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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능 「로봇핸드」에서 노약자 이송의 「양중로봇」까지 다기능 「로봇핸드」에서 노약자 이송의 「양중로봇」까지 최혜진 기자입력 2009-04-20 00:00:00

“기업이 필요로 하는 로봇기술, 여기 다 있습니다”

 

국내 R&D를 담당하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기관인 KIST는 로봇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내로라하는 대표 연구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런 KIST의 연구결과들이


어떤 것이 있고,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에 대해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잘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KIST 인지로봇연구단의 떠오르는 신생연구팀인 이용권 박사팀을 만나 이들의 역할과 기업의 로봇기술 이전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취재  정요희 기자(press1@engnews.co.kr)

 

KIST 인지로봇연구단 이용권 선임연구원

 

 


먼저 KIST 인지로봇연구단 및 연구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국가과학기술을 선도하는 창조적 원천기술을 연구·개발하고, 그 성과를 보급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가 속한 인지로봇연구단은 지능시스템연구본부 산하로 특히 로봇관련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지로봇연구단에도 현재 6~7개의 팀이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 팀은 이제 3년여가 된 신생 팀에 속한다.

 

현재 10명의 연구원들이 기구설계, 회로설계, 소프트웨어 파트로 나뉘어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로보월드 2008’에서 사람 손에 가까운 로봇핸드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어떤 기술이었나.


‘고효율 작업 및 실용화를 위한 다기능 로봇핸드’라는 주제로 개발된 과제의 결과물이었다. 이 로봇핸드는 가정 내에서 상차리기, 설거지 등의 가사지원과 각종 서비스로봇 및 제조용 로봇의 핸드로 적용되어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제품이다.

 

이미 국내의 산업용 로봇전문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약속한 상태다.

 

 

 

휴보, 마루의 핸드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차이는 크다. 휴보의 핸드가 처음 개발될 때 손을 접고 펴는 아시모의 핸드를 모방해 만들었다.

 

당시 아시모는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이 붙은 상태로 접고 펴는 동작만 할 수 있을 뿐이었고, 휴보는 그것의 손가락을 떼어내 개별로 접을 수 있도록 했다.

 

더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부자연스러움은 있다.


이에 비해 다기능 로봇핸드의 경우 4지 16관절을 통한 10자유도로 자연스러운 손가락 동작이 가능하다. V라든지 가위바위보 등 사람의 손과 더 유사해졌다.

 

 

 

확실히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는 로봇핸드지만, 전선과 금형들로 차가운 느낌이 강하다. 인공피부를 씌울 계획은 없나.


이미 진행 중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인공피부 개발팀이 있어 그들이 개발한 인공피부 부착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에 그 결과물을 발표할 것이다.

 

아마도 올 10월에 개최될 로보월드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KIST인지로봇 연구단 이용권 박사 팀

 

 

 

현재 연구팀에서 진행중인 과제는 로봇핸드 중심인가.


로봇핸드는 아주 일부분에 속한다. 다른 과제도 많다.

 

인지로봇연구단은 각 팀마다 보통 3~4개 이상의 과제가 있다.


우리 팀에서는 현재 두 가지 타입의 로봇핸드와 노약자를 침대에서 휠체어까지 옮겨주는 양중로봇, 그리고 소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양중로봇이란 무엇인지.


노약자 이송을 위한 양중로봇은 병원 내에서 꼭 필요한 아이템 중 하나다.

 

간병인의 대부분이 40~50대의 여성이기에 환자를 침대에서 들어 휠체어에 옮기는 것은 중노동에 속한다.

 

이는 간병인에게도 환자에게도 힘든 과정이다. 그러나 양중로봇을 이용하면 쉽고 빠르게 환자를 휠체어로 옮길 수 있다.


같은 의미로 미국과 일본에서 나온 제품들이 있지만 그들은 침대 자체를 들어 옮긴다든지 병실 내부를 자동화하는 등 기존 병실환경 그대로에 콤팩트한 양중로봇 만을 이용하는 우리와는 콘셉트 자체가 다르다.

 

 

 


다양한 주제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주제는 어떻게 정하게 되나.


기업에서 의뢰하기도 하고, 국가과제로 진행되기도 한다. 기업에서 직접 의뢰하면 다이렉트로 진행할 수 있어 좋을 수도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그들 나름의 연구소를 자체 운영하고 있고, 중소기업들은 여력이 없다. 또한 연구소에 독특한, 우수한 기술을 갖고 있으면 대기업에서도 직접 기술을 사러 오기도 한다.

 

 

 

기술개발에 있어 기업의뢰와 국가과제 중 어떤 경우가 더 많은가.


아무래도 국가과제가 더 많이 진행되는 듯하다.

 

기업에서의 의뢰는 비밀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래서 연구소에서 앞선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기업들이 찾아와 기술이전을 받는다.

 

어쩌면 그렇게 조심스럽게 진행하기에 후자가 더 많이 진행되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과제를 받거나 기술이전을 위해서 홍보가 매우 중요할 듯하다.


각 팀마다 개발한 기술이 기업으로 이전되면 그 분야에 있어 인정받아 계속되는 연구개발 과제와 연결되기에 기술개발에 대한 내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전시회나 워크샵 참가가 많은 편이다.

 

몇 년 전 부산 BEXCO에서 열렸던 APEC과 매년 열리는 로보월드 등 크고 작은 로봇전시에 연 4~5회 참가하고 있고, 워크샵에도 참가해 개발중인 기술을 발표하여 알리는 기회를 갖고 있다.

 

 

 

기술이전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뤄지나.


기술이전 과정은 업체와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

 

전시회 및 학회 등에서 발표된 기술을 접한 기업관계자들이 가능성을 보고 연락을 해오기도 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있다고 들으면 연락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상의하는데, 특허의 가치를 평가하는 부분이 까다롭다.

 

이때 KIST의 기술이전 팀의 도움을 받아 서로에게 적절한 범위에서 기술이전을 확정한다.


기술이전에 대한 부분은 연구자들의 자부심이고 명예이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연구소에서 개발된 기술은 양산화에 접목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근무했었다.

 

양산화와 저가를 왜 모르겠는가.

 

높은 기술을 낮은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우리의 할 일이다.


제품만 직접 만들지 않을 뿐이지 설계도면과 제어기 회로,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해 판매하는 경영적인 측면도 갖고 있다. 우리의 기술개발 목표에도 양산화는 기본사항이다.

 

 

 

연구팀이 생각하는 로봇핸드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향후 4~5년 과제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실용화할 수 있는 로봇핸드는 그립 기능만 너무 강조되어 있다.

 

그래서 조작기능이 추가된 핸들링 역할을 하는 로봇핸드를 개발하고자 한다.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어떤 모양이든 다 잡을 수 있는 사람과 같은 핸드를 만들 것이다.

 

 

 

팀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기술은 무엇이며, 향후 목표는.


우선 앞서 언급한 양중로봇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다.

 

이 로봇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병원이나 간병인들이 변화에 두려움을 갖고 있어 쉽게 확산되지 못하는 형편이다.

 

누군가 보급에 힘써야 할 텐데, 지금 당장 지장이 없다고 적용을 꺼려한다면 그만큼 우리 의료 및 로봇환경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양중로봇을 개발하고 임상테스트를 계속해야 하는데, 현장에서의 테스트를 할 수 없었다.

 

이 같은 인식이 변화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자연스럽게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에너지에 관심이 많다.

 

적은 에너지로 많은 힘을 낼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휴머노이드 개발에도 2W 모터 사용으로 전체 3A밖에 받지 않도록 설계하는데 성공했고, 앞으로 인체모방 구조를 통해 에너지를 적게 쓰고 큰 힘을 내는 구조를 목표로 개발에 힘쓸 것이다.  

 

 

 

 

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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