 인사들은 물론 정부, 언론계까지 함께 어우러져 지난 한 해의 로봇산업을 되돌아보는 로봇인의 밤 행사가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것이다. 2011년의 로봇산업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새로운 한 해의 각오를 다졌던 이번 행사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취재▶▶정대상 기자(press2@engnews.co.kr)
로봇인의 밤을 장식한 올 한해의 로봇들
지난달 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 국내 로봇산업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한국로봇산업협회와 파이낸셜뉴스가 주관하는 ‘제6회 대한민국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행사가 개최된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객석이 모자랄 만큼 많은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아 본 행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행사에 앞서 진행된 우수제품 전시장에서는 올 한해 로봇산업의 이슈가 됐던 다양한 로봇 제품들이 행사장을 찾은 인사들을 반겼다.
특히 키봇의 상용화로 로봇과 IT 융합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였던 KT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신제품 키봇2를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로봇인의 밤 행사와 동일한 날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된 키봇2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 성능과 다양해진 콘텐츠로 무장했다. KT의 관계자는 “키봇1이 유아를 대상으로 개발된 로봇이라면 키봇2는 좀 더 연령층이 높은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로보빌더는 세계 최초로 음성인식이 가능한 리얼사이즈급(84cm~100cm) 휴머노이드 연구용 플랫폼인 RQ-TITAN을 선보였다. PC 윈도우 OS 기반 리얼타임(RTX) 제어가 가능한 오픈소스 플랫폼인 이 로봇은 연구 목적에 따라 워킹 연구목적 플랫폼 및 안내/서빙 연구목적 플랫폼으로 변형이 가능하며, 세계 최초로 Single-Bus에 의한 Daisy-Chain 연결 방식을 적용했다.
행사장에서 선보인 RQ-TITAN은 스마트 패드를 활용한 모션제어는 물론 음성인식까지 가능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이 로봇은 18cm 크기의 ‘아바타 로봇’을 조정해 1m 크기의 본체의 모션을 제어할 수 있다. 로보테크의 헬스케어 로봇 해리 또한 다양한 표정으로 로봇인들을 반겼다. 안면에 8자유도가 적용돼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을 수 있는 해리는 생체인식센서로 사용자의 심전도, 맥파, 체온 등을 관리할 수 있고,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병원 혹은 건강관리사에게 원격진료 및 건강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가족들의 일일스케줄 관리, 방범 및 경비, 화자 인식, 오락 등의 서비스를 통해 홈네트워크와 연계한 가정의 생활 도우미로 활약할 수도 있으며 고령자의 정서치료 도우미의 역할도 할 수 있다. 티켓을 출력하고 스스로 장애물을 피해 지정된 경로를 이동하는 이디의 티켓팅 로봇 역시 로봇인들의 관심사였다. 특히 이 로봇은 롯데시네마 김포점 납품 등의 희소식으로 국내 서비스로봇 상용화에 긍정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솔라 시장을 겨냥한 로보스타의 6인치 웨이퍼 이송 로봇, 퓨처로봇의 퓨로 등이 선보여졌고,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한 유진엠에스는 스크린을 통해 자사의 로봇시스템을 소개했다.
다가올 임진년, 로봇산업의 승리 기원하다
드럼로봇 불카누스의 공연 및 2011년 로봇산업을 되돌아보는 동영상으로 시작된 2011 제6회 대한민국로봇대상 및 로봇인의 밤 행사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낸 홍석우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이 “내년에는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될 정도”라고 말 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던 이번 행사에 참석한 로봇인들은 올 한 해 국내 로봇산업에 있어 혁혁한 공을 세웠던 로봇인들에 대한 시상식에서부터 다양한 레크레이션이 준비된 만찬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화합의 장을 펼쳤다.
한국로봇산업협회 민계식 회장(현대중공업)은 개회사에서 다가올 임진년을 과거 임진왜란에 빗대며 “이번 임진년에는 로봇산업에 있어서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정책에 발맞춰 로봇산업 발전에 일조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홍석우 장관은 재치 있는 치사를 통해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함께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한 홍 장관은 “무역 1조 달러라는 목표는 종래의 산업으로도 가능했지만, 2조 달러의 벽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로봇산업이 꼭 필요하다”며 “일자리 창출 등 다각적인 차원에서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제부 로봇산업과 박정성 과장은 “한국이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한 다음 날 지경부 장관의 첫 방문지를 보면 지경부가 로봇산업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실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미래에는 로봇기술과 결합한 지능형 스마트자동차, 스마트조선 등의 기술이 우리를 먹여 살릴 것이며, 로봇은 어떠한 산업과도 접목할 수 있는 고도의 융합산업이자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 열쇠”라고 말했다. 한편 건배사를 맡은 한국로봇진흥원의 주덕영 원장은 “로봇은 꿈이다, 로봇은 미래다, 로봇은 희망이다”라는 구호로 참석한 로봇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2011 로봇산업의 주역들 “수고하셨습니다!”
금번 대한민국로봇대상 시상식에서도 올 한해 로봇산업을 이끈 주역들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총 8명의 2011 대한민국로봇대상 유공자와 6개의 대한민국로봇대상 수상 기업이 영예를 안았다. 산업포장은 얼마 전 상장소식을 통해 다시 한 번 경쟁력을 확인시켜줬던 로보스타의 김정호 사장이 받았다. “2002년부터 시작된 지식경제부의 로봇산업 육성정책과 많은 지원 프로젝트에 힘입어 10년 만에 1,000억 원 규모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김 사장은 “이제 우리 로봇산업은 300여 개 로봇기업이 연간 1조 8,000억 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로봇기업들이 도전과 모험 정신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 다양한 분야에서 1,000억 원 규모의 로봇 전문 기업들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 표창은 관절치환수술로봇의 국산화 성공 등 국내 의료로봇분야에서 고무적인 성과를 이룩한 현대중공업의 이충동 부사장이, 국무총리 표창은 로봇관련 전문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로봇관련 논문발표와 특허등록을 통해 로봇기술 발전에 공헌한 서일홍 교수가 받았다. 서 교수는 “로봇 지능 분야에 수십 편의 국제적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출원·등록한 석·박사 과정 학생들에게 감사한다”며 “앞으로도 인재양성과 원천기술 개발에 정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서울로봇고의 마이스터고 전환을 위해 힘써온 서울로봇고등학교의 이상범 교장과 휴머노이드 로봇 공연으로 로봇의 대중화에 앞장선 로보빌더의 박창배 사장, 의료 로봇 분야의 초석을 다진 이우정 교수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아울러 로봇과 문화의 융합에 목소리를 높여온 테마파크 파라다이스의 김혁 사장과 세계로봇축구연맹, 국제로봇올림피아드 등으로 로봇 인재 양성의 발판을 다진 한국과학기술원의 김종환 석좌교수도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로봇대상 유공자 못지않게 올 한해 이슈가 됐던 다양한 로봇을 개발, 제품화한 기업들 역시 로봇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로봇과 IT융합의 선두에서 발매 4개월 만에 4만 여 대의 판매 기록을 세운 키봇으로 로봇계에 이슈를 던져준 KT가 대통령상을 받았고, 역시 로봇과 IT융합이 돋보인 티겟팅 로봇을 선보인 이디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KT의 이석채 회장은 “그간 제조용 로봇과 청소로봇 등 가전로봇은 시장이 형성돼 꾸준히 판매가 이뤄졌지만 서비스로봇이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1만대 판매를 달성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KT도 키봇으로 로봇시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로보월드, 대구국제기계산업대전, 창원로봇콘텐츠전 등 다양한 산업 전시회에서 참관객들의 안내를 도왔던 퓨로를 개발한 퓨처로봇과 코일절단용 슬리터 설비 칼날 자동교환 로봇시스템과 도금강판 제조공정 침전 이물질 제거 로봇시스템 등으로 유명한 대구의 유진엠에스가 지식경제부장관상을 받았다. 특히 퓨처로봇은 로봇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이뤄낸 쾌거여서 많은 로봇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수상한 퓨처로봇의 송세경 대표는 “퓨로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지지해준 지식경제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지난 11월 초 있었던 일본 도쿄 국제로봇전시회에서 우리 서비스로봇의 우수한 제품력을 확인한 일본 관계자들의 의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비스로봇은 대한민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는 자부심을 보였다.
또한 제조용 로봇으로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유진엠에스의 은종욱 대표는 “현재 국내외에서 내화 벽돌 부착 로봇 등 새로운 로봇 개발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며 “국내 로봇산업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로봇 전문 업체들이 신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품질의 휴대폰 도장로봇으로 올해 이슈가 됐던 동부로봇은 파이낸셜뉴스회장상을, 음성인식 및 감정표현기술 기반 고령자 친구도우미 로봇 해리를 개발한 로보테크는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상을 수상했다.
함께 걸음으로 맞이할 2012 로봇산업
시상식이 끝난 후 이어진 만찬에서는 정부와 민간이 어우러져 다가올 임진년 로봇산업을 위한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건배주로 막걸리를 선택해 화려함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만찬에서 참가자들은 저마다 명함을 교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행사장 곳곳에서 기업의 인사들과 학계의 연구자들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는 자리가 됐다.
또한 만찬 간 펼쳐진 서울로봇고 학생들의 핸드벨 연주는 영롱한 음색으로 로봇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어 펼쳐진 젊은 로봇인들의 중창은 참가한 인사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해 행사의 흥을 돋웠다. 수상여부를 떠나 저마다의 분야에서 주역이 됐던 모든 로봇인들의 화합이 2012년 로봇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