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의 지능형로봇 연구동향
2008년 1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정보과학회지에 정보화시대의 지능형로봇 연구동향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로봇환경에서 정보화기술의 연구동향을 살펴보고, 스마트 환경기반에서 서비스 로봇의 연구 실례를 통해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1. 서론
지식산업의 출현 및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21세기에는 청소, 경비, 의료, 복지, 가사지원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실생활로 도입되고 인간과 생활공간을 공유하면서 인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종류의 고가격 센서, 복잡한 인식 알고리즘 그리고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탑재시켜 로봇을 지능화시키려는 연구가 오랜 기간 동안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아직도 인간을 만족시킬 만한 기술수준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언제 기술적 완성이 이루어질지 예측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한편 기존의 연구방식과는 달리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RFID 태그 인식기술, 센서 네트워크 기술 및 인터넷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로봇의 지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연구로 “스마트 로봇 환경”, “유비쿼터스 로봇기술” 또는 “인텔리전트 공간 기술” 등의 다양한 명명하에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본 내용에서는 그러한 새로운 연구에 대한 개념, 국내외 사례, 그리고 적용실례를 통하여 정보화시대에서 지능형로봇의 기술개발 동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2. 로봇환경 정보화기술 연구 동향
2.1 도입 배경
지능형로봇이 인간의 생활환경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공간을 인식하기 위해 카메라, 초음파, LRF(거리측정센서) 등의 센서를 사용하고 있으나, 센서 기능, 인식기술이 떨어져 로봇고유의 서비스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산업용 로봇은 물체를 신뢰성 있게 핸들링 할 수 있는데 이는 결정된 위치에 정해진 순서와 시간에 따라 로봇팔이 움직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로봇의 작업공간을 미리 잘 정비하여 두었기 때문이다. 지능형로봇에도 그러한 개념을 도입하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로봇공간 구조화기술” 혹은 “로봇공간 정보화기술”로, 국내에서는 “스마트 로봇환경기술” 혹은 “유비쿼터스 로봇기술”이라고 불려지고 있으나 거의 동일한 뜻을 갖고 있다. 본 내용에서는 그런 기술을 대표하여 “스마트 로봇환경기술”이라고 기술한다.
2.2 개념
“스마트 로봇환경기술”이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각종 서비스를 로봇이 보다 지능적이고 신뢰성 있게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의 작업환경 내에 정보제공을 위한 지식, 다양한 종류의 센서와 제어를 위한 각종 액추에이터를 분산하여 설치하고 이를 네트워크로 연결하여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구축된 환경을 의미한다.
서비스 로봇의 필수적인 요구기능으로 자기위치 추정(Self-Localization), 지도제작(Map Building), 자율주행(Navigation), 물체 인식(Object Recognition) 및 물체 핸들링(Object Handling) 등이 있는데, 기존 로봇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고속의 연산과 방대한 메모리 등 고도의 기능을 갖는 컴퓨팅 시스템이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센서기술, 무선통신 기술 등의 발달로 기존의 로봇에 모두 탑재되어 있던 환경인식을 위한 센싱 장치를 로봇의 주변 환경에 직접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로봇의 환경인식에 대한 부하를 환경에 분산시킴으로써 로봇의 H/W구성과 S/W기능을 간소화시킬 수 있게 된다.
스마트 로봇환경은 환경을 인식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센서, RFID Reader, 액추에이터, 그리고 통신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와 이들을 연결하는 센서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마트 디바이스들은 네트워크로 연결해 관리 및 통제되어 전체 시스템 형태로 운용된다.
스마트 로봇환경의 구성에 요구되는 핵심기술은 환경과 실제 접하는 스마트 디바이스에서의 ‘센서 및 액추에이터 기술’과 환경에 분산되어 설치된 각 디바이스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통신기술’, 그리고 서버에서의 다양한 디바이스들을 관리하고 수집된 환경정보를 바탕으로 지능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운용기술’로 구분할 수 있다.
스마트 로봇환경에서는 로봇이 스마트 디바이스들과 통신을 이용하여 상호작용함으로써 환경에 분산되어 있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센서에서 제공되는 환경정보를 활용할 수 있으며, 이들에 장착된 액추에이터를 통하여 환경자원을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로봇이 어떤 목적에 의해 전등을 켜야 할 상황이라면, 기존의 로봇은 스위치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전등의 스위치를 카메라로 인식하고 그 위치를 공간상에서 계산하여 로봇에 장착된 팔로 스위치와 접촉하여 작동시키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스마트 로봇환경에서는 전등의 스위치가 스마트 디바이스가 되어 통신으로써 전등을 작동시켜달라는 요청만 하면 된다. 이와 같이 전등을 작동시키는 작업만 본다면 스마트 로봇환경에서 로봇은 스위치를 인식할 카메라와 이를 컴퓨터 비전으로 인식하기 위한 특징점 데이터와 인식 알고리즘, 그리고 조작을 위한 팔이 필요 없게 되며 단지 스위치 디바이스의 네트워크 주소만 알고 있으면 가능하다.
또한 로봇이 특정 물건을 찾고 그것을 조작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존의 로봇은 탑재된 카메라와 고성능의 물체인식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를 통하여 로봇이 이동하면서 계속적으로 특정 물건을 찾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그러나 스마트 로봇환경 하에서 로봇은 환경에 구축된 스마트 장치들에게 특정 물건이 검출되는지 요청하여 물건의 위치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또한 로봇 자체에 부착된 RFID Reader를 통해 이동 경로의 전방에 특정 물건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으며 미리 수신 받은 물건의 시각인식 정보와 획득한 카메라 영상정보를 매칭시킴으로써 신뢰성 있고 빠르게 물건을 찾아 조작할 수 있다.
2.3 국내외 연구동향
1) 와세다 대학 WABOT-HOUSE
와세다 대학은 2001년에 자연적 환경에 로봇과 사람이 공존해서 살아가는 공간을 제공하여 로봇 연구를 도모할 목적으로 WABOT-HOUSE를 건립하였다. WABOT-HOUSE는 4개의 Building으로 건립되었는데 B1 빌딩은 실증적 실험을 위한 연구공간으로, 1층은 ‘Robot-House’, 2층은 Medical Treatment Robot과 Welfare Robot을 위한 실험실, 3층은 ‘Mechanics and Electronics Area’로 구성되어 있다. B1 1층 Robot-House는 가정에서 인간과 로봇의 공존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위해 주방, 식당, 화장실을 설치하였고, 핵심기술로써 로봇이 스스로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지능 구현이 어렵기 때문에 로봇을 위해 구조화된 환경 개념을 도입한 “인간과 로봇들을 위한 구조화된 환경구축기술” 그리고 빌딩 내외부에서 끊김없이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외부에는 GPS, 내부에는 Pseudolite와 RFID 태그를 사용하는 “위치인식기술” 등이 연구되고 있다.
2)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프로젝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지능시스템 연구부문에서는 인간 생활환경에 무선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로봇 개개의 요소를 분산시킨 환경 매입형 로봇의 제어 기법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모의 환경에는 마루 밑에 부착한 많은 패시브 RFID 태그로부터 위치를 추정하면서 이동하는 이동로봇시스템, 책에 부착된 패시브 RFID 태그에 의해 어느 책이 책장에 들어가 있는지를 검출하는 책장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와 같이 패시브 RFID 태그나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하여 위치인식 및 물체인식 기능을 구조화함으로써 로봇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또한 AIST에서는 인공지능과 영상처리 기술만으로는 인간생활 환경에 놓여진 다양한 종류의 물체를 완전히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분산형 지식 로봇제어 전략을 제안했는데, 이는 모든 물체에 제조사의 네트워크 어드레스가 담겨있는 RFID 태그가 부착되어 있고 로봇이 관심 물건을 다루는데 필요한 지식정보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로봇이 보다 쉽게 물체를 인식할 수 있으며 로봇 프로그램 부하를 줄일 수 있는 연구가 수행되었다.
3) 국내의 경우
전자통신연구원에서는 네트워크 인프라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2005년부터 “USN(Ubiquitous Sensor Network) 기반 Ubiquitous Robotic Space” 과제를 통하여 RFID, UWB, ZigBee 등의 네트워크 환경을 적극 이용하는 지능형 서비스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한 연구를 통해 로봇주행기술 및 물체조작 기능의 컴포넌트화 기술, 관련 인터페이스 및 표준화 기술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지식 및 센싱 기능을 환경에 분산시킴으로써 저가의 지능형로봇 개발을 목적으로 “스마트환경기술개발” 연구가 수행되었다.
3. 스마트 환경기반 서비스 로봇 연구 실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수행된 “스마트 로봇환경기술 개발” 연구에서는 센서 네트워크 및 RFID 등의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자기위치 인식 및 자율주행기술, 로봇의 물체인식 및 자세추정 기술과 같은 서비스 로봇의 핵심기술에 적용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자율주행과 물체인식 기능은 서비스 로봇에게 매우 중요한 기능임에도 불구하고 로봇이 인간의 생활공간과 같이 복잡하고 구조화되지 않은 작업공간에서 이를 실현한다는 것은 아직도 큰 도전으로 남아있다. 여기에서는 스마트환경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상기 기능이 신뢰성있게 구현될 수 있음을 실제 연구결과의 예를 들어 소개한다.
3.1 스마트 환경을 이용한 로봇의 자율주행
지능형 로봇의 자율주행 기술은 크게 로봇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는 ‘위치결정 기술’, 현재 작업 중인 환경을 파악해 내는 ‘지도형성 기술’, 작업수행을 위한 이동경로를 생성한 후 안전하게 이동을 수행할 수 있는 ‘경로작성’ 기술로 구분된다.
1) 위치결정
스마트 환경에서는 로봇의 위치결정을 위하여 IR 광원을 감지하여 위치를 파악하는 위치인식센서를 환경 곳곳에 설치하여 로봇이 자기위치를 알고자 할 때 센서 네트워크를 통하여 절대위치정보를 수신하게 된다. 또한 환경에서 제공하는 지도정보에는 설치된 위치인식 센서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현재 로봇의 위치에 적합한 위치센서를 검색하고 그 센서에 접속하여 위치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넓은 지역에서도 신뢰성 있는 자기위치 인식이 가능하다.
2) 지도형성
스마트 환경에서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서버로부터 로봇이 작업하는 공간의 의미적 정보를 담은 지도를 다운로드 받음으로써 환경을 바로 인식하게 된다. 지도정보는 환경서버에 저장되어 있어 로봇이 지도정보를 다운로드 받거나 업데이트 할 수 있으며, 새로운 환경에 처음 투입되는 로봇도 탐사과정 없이 서버로부터 제공받은 지도정보에 의해 환경인지가 가능하다. 또한 XML형태로 지도를 표현함으로써 지도정보의 표준화가 가능하며, 태그의 정의에 의해 의미적인 정보가 지도에 포함되어 있다.
3) 경로작성
스마트 환경기반 로봇의 경로작성은 Topology 정보를 기반으로 구성된 의미적 지도를 이용하여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간단하게 경로계획을 수행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법에서 경로계획은 크게 대략적인 경유점들을 결정하는 전체경로계획(Global Path Planning)과 동적인 환경에 실시간으로 적응하며 이동경로를 판단하는 지역경로계획(Local Path Planning)으로 구분되는데, 전체경로계획은 Topology 정보기반으로 실현하고 지역경로계획은동적인 환경에 강인한 반응형 알고리즘에 의해 수행된다. 의미적 지도정보를 이용한 경로계획에서는 이동해야 할 점(위치)을 나타내는 Topology 정보뿐만 아니라 그 점의 의미적인 정보(지나야 할 지점이 문, 자동문 또는 열린 공간)를 나타낼 수 있어 로봇이 그 지점을 지나면서 그에 해당하는 적절한 조치(문을 열거나, 자동문이 열리길 기다리거나, 문 열어주기를 요청하거나)를 수행하면서 지율주행을 할 수 있으므로 지능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3.2 스마트 환경을 이용한 로봇의 물체인식
물체인식에 관한 연구는 실제 환경이 아닌 제한된 환경에서의 결과로써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신뢰성 있게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특히 실제 환경에서 로봇의 작업은 물체의 거리와 방향에 따른 크기 변화 및 투영 영상의 변화와 조명 조건의 변화 등에 강인한 특성이 인식 시스템에서 요구된다.
스마트 환경에서의 물체인식은 ‘물체에 RFID 태그가 부착되어 있다’라는 가정 하에 RFID 태그 인식기술과 센서 네트워크 기술 그리고 방대한 인터넷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로봇이 물체인식과 자세추정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전체 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 구성되는데, 객체정보 시스템(OIS: Object Information System), 정보생성 시스템(ICS: Information Creation System) 및 객체인식 시스템(ORS: Object Recognition System)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객체정보 시스템
객체정보 시스템(OIS: Object Information System)은 인터넷 공간상에서 존재하며 물체의 인식정보를 가진 데이터베이스와 로봇이 원하는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부터 추출하여 다시 로봇에게 정보를 제공해주는 응용 서버(Application Server)와 RFID 코드로부터 해당 정보가 존재하는 서버의 주소를 알려주는 ONS(Object Naming Server)로 크게 구성된다. 로봇이 물체를 인식하기 위한 정보를 객체정보 시스템으로부터 얻기 위해서 로봇이 먼저 검출된 RFID 코드를 ONS에 전송하면 ONS는 해당 물체(제품)의 정보가 저장되어 있는 서버의 주소를 알려준다. 그러면 로봇은 다시 물체 정보가 있는 서버로 객체정보를 요청하게 되고 이때 서버는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서 로봇이 요청한 물체 정보를 찾은 후 다시 로봇에게 전송해줌으로써 로봇은 물체를 인식하게 된다.
2) 정보생성 시스템
객체정보 시스템에서는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인터넷을 통하여 로봇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며 이는 주로 물건 제조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보생성 시스템(ICS: Information Creation System)은 객체정보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객체정보를 입력하는 전체 시스템을 의미한다. 객체정보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는 크게 Static Data, Historical Data 그리고 Instance Data로 구분되어 물체의 정보가 저장된다. 특히 Instance Data는 로봇의 인식을 위한 정보가 저장되는 공간이다.
개발된 객체정보 생성 소프트웨어에 의해 시각 특징점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고 이는 물체인식정보를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인 Object Descriptor DB로 저장된다.
3) 객체인식 시스템
객체인식 시스템(ORS: Object Recognition System)에서는 객체정보 시스템으로부터 다운로드 받은 인식정보를 이용하여 로봇의 시각시스템에서 취득한 영상에서 물체를 인식하고 스테레오 이미지를 통하여 물체의 공간상 자세(위치와 방향)를 추정하는 기능까지를 의미한다. 객체인식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물체의 자세 정보는 로봇이 물체를 잡거나 조작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4. 결론
로봇의 지능화에 대한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화기술의 적극적인 도입으로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스마트 로봇환경기술에 대한 국내외 연구동향을 살펴보고, 스마트 로봇환경기술 기반 로봇의 자기위치 인식, 자율주행, 물체 인식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 사례를 통하여 그 장점을 소개하였다.
향후 스마트 환경기술이 더욱 발전되고 체계화되어 스마트 로봇환경이 로봇주변에 인프라로써 구축되면 로봇이 신뢰성 있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되어 로봇의 인간생활로의 도입이 본격화되리라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