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시대 준비하는 일본
치매·독신 고령자 위한도우미 로봇 각광
일본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인구의 23%를 넘어 초고령 사회를 맞았다. 그리고 고령자 및 치매증이 있는 사람의 생활을 인력만으로 지탱하는 것은 이미 한계에 와 있다는 견해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치매 증상이 있어 가족과 멀어진 고령자를 위해 인간 대신 대화상대가 되고, 갑자기 쓰러졌을 때 가족이나 병원에 연락하는 등 생활 도우미 역할도 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 노인의 말동무 되어주는 로봇

국립 장애인 재활센터 연구소와 NEC, 도쿄대는 이런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 로봇 개발을 추진, 이 가운데 NEC는 ‘파페로(PaPeRo)’라는 소형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높이가 38cm, 무게는 5㎏이고 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장착해 고령자를 부르거나 상대 대답의 내용을 이해하고 분간하기도 하며 얼굴인식도 가능하다.
올해부터 사이타마현의 유료 양로원에 입주하는 치매 독거노인 5명이 로봇과 함께 생활하는 실험에 참여했다.
가벼운 치매증상이 있는 여성(97)은 파페로로부터 “슬슬 하루를 시작하러 나가야죠. 화장실에 가면 어때요?”라고 말을 듣고, “알았어, 가보자구”라고 대답하고 나갈 채비를 했다. 또한 파페로를 아이라고 착각해 “아유 귀엽네. 내년에는 초등학교에 가는 거야?”라고 말했는데, 이는 다른 입주자에서도 똑같은 효과가 확인됐다.
국립 장애인 재활연구소의 담당 부장은 “치매 노인이 로봇과 의사소통할 때 90% 이상의 대화에서 웃거나 표정이 풍부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치매 환자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전에 한 이야기를 잊어 대화를 계속하기 어렵다. 로봇은 같은 이야기에 끈기 있게 대답해주고, 다음 화제를 연결해주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대화할 수가 있다.
실험에 참가한 양로원을 관리하는 생활과학운영 간호 복지사는 “혼자 사는 노인은 말벗이 없는데 운영 스텝만으로는 손길이 부족해 로봇이 가벼운 대화상대로 적당한 것 같다”라고 말하며 앞으로 고령자의 이용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 약 3만 명의 고령자를 조사한 일본 복지대학 콘도 교수도 “혼자 사는 고령자에게는 대화가 중요한데 세상으로부터 고립될수록 치매와 간호 대상이 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하며, “로봇과의 대화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애완 로봇, 통신기능 통해 노인을 지켜준다
애완동물처럼 귀여운 로봇도 등장했다. 후지쓰 연구소(가와사키시)는 곰인형을 닮은 로봇을 개발했는데, 손으로 만지면 귀나 눈꺼풀이 움직이는 것 외에 끄덕이거나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또한 “꼭 안아줘요”, “고마워요, 할머니” 등 어린이의 목소리로 말도 한다.
치매에 걸린 여성(89)이 집에서 애완 로봇을 실험했는데, 감정이 풍부해지고 기뻐하거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후지쯔 연구소의 주임 연구원은 “통신기능을 통해 원격지에서 노인을 지켜주는 용도에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하며, “혼자 사는 고령자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로봇이 가족이나 병원에 연락하는 용도로 사용되도록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연사회의 동반자 로봇, 수요 늘 전망
생활지원 로봇은 가정이나 공공시설 등에서 사람 대신 작업을 해 생활을 돕는 로봇이다. 특히 간호가 필요한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높은데, 공장 등에서 이동이나 물자의 운반, 조립을 위해 사용하는 산업용 로봇과 비교해 사람 가까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아야 하고 임기응변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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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의 기술과 이용자의 이해, 환경 설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용화가 어려우나 사람과 대화하고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 로봇을 통해 고령자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효과를 기대한 로봇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일본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인구의 23%를 넘어 초고령 사회를 맞았다.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노인가구의 20%가 독신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치매환자가 2015년까지 250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그리고 고령자 및 치매증이 있는 사람의 생활을 인력만으로 지탱하는 것은 이미 한계에 와 있다는 견해가 생기고 있다.
따라서 일본은 도우미 로봇의 경제산업성의 예측으로 2025년은 2조6000억 엔, 2035년에는 5조 엔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자료 : KOTRA / 일본 경제신문 / 코트라 오사카 K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