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구조용 로봇들 가운데 일부가 간단한 문손잡이 앞에서 좌절하였을 때, 당신은 우리의 가정과 사무실을 좀 더 자동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실감할 수 있다.
미국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 산하기관인 방위 고등 연구 계획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 주최하는 로봇 챌린지(Robotics Challenge) 최종전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15년 6월 5~6일에 열렸다. 이 로봇 챌린지에서 24대의 매우 정교한 로봇들이 야외 경기장에서 밸브 돌리기, 계단 오르기, 문 열기 등을 포함하여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
비록 한두 대의 로봇이 경기 코스를 간신히 마쳤지만, 다른 로봇들은 허공에 대고 손을 허우적거리거나, 벽으로 걸어가거나, 전혀 불가능한 일의 극치에 엄습된 듯이 단순히 넘어지고 말았다. 동시에 로봇들이 일련의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인간 조작자가 이 로봇을 돕기 위하여 수행한 노력들은 다른 다양한 환경에서 인간과 기계 사이의 협업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였다.
“나는 이번 로봇 챌린지가 로봇공학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모든 사람들이 목격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아틀라스(Atlas)라고 불리는 매우 정교한 인간형 로봇을 제작한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의 창업자인 마크 라이버트(Mark Raibert)가 말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현재 구글(Google)이 소유하고 있다.
방위 고등 연구 계획청(DARPA)의 로봇 챌린지 참가팀들 가운데 일부는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하여 아틀라스 로봇을 사용하였다. 다른 참가팀은 아무것도 없이 처음부터 자신들이 만든 로봇을 가져왔다.
아틀라스 로봇은 동적으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아틀라스 로봇이 활발한 걸음으로 걷거나 심지어 밀쳐졌을 때에도 하나의 다리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동적 균형 유지 기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로봇 챌린지에서 모래 위에서 걷기, 돌무더기 더미를 성큼성큼 걷기, 자동차에서 나오기 등과 같은 동작을 수행할 때 두 발을 가지는 이족 로봇이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아틀라스 로봇을 사용하는 여러 참가팀들은 자신의 로봇이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에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땅으로 넘어지는 것을 목격하였다.
또한, 많은 참가 로봇들이 물체를 잡고 이를 적절하게 사용하려고 애쓰는 모습은 머신 비전(machine vision: 산업체에서 자동 검사, 공정 제어, 로봇 안내 등과 같은 응용분야를 위하여 이미지에 기초한 자동 검사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하는 데에 사용되는 방법과 기술) 및 조작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대변하고 있다. 로봇이 전기 드릴을 들고 이를 이용하여 벽에 구멍을 뚫는 것은 대부분의 참가 로봇들에게 특히 도전적인 과제임이 증명되었다.
티 로봇(T Robot)의 센서는 야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조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형상을 보려고 고투하였으며, 로봇 손이나 그리퍼(gripper)는 인간의 손가락이 가지는 섬세하고 유연한 접촉력이 부족하였다.
비록 관람객이 알아보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번 로봇 챌린지에 참가한 로봇들은 항상 자율적으로 동작한 것이 아니었다. 로봇 챌린지는 원자력 발전소에 진입하는 원격 조작 로봇이 직면할 수 있는 상황들을 모사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래서 통신은 전파장애를 모사하도록 억압되었다. 비록 이것은 참가팀들이 자신들의 로봇에 일부 자율성을 부여하도록 장려하였지만, 종종 상황이 어렵게 되었을 때 인간 조작자들이 개입하는 것은 가능하였다.
로봇 챌린지 참가팀들은 상이한 수준의 자율성을 사용하였다. 예를 들어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참가팀은 매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헬리오스(Helios)라고 불리는 아틀라스 로봇을 만들었다. 일례를 들면 인간 조작자는 헬리오스 로봇에게 조작용 레버가 있는 영역을 지시하고, 헬리오스 로봇은 자기 자신이 수행하는 행동 과정을 계획하고 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헬리오스 로봇도 필요하다면 인간 조작자로부터 더 직접적인 제어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에 독일의 본 대학교(University of Bonn) 출신의 님브로 참가팀(Team Nimbro)은 서로 다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로봇을 제어하는 서로 다른 9명의 인간 조작자를 활용하여 좀 더 직접적인 제어를 수행하였다. 한 작업에서 참가팀원은 로봇을 제어하기 위하여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의 가상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몸짓 추적 시스템(gesture tracking system)을 사용하였다.
님브로 참가팀은 8점 만점에 7점을 획득하여 4위를 하였으며, 매사추세츠 공대 참가팀은 동일한 점수를 획득하였으나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 7위로 마쳤다.
이번 로봇 챌린지에서 디알시 휴보(DRC-Hubo) 로봇으로 1위를 차지한 한국의 연구 대학교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참가팀은 특히 로봇과 인간의 능력을 혼합하는 데에 사려 깊은 접근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 로봇의 센서 시스템을 담당한 수석 연구자인 권인소 교수는 로봇과 인간 사이의 협력이 우승을 차지하는 핵심이었다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작업은 인간의 조종과 로봇의 인식 및 상황 이해 사이에 양호한 조합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요소 사이에 적당한 균형을 이루도록 매우 노력하였다”고 권인소 교수가 말했다.
2위를 차지한 미국 플로리다 인간 기계 인지 연구소(Florida Institute of Human and Machine Cognition) 참가팀은 상황에 따라 조정하는 차등제의 자동화를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로봇이 곤란하게 되거나 시뮬레이션에서 로봇이 시험 코스를 수행하는 중에 문제와 맞닥뜨릴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 인간 조작자가 더 많은 결정과 제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인간과 협업하는 로봇이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 더욱 더 많이 도입됨에 따라 점점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Carnegie Mellon University) 참가팀은 8점 만점에 8점으로 3위를 차지하였으며, 비슷한 방법을 채택하였다고 참가팀의 책임자인 토니 스텐츠(Tony Stentz)가 전했다. “이번 로봇 챌린지에서 진정한 발전은 무언가를 수행하기 위하여 로봇과 인간이 함께 협력하였다는 것이다. 로봇은 로봇이 잘하는 것을 수행하였고, 인간은 인간이 잘하는 것을 수행하였다”고 토니 스텐츠가 말했다.
비록 참가한 로봇들의 행동이 종종 섬뜩하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이들 로봇의 자동화 수준은 아직도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이번 로봇 챌린지를 조직하였던 방위 고등 연구 계획청(DARPA) 프로그램 관리자인 길 프랫(Gill Pratt)이 말했다. “이들 로봇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둔하다. 이들은 대부분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길 프랫이 덧붙였다.
출처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