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로봇을 설계할 때 종종 가장 좋은 영감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다. 사례로 소름끼치지만 놀라운 운동능력을 가진 거미 귀뚜라미(spider cricket)를 들 수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Johns Hopkins University)의 한 교수와 공대생들은 보통 눅눅한 지하실의 어두운 구석에서 숨어있는 성가신 거미 귀뚜라미가 가진 도약 기술, 공중에서의 위험한 행동, 안전한 착륙 패턴 등에 대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하여 8개월 이상을 보내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발견을 2015년 11월 23일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미국 물리학 협회(American Physical Society)의 유체 동역학 부문 제68회 연례학술회의에서 포스터 발표 시간에 공개할 예정이다.
존스 홉킨스대 연구자들은 어떤 중요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계 장치를 설계하는데 있어 자연계의 생물이 최선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생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이해는 애벌레처럼 기어 다니는 행성 탐사 로봇이나 벌새처럼 허공을 맴도는 날개 달린 무인 항공기로 이끌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거미 귀뚜라미로부터 어떠한 설계 조언을 얻었을까? 우선, 연구자들은 날개 없는 거미 귀뚜라미가 자기 몸통의 약60배에 달하는 거리를 어떻게 도약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흥미를 돋우는 단서를 수집하기 위하여 고속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러한 거미 귀뚜라미의 도약은 어떠한 인간 육상 선수가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다. 사람이 거미 귀뚜라미의 도약 능력을 재현하려면 대략 축구장의 길이에 상당하는 300피트(91.4미터) 정도를 뛰어야 한다.
그리고 거미 귀뚜라미는 대부분 자신의 발로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렇게 작은 벌레가 어떻게 이러한 능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거미 귀뚜라미는 날개가 없기 때문에 도약하여 공중에 있을 때 자세를 안정화하기 위하여 자신의 다리를 주로 사용한다. 우리는 거미 귀뚜라미가 도약하는 동안에 자세를 안정화하기 위하여 몸통과 다리를 움직이는 방법을 관찰하고 있다”고 존스 홉킨스 대 기계공학 전공의 학부 2학년생이자, 거미 귀뚜라미와 관련하여 많은 시험을 수행하고 있는 에밀리 팔머(Emily Palmer)가 말했다.
왜 이러한 지식이 유용할까? “궁극적으로 관련된 응용분야는 실제로 작은 로봇이 될 것이다. 울퉁불퉁하고 바위투성이인 땅을 탐사하기 위하여 높이 뛸 수 있는 작은 로봇들을 배치하는 것은 비행 로봇을 이용하거나 사람이 직접 걸어서 탐사하는 것과 비교하여 더 효율적이며, 아마도 더 저렴한 이동 형태가 될 것”이라고 에밀리 팔머가 설명하였다.
연구자들은 도약할 때 거미 귀뚜라미의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명확하고 확대된 장면으로 얻기 위하여 초당 400프레임을 가지는 3대의 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연구자들은 촬영된 동영상의 속도를 늦추어서 거미 귀뚜라미의 막대기 같은 다리 각각이 놀라운 도약과 착륙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정확하게 관찰하였다.
이러한 연구를 지도하고 있는 존스 홉킨스대 기계공학과 교수인 라자트 미탈(Rajat Mittal)은 느린 화면으로 관찰하였을 때 거미 귀뚜라미의 다리 동작이 고전 무용과 신기할 정도로 유사하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러한 동영상은 실제로 놀랄 만하다. 왜냐하면 거미 귀뚜라미의 동작을 느린 화면으로 보았을 때에만 이러한 동작이 가진 아름다움과 복잡함을 실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작은 발레를 하는 여자 무용수의 것과 유사하다. 매우 아름답고, 세심히 조정된, 복잡한 움직임”이라고 라자트 미탈 교수가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예술적인 동작 뒤에 숨어있는 공기역학의 교훈을 일부 발견하였다. 느린 화면에서 거미 귀뚜라미는 도약 시 공중에 있을 때 자세를 안정화하고 안전한 착륙을 준비하기 위하여 신중하게 자신의 다리를 이용하고, 심지어 더듬이까지도 활용하였다. 거미 귀뚜라미는 덮치려고 기다리고 있는 임의의 포식자를 피하고 다시 도약할 준비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다리로 착륙하려고 시도한다.
일부 동영상 화면은 놀랍다. 연구자들은 거미 귀뚜라미가 도약하는 처음 부분에서 위로 솟구칠 때 이동 거리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통을 발사체처럼 유선형으로 만든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거미 귀뚜라미는 진실로 공기 역학의 명수”라고 라자트 미탈 교수가 말했다.
카메라로 포착된 이러한 놀라운 도약 동작은 컴퓨터로 전달되어서, 거미 귀뚜라미의 몸통 각 요소들이 도약 및 착륙 중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모사하는 상세한 3차원 모델을 만드는 데에 이용되었다. 이러한 거미 귀뚜라미를 모델로 하는 도약할 수 있는 작은 로봇들은 언젠가 강력한 지진 직후 희생자들을 찾거나, 인간 수색자들을 위험에 내몰지 않은 채 임무를 수행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라자트 미탈 교수는 예측하였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