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BOTWORLD 2011 속 제조업용 로봇기업 이야기
새로운 기업, 새로운 기술,
새로운 트렌드가 존재한다!
대중에게 로봇을 알리고, 나아가 로봇 시장 저변 확대의 첨병 역할을 해온 로보월드가 올해로 6살이 됐다. 6회를 거쳐 오는 동안 교육 및 가정용 서비스 로봇을 앞세워 대중과 로봇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낸 로보월드였지만, 상대적으로 제조업용 로봇 분야에 있어서는 취약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로보월드에서는 다양한 제조업용 로봇 관련 신제품이 쏟아져 관련 산업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본 지면에서는 금년 로보월드의 분위기와 로보월드에서 활약한 제조업용 로봇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제조용 로봇기업들 “반갑다, 로보월드!”
로보월드는 그간 지능형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탁월한 면모를 보여 왔다. 하지만 금번 행사에서는 포스코엠텍, 오토로보, 유진엠에스, 엡손, 스토브리 등 기존 로보월드 행사에 참가한 적이 없거나 오랜만에 찾은 제조업용 로봇 관련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포스코엠텍은 신제품 런칭쇼를 통해 자사의 자동포장설비시스템을 소개했고(자세한 내용은 이번호 p.28 참고) 대경광역경제권로봇관 구성을 통해 참가한 유진엠에스는 코인절단라인 나이트 자동교체 로봇시스템을 선보였다. 냉연코일의 절단공정에 사용되는 슬리터 설비의 절단 나이트 및 스페이서를 자동으로 조립하고 교체하는 이 로봇시스템은 로보월드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스템이다. 유진엠에스의 관계자는 “대경지역 로봇기업들의 공동 참가를 기회로 처음 로보월드에 선보였다”고 말했다.
오토로봇 역시 처음 로보월드라는 무대에 발을 디뎠다. 작년 8월 두산메카텍의 로봇사업부를 인수하고 로봇브랜드로 거듭난 오토로보는 자사의 제조업용 다관절 로봇인 OTO-SR6를 선보여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OTO-SR6는 기본적인 스펙을 모두 구현하면서도 외산대비 20%가량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오토로보 관계자는 “현재는 아크용접용으로 80% 이상 적용되고 있지만, 향후 핸들링 분야에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엡손과 스토브리 등 글로벌 기업도 2011년 로보월드에서 만날 수 있었다.
스토브리는 자사 특유의 빠른 속도와 정교함을 앞세운 로봇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현재 당사의 스카라 로봇은 이전의 벨트타입 형식에서 탈피해 직교 드라이브를 적용함으로써 견고함을 향상시켰다. 또한 엡손은 자사의 스카라 로봇과 6축 다관절 로봇을 시연했다. 부스 관계자에 따르면 엡손은 이 외에도 스파이더 로봇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로봇 신기술, 그리고 새로운 트렌드를 찾다
로보월드에 처음 출전하는 제조업용 로봇 전문 기업 외에도 괄목할 만 한 점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소개된 신제품들이었다. 특히 금번에 소개된 신제품들은 배선 및 메인터넌스의 용이함, 가격 절감 그리고 콤팩트한 사이즈 등 로봇기업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들이 주를 이뤘고, 국내에서는 아직 시장이 미미하지만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유압 구동에 관련된 신제품도 소개됐다.
크기와 위치로 인해 행사장 입구에서부터 눈에 띄었던 SP Systems의 비접촉 무선 갠트리 로봇 역시 이번 로보월드에 소개된 신제품 중 하나이다. 자동차 엔진 가공라인에서 사용되는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로봇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완전한 비접촉 무선 방식이라는 점이다. 로봇의 구동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해 케이블이 아닌 무선 통신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케이블이 주행부를 따라 노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관계자는 “케이블의 유지보수나 케이블로 인한 에러가 전혀 없고, 전원 공급 역시 비접촉 방식이며, 표준화된 다축 리니어 모듈을 사용해 주행 축 길이를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로봇상용화 기술지원산업에 선정된 신스는 지난 한국국제용접 및 절단기술전에서 선보인 바 있는 휴대용 자동파이프 절단 로봇 ARC Robot을 로보월드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특히 휴대용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외부 배선 없는 일체형 구조를 띠고 있으며 경량화를 실현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서는 모터 드라이브 등 로봇 부품 분야의 신제품 소개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상장 소식이 있었던 로보스타 역시 금번 로보월드를 통해 자사의 새로운 통신형 분산 제어기를 소개했다. 드라이버와 메인보드가 통신으로 연결된 본 제어기는 확장성이 용이하고, 기존 제품보다 CPU가 확연하게 빨라졌으며, 디지털 제어 방식으로 인해 정확한 계산 및 정교한 제어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백플레인(Back Plane) 방식을 적용해 메인터넌스의 용이성을 확보했고, 필터 역시 서랍형으로 제작해 교체가 쉽다. 제조업 등에 포커스를 맞춘 만큼 디자인 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심미적인 부분보다 견고한 느낌을 강조했다.
맥슨모터코리아는 기존제품보다 용량대비 부피가 확연히 줄어든 신제품 ESCON 36/2 DC를 유리관에 전시했다. 기존 프로그램의 인터페이스가 지원되는 서보 컨트롤러인 이 제품은 차후 BLDC/DC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또한 조브테크는 콤팩트한 기존의 서보드라이브의 저가형 버전을 출시했다. 아날로그 CPU보드 방식을 채택해 가격을 절감한 CAN 네트워크 방식의 이 새로운 버전은 70W까지의 모터에 무난히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10만 원 대의 가격을 지닌 제품이다.
그리고 로봇감속기 전문 기업 딥드라이브는 중공형 감속기를 주력으로 소개했다. 중공형으로 설계된 이 감속기의 가장 큰 장점은 배선의 자유도가 높다.한편 전동, 공압이 아닌 유압의 파워풀한 동력을 로봇에 활용할 수 있는 유압 액추에이터를 소개해 관심을 끈 기업도 있었다.KNR Systems는 현재 미국 등 해외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유압 액추에이터와 컴포넌트를 기존의 커스터마이징형 제품이 아닌 보급형으로 개발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KNR Systems의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학회 등에서 유압을 활용한 로봇이 이슈가 되고 있다”며 “이러한 세계적인 트렌드에 따라 국내에서 전동으로 로봇을 구동하던 이들이 유압을 활용하고 싶을 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콤팩트하고 저렴한 유압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특히 당사가 시연한 다관절 로봇암은 가반하중 7~10kg대의 기존 전동로봇의 사이즈로 70kg 무게의 아령을 드는 괴력을 발휘해 유압 구동과 다관절 로봇의 융합이 제조업용 로봇에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제조업용 로봇기업들 “로보월드, 제 점수는요”
금년 로보월드는 Robot Village, 데니스 홍 교수의 방한, 아이로봇社 등 신규 로봇기업의 참가와 같은 굵직한 이슈들이 가득했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제조업용 로봇관이 위축돼 보인 것도 사실이다.
비록 지역관 공동 부스 구성 등으로 로보월드에서 보기 드물었던 제조업용 로봇들이 본 전시회에 참가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 보다 강세를 이뤘으며, 전시장을 찾는 관객 역시 실질적인 바이어의 비중보다 일반 관객이 확연히 많았다. 또한 유럽, 일본 등의 글로벌 제조업용 로봇 메이커들의 참가 부재 역시 해결해야 될 숙제로 남아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현대중공업이 ‘억’ 단위의 투자를 통해 지금껏 선보인 모든 로봇을 총출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그만큼 현대중공업과 견주어줄 글로벌 기업들의 부재가 더욱 아쉬웠다.
참가한 제조업용 로봇기업들의 평 역시 판이하게 갈렸다. 혹자는 체감적으로 로보월드에 참가하는 제조업용 로봇기업의 수가 주는 것 같다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로봇기업 관계자는 제조업용 로봇관의 비중이 점차 늘어난다고 말했다. 한편 로봇기업으로서 브랜드 제고 차원에서 국내 대표 로봇전시회인 로보월드에 꾸준히 참여한다는 한 제조업용 로봇기업의 관계자는 “제조업용 로봇기업에게 있어 행사를 찾는 바이어의 수가 부족하다”며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제조업용 로봇기업을 찾는 바이어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로보월드에는 새로운 제조업용 로봇기업이 등장하고, 새로운 로봇기술이 선보여지며, 새로운 글로벌 로봇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또 다른 참가자는 “참가기업은 물론 행사를 찾는 바이어들 역시 로보월드가 제조업용 로봇기업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로보월드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회를 거듭해오며 대중과 로봇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한 로보월드는 분명 교육, 가정, 전문, 제조 등 모든 로봇기업들에게 분야를 초월한 하나의 축제이다. 비록 상대적으로 제조업용 로봇관이 저평가되기는 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이처럼 끊임없는 발전을 통해 보다 다양한 마켓플레이스로서 발전해가는 로보월드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