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작업 도맡을 군용로봇 개발 활발
물자 수송 등 번거롭고 위험한 이른바 ‘3D’ 임무를 사람 대신 수행하는 군용 로봇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매복 공격 등에 의한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일고 있다. 독일 함멜부르크에서 최근 개최된 유럽 육상로봇 시범대회(European Land Robot Trial)에 출품된 로봇 차량 ‘뮤카-3(MuCar-3)’는 이러한 기대에 부합하는 가장 적절한 사례이다.뮤카-3는 외형은 일반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과 동일하지만, 여러 개의 센서와 스캐너, 카메라 시스템과 강력한 컴퓨터를 장착하고 있어 물자 수송 등 군사 이동시 사람의 조작 없이 자체적으로 대열 선두 차량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다.
군사 이동시 로봇을 도입해 운전자 등 소요인력을 줄이면 병력 손실을 최소할 수 있는데, 뮤카-3와 같은 로봇 차량의 개발은 이러한 방향에서 큰 진전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 대 이상의 원격 조종 군용 로봇들이 순찰, 수색, 폭발물 해체 등의 임무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군이 군용 로봇에 대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스타워즈의 `R2D2`나 터미네이터처럼 영화에서 나올 법한 것들이 아니라 물자 운반 등 번거로운 일에서 병사들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실용적인 업무수행이라고 독일 육군 감찰관인 베르너 프리어스 중장은 밝혔다.
하지만 원격 조종 등 사람의 조작 없이 완전 자동화된 군사 로봇이 본격 실용화되려면 아직 문제가 많아 획기적인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완전 자동화와는 아직 거리가 있어 뮤카-3의 경우 여전히 사람이 운전하는 선두 차량이 필요하며 비상시를 대비해 운전석에 사람이 탑승해야 한다. 또 신뢰성 문제도 커 독일 지겐대(大)가 대회에 출품한 로봇 차량은 원래 사람을 따라가게 만들어졌으나 시범 운행에서는 삑삑 소리를 내고 멈추기를 되풀이해 제작진을 애타게 했다. 독일 국방부 병기국 관계자는 “로봇은 신뢰성이 갖춰졌을 때만 인력을 대체하는 자원으로서 쓸모가 있다”라며 양산 단계까지 가기 위한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