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국제로봇전시회(TIROS 2011) 참관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대만 로봇산업의 현장 속으로…
현재 대만은 로봇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100여개 연구기관, 기업이 합심하여 로봇 플랫폼 개발과 관련한 연구 및 상용화를 추진중에 있다. 그 중심에 대만국제로봇전시회(TIROS 2011)가 있는데, 한국로봇산업협회에서는 금년 8월말에 개최된 동 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 대만에서 불고 있는 로봇에 대한 관심과 열기를 느끼고 로봇산업 동향 파악 및 ‘로보월드 2011’ 홍보를 수행했다. 본 지면을 통해 그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껴보도록 하자.
금년 3번째 개최된 TIROS 2011
대만경제성, 대만 경제산업부 그리고 대만로봇협회가 주최, 주관한 대만국제로봇전시회(Taipei International Robot Show, TIROS 2011)가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3일까지 4일간 대만국제무역센터 남강 전시홀에서 개최됐다.
금년 전시회는 총 5개국 49개사의 310부스 규모로 개최됐고, 전시 품목은 제조업용 로봇, 서비스 로봇, 로봇부품, 액세서리, 주변기기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는 TIROS 외에도 자동화공업전, Mold & Die 공업전, Logistics & AUTO-ID Show, Energy & Environmental Protection Show 등과 연계 추진됐다.
일본국제로봇전(iREX)이 같은 시기에 여러 전시회가 여러 개의 홀로 나누어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과 달리 대만국제로봇전시회는 1개의 홀(1,100개 부스 규모)에 칸막이 없이 몇 개의 전시회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전시규모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전시회간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첫날에 집중되긴 했지만, 내수 바이어의 참관이 많아 전문 전시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통합 운영된 전시회가 자동화공업전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이 주도하긴 했지만, 대만 부총통을 비롯한 참석 VIP의 동선이 TIROS 관람에 집중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 대만정부의 관심 산업과 로봇산업에 대한 관심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전시회와 동시에 경진대회(TIROS-COMPETITION)와 컨퍼런스(Conference on the Development of Intelligent Robot 2011)가 개최됐다. 경진대회는 지능형 로봇, 보안로봇, 창작부문으로 나누어 60개 부스 규모로 3일간 개최되어 로봇에 대한 창작 열기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컨퍼런스에서는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대만관계자를 초청해 세계 각국의 지능형 로봇 발전방안에 대한 발표, 그리고 자동화시스템 및 로봇산업발전방안에 대한 패널토론 등이 진행됐다.
현재 대만 로봇기술력을 보여준 개막식 행사
개막식 행사는 Vincent C. Siew 대만부총통을 비롯해 대만경제부공업국장, 대만로봇협회장(탁영재 HIWIN(주) 이사장), 한국로봇산업협회 박용후 부회장(ED(주) 대표이사), SYROBO Catherine Simon 사무국장, 심천로봇산업협회 Ya-Lei Bi 사무국장 등 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로봇공연으로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 8대의 군무(대만 국민체조 시연)가 있었으며, VIP 전시장 순회는 지능형로봇 전시장내 6개 부스만 참관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로봇공연은 2009년 로보월드 부산 개막식 행사에서 보여준 내용과 유사해 참신성과 준비성은 부족했으나 대만의 로봇기술력을 보여주는 자리이니만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해외유관단체와의 대외협력 강화 위한 MOU 재체결
이번 전시회를 주관한 대만로봇협회는 금년 초부터 추진한 자동화협회와 통합이 진전되면서 8월 중순경 대만자동화로봇협회로 명칭이 변경됐고, 업무영역도 확대됨에 따라 해외 유관단체에 MOU 재체결을 요청했다. MOU 체결은 개막식 행사가 마무리되고 컨퍼런스 개최 전에 진행됐으며, 대만로봇협회장(탁영재 HIWIN 이사장)과 SYROBO Catherine Simon 사무국장, 심천로봇산업협회 Ya-Lei Bi 사무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민계식 회장을 대신해 협회 비상근 부회장인 ED(주) 박용후 대표이사가 대리서명을 했다.
지능형 로봇의 발전전망을 모색하는 소규모 국제 컨퍼런스 개최
지능형 로봇 발전전망 컨퍼런스도 전시회 행사 첫날 오후에 개최됐다. 동 컨퍼런스에서는 SYROBO Catherine Simon 사무국장이 유럽 로봇산업 현황에 대해 그리고 한국로봇산업협회 박용후 부회장이 한국로봇산업발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또한 심천로봇산업협회 Ya-Lei Bi 사무국장이 심천로봇협회의 로봇연구 및 상용화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고, 대만의 Lai-Sheng, Chen 박사가 대만로봇산업 현황 및 발전방안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패널토의도 진행됐다.
동 컨퍼런스는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4시간 30분 동안 개최됐는데, 패널토의에서 한국에 집중된 질문은 서비스 로봇의 주요기업과 주된 역할, 시범사업의 규모 및 내용이었으며, 특히 전년 대비 74.9%의 성장세를 보인 한국 로봇산업의 성장전망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의 로봇기술력을 선보인 한국관 부스
이번 전시회에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처음으로 한국관(6개 부스규모)을 구성해 운영했다. 한국관에서는 청소로봇 및 교육용 로봇 시연 프로그램 운영, 현지 참관객 및 바이어 상담, 협회 및 로보월드 홍보를 위한 자료 배포 등이 진행됐다. 주요 전시 품목은 청소로봇 완제품 및 교육용 로봇, 제조업용 로봇 등으로 구성됐다. 출품한 기업과 제품은 청소로봇 완제품인 경우 LG전자(로보킹), 유진로봇(아이클레보), 한울로보틱스(오토로S) 등 3개사가 참가했다. 그리고 교육용 로봇은 KMC로보틱스, 로보트론, 로보로보 등 3개사에서 12종이 전시됐으며, 현대중공업의 산업용 로봇도 한국관 부스에서 대만 참관객들을 맞이했다.
현재 대만에는 로보티즈가 교육용로봇 시장에, 유진로봇이 청소로봇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한국관 운영을 통해 확인된 방문객의 주요관심사는 전시된 교육용 로봇과 청소로봇에 대한 가격, 성능, 기업정보 등이었으며, 실제로 현장구매에 대한 문의도 다수 있었다. 이처럼 한국 로봇제품 및 기술에 대한 대만 등 해외에서의 많은 관심을 감안할 때 기업별 제품판매 시스템 구성 등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관심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 한국관에서 로보월드 홍보도 추진됐는데, 로보월드에 대한 정보 부재로 ‘로보월드 2011’ 행사의 부스참가를 현장에서 확정짓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중 서비스 로봇 기업인 UrRobot 관계자는 “로보월드에 대해서 알지 못해서 올해 참가는 힘들지만, 한국의 교육용 로봇 수요를 감안해 내년도 참가를 고려하겠다”며, “금년에는 바이어 참가를 적극 추진해 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로봇협회는 금년 로보월드 5부스 참가 확정과 함께 3개 부스를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며 원전로봇관련 연구소의 로보월드 참여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대만로봇협회는 현재 6개 부스가 참가 확정상태지만, 예년수준(10개 부스)으로 참여하도록 노력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새로운 잠룡(潛龍)의 출현을 보며…
로보월드의 벤치마킹에서 시작된 TIROS 전시회의 참관느낌은 댄스로봇 8대 공연의 개막식 행사, 로봇콘테스트 형태의 대만로봇경진대회, 한·중·일로봇워크숍 형식의 로봇컨퍼런스 등 행사 콘텐츠의 유사성으로 인해 여느 다른 국가 전시회에서 본 참신성, 독창성보다는 친근감이 더 컸다. 또한 전체 1,100부스 중 제조업용 로봇으로 대표되는 자동화공업전이 600부스를 차지하고, 서비스 로봇 전시회가 312부스로 산업용 로봇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서비스 로봇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대만정부의 로봇 정책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대만 경제부공업국의 상품연발연맹계획에 따르면 2002년 ‘도전 2008 국가발전중점계획’을 통해 지능형로봇계획을 중점산업으로 지정하고, 2005년 지능형로봇을 중대 정책발전계획에 포함시켜 안내로봇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대만은 학계, 연구계 그리고 산업계 100여 군데에서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와 같은 서비스 로봇 중 안내로봇, 청소로봇, 교육용 로봇 등을 중심으로 기술개발 결과물을 보여줬다. 물론 상용화 및 제품화 기획력이 부족해 한국과 경쟁관계를 유지할 정도는 아니지만 세계적인 부품소재기업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대만기업이 단순부품 공급자가 아닌 완성품 또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거듭나려고 하는 행보는 향후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대만이 가지고 있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적 특성이 해외 테스트베드 구축 등 다양한 시장창출 노력을 하고 있는 한국에게는 잠재적 위협으로 보이지만, 역으로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 대만을 기반으로 한 중화권 진출, 그리고 나아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등 적극적인 대처전략을 마련한다면 새로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로봇산업협회 www.korearobo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