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국제로봇융합컨퍼런스
로봇은 콘텐츠를 원하고, 콘텐츠는 로봇을 원한다
지난 2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는 2010 국제로봇융합컨퍼런스가 열렸다. 로봇산업 관계자들 외에도 다수의 일반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간 딱딱한 주제의 로봇 관련 행사와 달리 재미있는 공연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 및 토론으로 채워졌던 이날의 행사를 본지가 찾았다.
취재 박서경 기자(press2@engnews.co.kr)
최근 서비스 로봇산업의 가장 큰 화두, 콘텐츠
최근 지능형 로봇 시장의 가장 큰 화두라면 ‘인천로봇랜드’와 ‘마산로봇랜드’ 사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로봇테마파크 사업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간담회와 공청회 등에서 꾸준히 지적되어온 내용이자,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안건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로봇기술도, 사업비용도 아닌 바로 로봇 콘텐츠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로봇 콘텐츠에 대한 갈증이 지난 2월 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된 ‘2010 국제 로봇 융합 컨퍼런스’로 이어졌다.
‘콘텐츠와 로봇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로봇기술이 아닌 로봇문화와 로봇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담론이 제시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로봇을 말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긴 진행된 이날의 행사에는 총 8개의 강연과 토론이 이뤄졌다. 강연은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 제트’의 원작자 나가이 고 감독이 마징가의 아이디어 모티브와 함께 마징가 시리즈의 시대별 흐름을 소개하고, 이러한 콘텐츠 속의 로봇과 현실 로봇과의 밀접한 관계성을 설명하였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디지털콘텐츠 산업과의 강석원 과장과 지식경제부 원영준 로봇팀장이 ‘정부의 로봇콘텐츠 육성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이어나갔다. 로봇 산업의 특징과 중요성, 나아가 국내와 해외의 로봇 산업 현황을 소개한 후 이를 토대로 앞으로의 로봇산업의 비전과 정책을 밝힌 원영준 팀장(2월 행사 당시 시점)은 올 한해 ▲로봇산업진흥원을 토대로 한 로봇산업 생태계 조성기반을 마련하고 ▲ROPA와 로봇원천기술 로드맵 등을 통한 R&D 성과제고 ▲로봇융합포럼, 시범사업 등을 통한 산업간 융합을 위해 정부가 앞장설 것을 밝혔다. 이어 강석원 과장은 로봇과 콘텐츠 산업과의 관련성과 사례 등을 언급하며 향후 콘텐츠 산업과 로봇산업이 동반 성장 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 했다.
오전 행사의 마지막 강연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천로봇랜드의 전의진대표가 맡아 인천로봇랜드의 콘텐츠 전략과 현재 계획하고 있는 어트랙션들에 대해 하나씩 소개하였다. 오전 행사가 로봇산업에 대한 맥락을 짚는 강연이 주가 되었다면, 오후 행사는 로봇과 문화에 관한 내용이 중심이 되었다.
과학문화연구소 이인식 소장은 자신이 펴낸 책과 동일한 제목의 ‘나는 멋진 로보친구가 좋다’라는 제목으로 로봇의 역사와 유형별 사례를 소개했다.
다음으로 로봇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에 대한 논제가 마임 공연으로 제시되었고, 이에 대한 패널들의 토의가 진행되었다. 이어 63왁스뮤지엄 김혁 대표가 로봇 콘텐츠 속의
로봇의 개념과 가치, 역할을 재미있게 풀어 설명했다.
잠깐의 휴식 후 유영분장의 윤예령 대표가 애니메트로닉스에 대한 설명과 사례들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으며, KIST 로봇시스템본부장 오상록 박사가 ‘R-러닝과 로봇콘텐츠’라는 주제로 강연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또한 현재 다양한 예술분야에 로봇이라는 소재를 접목시키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준섭 교수가 강연자로 나서 로봇과 예술의 융합사레를 들었다. 그는 생각이 즉시 기술로써 실제화 된다는 점을 들어 로봇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가능성과 그 가치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새로운 로봇 콘텐츠 발굴 가능성을 확인시켜준 자리
이날의 행사는 로봇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놓고 각기 다른 산업 분야에서 어떻게 접근하여 바라볼 수 있는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었으며, 로봇과 융합할 수 있는 문화적 코드와 사례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들어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접근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 속에서 로봇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도 하고, 혹은 콘텐츠의 가치를 좀 더 높이데 기여하는 도구로써 로봇이 쓰일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로봇 콘텐츠 개발의 또다른 방향을 제시한 자리였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